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는 꿈에 그리던 메타버스를 완성할 '혁신'이 될까?
애플 비전 프로는 메타버스를 위한 제품이 아닌, 공간 컴퓨팅을 위한 제품
애플이 신제품을 공개할 때마다 전세계 사람들의 놀라움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전자제품 시장과 당대의 유행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007년에 공개된 아이폰은 휴대전화의 정의를 재정립했으며, 이후 에어팟을 출시해 그 당시 태동하던 무선이어폰 시장을 활성화했다. 이러한 혁신의 아이콘인 애플이 지난 6월, 새로운 제품을 발표해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애플은 지난 6월,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를 전 세계 사람들에게 발표했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말이다. 애플은 애플 비전 프로에 '최초의 공간 컴퓨터'라는 타이틀을 내걸어 지금까지의 모니터나 휴대전화 액정에 국한되어 있는 인터넷의 한계를 초월한다고 소개하였다. 이러한 애플 비전 프로에서 칭하는 '공간 컴퓨팅'은 화면의 제약을 벗어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창 화면의 크기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고, 여러 창을 띄워 멀티태스킹도 할 수 있으며, 키보드나 마우스를 쓸 필요 없이 비전 프로에서 보이는 자판을 치고 버튼을 손으로 터치하며 원하는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애플 비전 프로를 활용한 새로운 방식의 영상 통화, 회의 등 더욱 몰입감 있고 정밀한 경험을 선사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드는 의문이 있다. '애플 비전 프로는 꿈에 그리던 메타버스를 완성할 혁신이 될 수 있을까?' 대답은 '아니오'다. 이번 애플이 발표한 애플 비전 프로의 향후 활용 방안의 기대는 기존의 전통적인 컴퓨터 및 휴대전화 인터페이스의 틀을 깨고 키보드와 마우스에 머물러 있는 입력체계를 확장하는 것에 집중하여 설명하였다. 현실에서 하는 터치를 통해 창 화면이 닫히고, 허공에서 타이핑이 입력되는 등 애플 비전 프로의 상호작용 방식은 분명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것에 있어 필수 요소로써 이를 충족하지만, 이는 가상공간에서 다루는 콘텐츠가 다르다. 애플 비전 프로는 가상의 세계를 투영하는 VR 플랫폼이 아닌, 현실 세계에 가상공간을 가미하는 AR 플랫폼 형식을 띠고 있다. 그러므로 애플 비전 프로의 사용 특징과 의도는 메타버스가 요구하는 특징과 결이 다르다. 애플의 CEO인 ‘팀 쿡’은 “메타버스로 구축한 VR은 정해진 시간 동안 몰입하는 것이지, 소통이 잘 되는 방법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메타버스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적이 있다. 따라서 애플 비전 프로가 개발된 배경도 메타버스와는 거리가 멀다.
그럼 '애플 비전 프로는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살펴보자. 애플 비전 프로는 사용하기 위한 접근성에 대한 문제가 있다. 먼저, 애플 비전 프로의 가격이다. 애플은 2024년 초에 애플 비전 프로를 출시한다고 말하며 가격도 발표했다. 미국 발매 3,499달러로, 환산하면 약 500만 원 내외로 계산할 수 있다. 500만 원이라는 가격대는 일반인들이 선뜻 구매하기에 부담되는 가격이다. 다음으로 애플 비전 프로의 사용 시간이다. 애플 비전 프로의 외장 배터리는 최대 2시간이 한계이다. 실사용하기에는 무척 적은 가동 시간이며, 이외 다양한 요소들로 인해 일반인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기는 어렵다. 애플 또한 이를 인지하고 있는지 애플 비전 프로의 판매량을 15만대로 예측했다. 아직 출시하지 않은 아이폰 15의 예상 판매량이 7천500만 대로 예측되는 것에 비하면 아주 적은 수치이다.
하지만 애플 비전 프로는 지금까지 상상만 했던 분야를 실현하는 진일보적인 제품이다. 지금 애플 비전 프로의 미흡한 부분들을 고치고 개선해 나간다면, 그리고 이 걸음이 계속 이어 나가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발전들과 함께 융합된다면, 진정으로 메타버스가 실현되는 시기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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