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미래는?
20세기 이후 지구는 환경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자연재해도 급증하고, 기후변화도 이전보다 심각하다. 더욱이 급격한 인구 성장은 식량과 에너지를 비롯한 각종 자원의 생산과 사용을 부추기고 이어 따라 환경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미국의 세계적인 역사학자 J. R. 맥닐은 그의 저서“20세기 환경의 역사”에서 20세기의 환경 변화에는 인구성장과 도시화보다 에너지 체계와 과학기술 발전, 그리고 경제 체제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현재와 같은 상태가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우리의 미래가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명백하다. 하지만 이러한 생태적 위기에 우리가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지는 현재의 기술로서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물리학자이며 노벨상 수상자인 로버트 밀리컨은 인류가 지구만큼 거대한 존재에게 진정으로 해악을 끼칠 위험은 없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는 분명 특별한 사람이었지만 냄비 속에 무엇이 끓고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지구의 탄생 이후 생명체들 출연 중에서 인간의 출현 기간은 다른 생명체들에 비해 찰라에 해당하지만 그 짧은 기간 동안 유독 인간만이 자연과 조화보다는 자연을 지배한다는 착각 속에서 지속불가능한 방법을 찾아 생존을 연명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은 인류 역사 전 기간을 놓고 볼 때 정상적이었던 세계 상황에서 극단적으로 벗어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미래는 본질적으로 불확실하지만, 오늘날과 같이 과학기술이 지나치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인구의 증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재에는 미래를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도 예견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구의 앞날이 어둡다고 보는 것은 과거에 지구를 버티게 했던 충분한 대지, 풍부한 물, 오염과 무관한 공간 같은 생태적 완충물들을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알베르토 아인슈타인은 “신은 이 세상과 주사위 노름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인간은 게임의 규칙도 제대로 모르면서 행성 지구와 주사위 노름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인간은 지구에 대하여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엄청난 실험을 자행하고 있는 중이다. 만약 우리가 이러한 생태학적 위기를 지금이라도 인식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처신은 20세기에 나타났던 환경변화와 그러한 변화를 불러왔던 요인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영속적인 성장을 전제로 한 새로운 정책과 이데올로기, 그리고 새로운 사회제도 구축이 필요하다. 아울러 20세기에 목격된 중요한 생태적 변화들을 역사와 생태학이 각자의 입장에서만 기술할 것이 아니라 역사는 지구의 생명유지체계를 인정하는 입장에서 기술하고 생태학은 역사적 변화의 역동성을 인정한다면 비로소 가능성 있는 인류의 미래를 예견할 수 있고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지식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