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삶, 도예가의 길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에는 예술가들이 모여 살고 있는 예촌골이 있다. 예촌골에서도 가장 깊은 곳, 그곳에 우리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후 도예가로 활동하고 있는 배상숙(세라믹디자인·05)동문의 작업실이 자리하고 있다. 배 동문은 현재 양평미술협회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헛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았던 대학생활
“늦은 나이에 대학에 들어와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며 이야기를 시작한 배 동문. 그는 다소 늦은 나이인 45세에 더 깊은 공부를 위해 여주대학에서 군산대학교로 편입했다. “늦게 대학생활을 시작해서 그런지 시간을 헛되게 보내기 싫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학교분위기와 교수님들, 그리고 동기들 덕분에 더 즐거운 학교생활을 했어요. 생각해 보면 우리 대학 학생들이 정말 친절하고 순수했어요”라며 학창시절을 회상했다.
배 동문은 예술가 이외의 직업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미술대회에 나가서 입상을 많이 했어요. 그렇게 미술을 손에서 놓지 않고 살아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예술가라는 직업을 갖게 된 것 같아요”라며 예술가의 길을 걷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배 동문은 미술을 공부하다 도예가로 방향을 틀었다고 했다. “미술은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았던 것도 그 이유지만 도예가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 도예가의 길을 걸어오게 됐죠”라고 한 후 “모든 예술에 매력이 있겠지만 도자기 공예에 대해 제가 느끼는 매력은 더욱 특별했어요”라며 도예가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말했다.
색채표현의 어려움
배 동문은 도자기에 색을 표현하는 작업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도자기 예술은 작품에 색을 입히고 가마에 넣었다 꺼내면 색이 변하기 때문에 작가가 원하는 대로 색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그는 아름다운 색을 자유롭게 표현해 자신의 감동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업실에는 아름다운 색으로 덮여 있는 작품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도자기에 원하는 대로 색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통한 감각이 필요해요 그렇게 작품 하나하나가 완성될 때마다 뿌듯함을 느껴요”라고 말한 후 “하지만 마음 한켠에는 더 좋은 작품을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자리잡고 있죠”라며 작품 활동에 대해 말했다.
예술가의 삶, 얻은 것과 놓친 것
배 동문은 “제가 예술가로서 살아가면서 얻은 것이 정말 많아요. 예술가는 세상의 변화와는 상관없이 작업에 몰두할 수 있고 미를 표현할 수 있다면 항상 행복하죠. 도예가로 살아가면서 항상 제 안에 있는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라며 도예가로서의 삶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예술가는 경제적으로 넉넉한 직업이 아니에요. 특히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워지면 사람들은 제일 먼저 예술작품에 대한 소비부터 줄이죠. 제 경우에는 다른 사람을 위해 더 많은 자선 활동을 하고 싶은데 경제적으로 풍부하지 않다보니 다른 사람을 도울 만한 여력이 많지 않아 가끔 아쉽게 생각하기도 해요”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예촌골’에서의 전원생활
배 동문의 작업실과 자택은 숲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는 “시골은 도시보다 마음의 여유를 찾기가 편해요. 도시에 살면 괜히 마음이 바빠지죠. 옆 사람이 바쁘니 나도 따라 바빠져요. 그래서 시골에서 살게 됐어요. 자연과 어우러져 있어 공기도 좋고 조용하죠”라며 만족스러운 전원생활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그의 작업실 옆에는 조각가인 남편 김형섭씨의 작업실이 함께 위치해 있다. 예촌골에서 부부가 함께 작업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배 동문은 후에 남편의 작품과 자신의 작품으로 공원을 꾸며 예촌골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작업하면서 느끼는 만족과 즐거움을 전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이 느끼는 감동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해 주고 싶다는 배 동문. 자신이 바라보는 길을 향해 나아가는 그녀를 만나보니 지금껏 알지 못했던 예술가의 삶에 대해 조금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가려는 그녀의 마음이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도 전달되길 바라며 예술가로서 그녀의 앞날이 더욱 밝게 빛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