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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상반기 대학교재 불법 복제 4위, 이대로 괜찮은가?

재작년 1위에 이어 또다시 상위권

허예원 기자
- 4분 걸림 -

 9월 3일, 대한출판문화협회는 한국 저작권 보호원으로부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대학교재 불법 복제 대학가 순위를 발표했다. 대학가는 대학교 반경 2km 이내를 기준으로 조사했고 그 결과 부산대(2,568점), 제주대(97점), 조선대(51점)에 이어 우리 대학이 45점이 조사되면서 상반기 불법 복제 적발 건수 전국 4위에 올랐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불법 복제 근절의 경각심을 알리는 차원에서 위 순위를 발표했다 밝혔다. 학술출판이 고사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 이 불법 교재 복제 문제는 어떤 의의를 나타낼까? 이번 이슈에서는 대학가에서 만연하게 일어나는 불법 교재 복제 문제에 대해 알아보고, 우리 대학의 불법 교재 복제 문제 현황, 그리고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불법 교재 문제는 대학 생활 중 우리가 쉽게 접하는 문제이다. 이는 흔히 '제본'이라고 하며, 강의 중 활용되는 교재를 복사하는 것을 뜻한다. 학우들은 대게 2만 원부터 시작하는 서적 값에 부담을 느껴 절반 수준의 가격에 서적을 대체할 수 있기에 제본을 활용한다. 또한, 짧게는 한 학기만 교재가 필요해 굳이 비싼 비용으로 교재를 구하지 않는 게 더 경제적이고 합리적이라 판단하여 제본을 택한다. 그리고 제본으로 인한 문제가 생겨도 권고에만 그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이러한 현실적인 고충이 있음을 모두가 다 알지만, 출판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은 이와 다르다.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학술출판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 모색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대학가의 불법 복제물 시장은 994억 원이고, 이는 전체 불법 복제 출판물 시장 규모 1,410억 원의 70.5%에 해당한다고 한다. 대학가의 불법 복제물 시장이 전체 불법 복제 출판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규모가 수백억 원 대의 피해라는 것은 엄연히 출판업 시장에도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렇다면 만연한 불법 교재 복제 문제가 우리 대학에는 어떻게 일어나고 있을까? 이번 연도 상반기 4위라는 불명예는 사실 처음이 아니다. 우리 대학은 지난 전국 2017년 하반기 대학교재 불법 복제에 총 10,840점으로 1위를 한 이력이 있다. 그 뒤로는 우리 대학의 이름을 불법 복제 상위 명단에서 볼 수는 없었지만, 이번 연도 상반기에 41점이라는 적은 수의 복제로 다시금 보게 됐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속만이 아닌 학술서의 가격조정과 동시에 대학의 여러 교재 조달 혜택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윤철호 회장은 "학술출판 산업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데, 어쩌면 머지않아 우리나라 대학에서 책이 사라질지도 모르는 일이다."고 하며, "학술출판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종합대책이 절실하다."라며 실질적 해결방안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또한, 정부만이 아니라 출판업계의 여러 타협을 통해 형성되는 타협점 한에서 가격을 조정한다면 경제적 부담 또한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추가로 대학에서 교재 조달 혜택으로 출판사와의 협의를 통해 새 제품의 저렴한 가격 구매 혹은 중고 교재 조달과 같은 혜택을 마련한다면, 만연하게 일어나는 대학가의 제본 문제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학 교재 복제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일 것이다. 우리 대학의 이러한 불명예를 딛고 일어나, 정당한 방법으로 교재를 이용할 수 있는 우리 대학 학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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