우리는 행복만 할 거예요
당신의 삶에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은 ‘행복’을 말한다. 나는 한 학기 동안 <행복학>이라는 과목을 수강하며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고민을 거쳐 나온 나만의 정의를 말하자면, 행복이란 ‘공기’다. 행복은 공기처럼 우리 곁에 항상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숨 쉬는 게 자연스럽고 익숙하듯, 곁에 있는 자잘한 행복에 이미 익숙해져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항상 곁에 있는 행복을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번 황룡담에서는 한 학기 동안 편집장으로서 느꼈던 행복을 말하며, 당신의 행복을 상기시키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지금 현재의 행복을 말하자면, 곧 1학기가 종강한다는 것이다. 편집장을 하면서 학생의 신분과 같은 다른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긴 쉼 없이 지내왔다. 그런데 이 539호가 벌써 1학기의 마지막 신문이다. 다음 달에도 회의를 진행하고 기사 교정을 해야 할 것만 같은데,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어색할 뿐이다.
한 학기 동안 학생과 편집장을 병행하다 보니 특별한 행복을 경험할 수 있었다. 한 교수님께서는 자신이 ‘군산대 신문’ 애독자라며 나에게 대단하다며 칭찬해주었고, 또 다른 교수님은 수업 중 “우리 편집장님은 어떻게 생각하나요?”라며 나의 역할을 치켜세워 언급해주었다. 그럴 때마다 어딘가 쑥스러우면서도 자부심이 생겨났고, 곧 행복이 되었다. 편집장으로서 느낀 행복은 이게 끝이 아니다. 수습기자가 많이 모였을 때, 누군가가 신문함에서 신문을 꺼내 가는 걸 볼 때, 최근 채운 신문함에 신문이 동났을 때 등 누군가에겐 자잘한 일이지만, 나로서는 큰 행복으로 다가온 것이 참 많다.
하지만 가장 큰 행복은 따로 있다. 바로 ‘알아주는 기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고생을 사서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건만, 굳이 돕고 나섰다. 언론사에 대한 애정과 우리 기자들에게 조금이라도 괜찮은 편집장이고자 했던 욕심에서 비롯된 고생이었다. 그렇기에 당연히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 하지만 애정과 욕심을 계속 가지고 할 수 있었던 건, 알아주는 기자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너무 고생이 많다며,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돕겠다며, 항상 감사하다고 말해주는 기자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너무도 소중하고 행복했다.
몸과 마음이 힘들어도 행복하다고 느끼는 나와 달리, 많은 이들은 자신이 불행하다고 한다. 나는 그들에게 ‘자잘한 일에서 느낀 행복을 떠올려보라’고 하고 싶다. 맛있는 음식을 먹었거나, 잠을 상쾌할 정도로 많이 잔 기억 같은 일상적인 행복 말이다. ‘행복이란 공기다’라는 나만의 정의에 덧붙여 말하면, 우리는 미세먼지 탓에 뿌옇게 변한 하늘을 보고 공기를 깨닫고, 가끔 찾아오는 불행 탓에 ‘그때가 행복했지’하며 문득 행복을 깨닫는다. 항상 우리의 곁에 있음에도, 우리가 잘 인지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도 행복과 공기는 매우 닮았다. 디즈니 캐릭터 ‘곰돌이 푸’는 “행복한 일은 매일 있다.”고 했다. 그저 귀여운 만화 캐릭터의 한 대사지만,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면 그 안에 있는 철학을 오롯이 알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삶을 불행하게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은 행복했었다. 그리고 행복하다. 또한, 행복할 것이다.
P.S. ‘이 맛에 편집장 하지’, 이번 황룡담을 빌려 내게 행복을 준 모든 기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마치 마무리 인사 같지만, 2학기에 더 괜찮은 편집장이 될 방법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니 걱정하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