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차해변가
여차해변가
최봉권(국어국문·4)
여차해변가를 따라
풍경만을 찍는다
사진에는 으레 있어야 할
무언가가 없다.
나도 없다.
사진을 찍는게
이상하다고
그렇게 말한다.
인화된 사진 속
말없는 풍경만이
웃는다.
이것은 욕심이다.
풍경만 있으면
그곳에는 없던
아주 많은
조각상들이 나타나
살아 움직인다.
내 손을 잡고
내 곁에서 재잘거린다.
이것은 치기(稚氣)다.
풍경만은 모든 것을
다 품고,
부화시킨다.
그래서 난
풍경만을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