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그인

19번째 쿠데타, 왜 이렇게 많이?

고영두 기자
- 5분 걸림 -

쿠데타란 지배계급 내의 일부세력이 무력 등의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정권을 탈취하는 기습적인 정치활동이다. 동일 체제 내에서 지배자의 교체를 목적으로 하며, 혁명과는 달리 민중의 지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러한 쿠데타가 최근 태국에서 일어났으며 결국 지난 26일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의 승인을 받았다. 지난 20일 태국 군부가 “쿠데타는 아니다”라며 계엄령을 선언한지 이틀 만에 22일 쿠데타를 선언했다. 결국 총 6일 만에 쿠데타가 승인된 것이다.

이번 태국 쿠데타가 일어난 이유는 탁신파(빨간 티셔츠) 친나왓 총리가 서민층을 위한 정책을 펴면서 각종 지원책을 실시하고, 심지어 태국 국왕에게까지 권력의 일부를 양보하기를 요청하기까지 했다. 결국 반대가 심해서 탁신 총리는 쫓겨나게 되자 탁신파인 빨간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시위를 하고 쿠데타가 일어나기도 했다. 그런데 다시 탁신 총리의 여동생인 탁신 잉락이 총리가 되면서 탁신파와 반탁신파가 대결하게 되었다. 노란 티셔츠를 입은 반탁신파가 탁신 잉락 총리를 물러나게 만들면서 탁신파와 반탁신파간의 시위가 치열해졌고 그래서 또다시 쿠데타가 있어나게 됐다.

쿠데타라는 거창한 말이 나왔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쿠데타 또한 ‘쿠데타의 땅’에 있어 놀라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태국은 지난 세기에 거의 그 어떤 나라에서 일어난 쿠데타보다도 더 많은 수의 쿠데타가 일어났다는 불길한 특수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쿠데타가 일어난 후에는 그들의 이름을 딴 시즌이 생길 정도로 쿠데타는 태국의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 태국의 수많은 쿠데타는 국제적인 정치 시각으로 볼 때 상당히 예외적인 것이고, 한명이 나라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최적의 방법은 명백하게 아니다. 그럼 왜 태국은 소위 말하는 쿠데타 선호 현상이 있는 것일까?

1932년, 적은 수의 군인들이 당시 태국의 군주제를 무력으로 끌어내렸던 적이 있었으나 이는 피를 본 쿠데타는 아니었다. 이 사건은 700년의 역사를 가진 왕족 지배를 끝냈으며 지금까지도 태국에서 유지되고 있는 입법 군주제를 건설하는 계기가 되었다. 쿠데타 이후 군부는 힘을 시민 정부에게 넘겼지만, 이 배열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1932년 Slames혁명이 일어 난지 불과 1년 만에 다시 나타나 정부를 장악했다. 이 사건은 몇몇 부문에서 안정성을 가져왔으나(1942년 쿠데타가 다시 일어나기 전까지는) 군부가 언제든 나타나 나라를 지배할 수 있다는 무서운 선례를 남기고 말았다.

태국의 몇몇 학자들은 1932년의 사건이 정부를 장악하는 것에 대해 수용적인 의견을 갖는 ‘쿠데타 문화’로 이끌었다고 주장한다. 이는 아마도 쿠데타에 대한 대중 반응이 통행금지 시간을 연장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왜 그렇게 상당히 조용했는지에 대해 설명해주는 듯하다. 또한 ‘태국의 정치 기관들 뿐 아니라 보통 선거인들에겐 쿠데타가 너무나 일상적인 것이 되어서, 정치적 충돌을 결의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찾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라는 서동아시아 학자들의 연구가 있다. 만약 사회적인 기준이 정치를 조직화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믿는다면 이 가설은 태국 쿠데타의 역사 뒤편에 있는 굉장히 주목할 만한 것일 것이다.

태국에서 이렇게나 많은 쿠데타가 일어나는 또 다른 이유는 태국에 민주주의 뿌리가 제대로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군이 그 어떤 정치 세력 보다 막강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태국의 쿠데타 역사는 쿠데타가 일어나면, 군부 최고 권위자의 오랜 지배하에 쿠데타가 일어났던 이집트 같은 나라와는 달리 태국은 결국 다시 시민 정부에 권력을 내주었기 때문이다. 시민 리더들이 나라의 불안을 잠재우는데 실패하면, 군부들이 다시 나와 자유를 억압할 뿐 아니라 정부 리더를 내쫓아 왔던 것이다.

 

 

고영두기자

duden8@kunsan.ac.kr

*참고

「태국 '상습 쿠데타;는 정당·의회의 민간정치 취약한 탓」, 『중앙SUNDAY』, 2014.05.25

「태국 국왕 쿠데타 승인…정부 수반엔 프라윳 육군총장」, 『엑스포츠뉴스』, 2014.05.26

「태국 군부 쿠데타 선언, 계엄령 선포 이틀 만에 '언론·정부 장악'」, 『뉴스핌』, 2014.05.23

「태국 왕실, 군부 쿠데타 추인…반쿠데타 시위대 거센 반발」, 『MBC TV』, 2014.05.27

「<태국 쿠데타> 후퇴 거듭하는 민주주의」, 『연합뉴스』, 2014.05.27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