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과 웹소설이 드라마로 재탄생하는 현 콘텐츠시장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책으로 보던 만화나 소설을 온라인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인터넷을 통해 연재되는 만화와 소설을 △웹툰 △웹소설이라고 한다. 웹툰과 웹소설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자 이를 드라마나 영화로 리메이크한 콘텐츠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번 문화에서는 웹툰과 웹소설을 원작으로 리메이크된 작품을 알아보고, 이에 대한 학우들의 의견과 교수님의 인터뷰를 들어보겠다.

▲ 김보통 작가의 웹툰 <DP 개의 날> / 출처 : 레진코믹스
▲ 넷플릭스 드라마 <DP> / 출처 : 넷플릭스

불과 10년 전에는 관심 있는 드라마나 각종 TV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위해 프로그램이 방영하는 시간에 맞춰 텔레비전 앞에 앉아 기다리곤 했다. 지금은 시대적 변화에 따라 각종 OTT가 생겨나면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장소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든 영화나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산업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작품을 원하는 수요층이 증가하였고, 제작사 팀은 여러 작품을 만들고 상품화시키기 위해 이미 인기 있는 웹툰이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원작 작품을 드라마 및 영화화한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탈영병 잡는 군인 DP의 이야기를 담은 △김보통 작가의 웹툰 〈D.P 개의 날〉을 △넷플릭스 드라마 <D.P>로 재구성하였고, 범죄자에 대한 복수의 내용을 담은 △크크재진 작가의 <모범택시>를 △드라마 <모범택시>로 재구성하였다. 또한, △산경(山景) 작가의 웹소설 <재벌집 막내아들>을 △넷플릭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로 리메이크 하였으며, △김용키 작가의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작품을 드라마로 재탄생 시키는 등 이러한 콘텐츠는 그림이나 글을 통해 작품을 접하는 것을 넘어서 실제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웹툰 및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를 감상해 본 적이 있는 남현경(일어일문학·21)학우는 “평소 즐겨보던 웹툰이 드라마나 영화로 리메이크되어 배우가 연기하는 것을 보니 색다른 재미를 느꼈다. 간혹 주인공 배우의 연기와 웹툰의 주인공이 다른 느낌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었는데, 오히려 그 부분에서 새로운 느낌을 받아 신선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작품들이 나오면 좋겠다”라며 답했다.

▲ 크크재진 작가의 웹툰 <모범택시> / 출처 : 카카오웹툰
▲ SBS 드라마 <모범택시> / 출처 : SBS
▲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 출처 : JTBC

이처럼 시각적으로 즐길 수 있던 원작 작품을 영상매체로 제작하여 제공하는 현 콘텐츠 시장에 있어, 학우뿐만 아니라 전문가의 의견도 듣고자 영상 문학 및 콘텐츠를 연구하고 있는 우리 대학 이다운 교수(국어국문학)를 인터뷰해보았다.

Q. 최근 콘텐츠 시장이 소설과 웹툰 등을 원작으로 하여 드라마화 혹은 영화화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지난 몇 년간 드라마와 영화계의 화두 중 하나가 바로 ‘OSMU(One Source Multi Use, 하나의 원천이 장르와 매체를 넘어서 다양한 이야기로 재구성되는 현상)’입니다. 특히 OTT 플랫폼이 일상화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같은 영상매체인 드라마와 영화가 서로에게 원천이 되어주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이야기로 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하는 현상은 ‘대중에게 검증받은 이야기가 지닌 보증된 재미와 안전성’에서 비롯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는 대중과 어떻게 호응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이미 다른 영역에서 인기를 끈 이야기라면, 마치 불닭 시리즈처럼 재미와 수요 측면에서 긍정적인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공개된 △방과 후 전쟁활동(TVING, 2023)이나 △스위트홈(NETFLIX, 2020), △시멘틱에러(WATCHA, 2022)는 한국 드라마가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이야기를 다루었는데요. 이들 작품의 원천 역시 웹툰과 웹소설이었습니다. OTT 플랫폼은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참신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어 하는데, 이 목적을 달성하는 데 상당히 유용한 것이 바로 웹소설과 웹툰이지요. 더불어 원작을 재구성하는 드라마와 영화는 원작의 감상자를 해당 작품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소설이나 웹툰을 좋아했던 감상자는 그것이 드라마나 영화로 이동하여 살아 있는 인물을 통해 재현되는 상황을 체험하고 싶어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원작의 감상자들이 드라마나 영화화되는 과정에 비판적으로 개입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들은 가능성이 농후한 예비 감상자들입니다.

결과적으로 최근 드라마와 영화에서 발생하고 있는 수많은 자리 이동 즉, OSMU는 검증된 이야기를 활용하여 또 다른 즐거움을 창출하고, 더 안전하게 자본을 확보하려는 목적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영화와 드라마의 원작 재구성 현상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는데요. 주목할 점은 이야기의 단순한 변환이 아니라 복합적인 이야기의 공유 시대가 도래할 듯하다는 것입니다. 최근 디즈니+가 마블 영화를 드라마로 서사를 연속화하는 것처럼 앞으로는 영화, 드라마, 웹툰, 웹소설 등이 하나의 세계관과 서사를 구축하면서 쌍방으로 이야기를 제공하는 더욱 확장된 ‘이야기 공유 및 변환’ 형태가 확산할 것이라고 봅니다.

인터뷰를 통해 웹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현 콘텐츠 시장에 관해 다양한 관점에서 의견을 들어보았다. 대부분의 의견은 새로운 느낌을 받거나 원작과 비교를 하며 보는 재미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인터뷰에서 들은 내용처럼 시대의 변화에 맞춰 웹툰과 웹소설을 리메이크하는 현 콘텐츠 시장이 앞으로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좋은 완성도의 작품이 많지만, 앞으로 더 좋은 다양한 작품이 발표되어 보는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길 바란다.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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