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자 화장실만 붐빌까?

   
 
여 학우들의 쉬는 시간은 짧다. 졸음을 깨려 잠시 산책을 하거나 커피 한 잔을 마시면 벌써 다음 수업 시간이다. 이렇다 보니 화장실을 들를 시간도 부족하다. 급하게 화장실에 가면 줄이 문 밖에까지 길게 나있다. 옆 남자 화장실은 학생들이 금세 왔다가지만, 여자 화장실의 줄은 빨리 줄어들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다음 수업에 늦거나,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해 수업 도중에 가기도 한다.
특히 인문대는 여 학우들이 많아서 화장실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더욱 크다. 인문대는 남 학우 329명, 여 학우 447명으로, 여 학우가 남 학우에 비해 약 120여 명 정도가 더 많다. 그러나 여자 화장실 변기 수는 약 35~40개 정도로 남자 화장실의 변기 수와 비슷하다.
인문대 ‘ㄷ’ 학우는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 줄이 길고 붐벼서 볼일을 보지 못하고 다시 수업을 받으러 가야만 했다. 또 사람이 많아서 화장실이 쉽게 더러워지는 것 같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또한 인문대 ‘ㄱ’ 학우도 “남 학우들에 비해 여 학우들의 수가 많아 화장실이 붐빌 때가 많고, 화장지도 더 빨리 떨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공중화장실법 제7조 공중화장실 등의 설치 기준에 따르면 “공중화장실 등은 남녀 화장실을 구분하여야 하며, 여성 화장실의 대변기 수는 남성 화장실의 대?소변기 수의 합 이상이 되도록 설치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인문대 여자 화장실 변기 수는 남자 화장실의 변기 수와 비슷하거나 조금 많은 정도를 보였다. 공중화장실법에 따르면 인문대 여자 화장실의 변기수가 조금 더 늘어나야 된다. 또한 국립환경조사원의 조사 결과 화장실 평균 이용 시간은 여성이 3분, 남성이 1분 24초이다. 여성의 화장실 이용 시간이 남성에 비해 2배가량 길기 때문에 변기 수가 같다면 여자 화장실이 붐빌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설과 관계자는 전화 인터뷰에서 “여자 화장실과 남자 화장실의 변기 수에 대한 기준이 지금은 많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또한 여자 화장실을 늘리려면 남자 화장실의 수를 줄이거나 건물 밖에 여자 화장실을 따로 설치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여학생이나 남학생 모두 불편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영국 사람들은 인류 최대의 발명품으로 화장실을 꼽았다. 이는 생활방식의 변화에 혁명을 가져왔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처럼 화장실은 우리에게 깨끗한 위생과 편한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장소다. 인간의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곳인 만큼 이용에 있어 불편함이 없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여 학우들의 편의만 생각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남 학우들이 불편함이 없는 선에서 여자 화장실의 개선을 위한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정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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