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떠난 지식의 무대, 방학 중의 도서관을 보셨나요?
방학 기간 도서 대출 학기 중의 1/4, 강제 방학 맞이한 도서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들어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생들마다 제각기 다른 대답이 나올 것이다. 자신이 흥미 있는 과목에 대해 더 알아보고자 하는 마음에 들어오는 학생도 있을 것이고, 흥미는 없지만 취업을 위해서 등 지극히 현실적인 대답이 나올 수도 있다.
꿈을 위해서건 현실을 위해서건 대학교에 들어온 학생의 최종 목적은 대학의 정의에서 살펴볼 수 있다.
대학의 목적은 자신이 배우고자 하는 과목의 심화내용을 학습하는 것에 있다. 좋아하는 과목이라면 심화내용을 배움으로서 더욱 깊게 아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취업을 위해서도 역시 해당 분야에 대해 전문가급 지식을 갖춤으로서 한 발 유리하게 나아갈 수 있게끔 할 것이다.
물론 학습하는 것이 늘 잘 되는 것만은 아니다. 강의를 들을 때에도, 정리한 노트를 보면서도 이해가지 않는 내용이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 도서관이다.
도서관은 글로 쓰여진, 온갖 지식이 담긴 자료를 모아 두고 일반인이 볼 수 있도록 한 시설을 말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일하게 돈을 내지 않고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의미만 살펴보더라도 대학교에서 도서관은 가장 많이 방문하고 이용해야하는 시설이며, 그 사실은 방학 중에도 변함이 없다.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대학생들을 위해 도서관은 방학에도 불을 켜고 학생들을 맞이하는 얼마 안 되는 건물 중 하나이다.
방학 중 도서 대출 수는 5,015권으로 특히 황룡도서관에서는 방학 중 대출 된 도서가 1권이다. 학기 중 20,633권이 대출되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4분의 1로 줄어든다.
방학 중 도서관 출입자 수와 도서 대출 수의 급격한 감소 원인은 무엇일까? 학우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직접 취재해 보았다.
인문대학 미디어문화학과 ‘ㄱ’학우는 “방학 중 도서관을 방문하기에는 집과 거리가 너무 멀다”고 말했다. 통학버스를 운영하지 않는 방학 중에는 학교 도서관을 방문하기 어렵다. 학교와 집의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방학 중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하였지만 집에서 공부하는게 더 효율적이다.
그나마 학교로 오는 버스가 운행되는 지역의 학생에 비해 전라북도를 떠나서 먼 지역에서 다니는 경우에는 도서관은 고사하고 방학 중 대학에 찾아오기도 어렵다.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ㅎ’학우는 아르바이트로 방학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방학동안 아르바이트에 전념하는 학생들의 수는 상당하다. 학기 중의 아르바이트는 수업과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학기간의 아르바이트 환경은 대부분 일주일의 반절 이상을 근무하게 한다.
도서관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도서 대출에 대해서는 필요함을 느끼지 못하는 학우들의 의견도 있었다.
사회과학대학 ‘ㅈ’학우는 “각종 전자기기를 사용해서 도서를 대신할 수 있으니 굳이 도서관을 찾아가 도서를 대출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고 답했다.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스마트폰에 궁금한 것을 검색하기만 해도 불필요한 정보들까지 알려주는 어플들이 많은데 굳이 도서관에 가야하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또 한 읽고 싶다고 느끼는 책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구매하여 소장하거나 E-Book을 통해 전자기기에 넣고 읽고 다닐 수 있는데 반해 도서관의 대출 기간은 한정적이어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었으나 결국 학생들의 의견에서 나오는 공통적인 문제가 있었다. 대부분의 학우들은 방학 중에 도서관을 찾아가 도서를 읽거나 공부방으로 이용하는데 굳이 대학의 도서관을 사용하는 것에는 흥미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먼 지역에 사는 학우들 역시 같은 의견을 말했다. 먼 지역에 살기 때문에 도서관에 방문하기 어렵다고 상술했던 ‘ㄱ’학우 역시 도서관에 방문해 공부하고 책을 대출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러한 행동을 꼭 대학 도서관에 가서 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뿐이다.
방학의 도서관이 조용한 것은 도서관측이 미흡했던 것이 아니며, 학우들의 공부에 대한 의지가 부족해서는 더욱 아니었다. 다만 도서관은 학생들에게 방학 때도 관심을 끌 수 있을 만큼의 매력을 어필하지 못했으며, 학우들 역시 더욱 바쁜 일들에 치여 도서관을 보지 못한 것뿐이다.
비난보다 무서운 것은 무관심이라고 한다. 흥미를 가지지 못하면 결국 관심을 가질 수 없게 되고, 학우들의 머릿속에서 도서관은 점차 사라진다. 방학 중 수많은 학우들이 여러 이유로 도서관을 생각하지 못했다. 여름방학 중 도서관은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다.
도서관은 강의가 없으면 쉬어가는 학교와는 다른 시설이다. 공부를 하고 싶거나 책을 읽고 싶다면 언제든지 찾아와서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방학이 없어야 하는 도서관이지만 학생들은 이번 방학 때 도서관에게 강제로 방학을 부여했다.
길었던 여름방학은 이제 끝났다. 학기 중 도서관은 학교와 닮아 바쁘게 돌아갈 것이다. 학우들은 사라졌던 도서관을 다시 기억해내고 이용하며 책을 빌릴 것이다. 더욱 깊게 들어가려는 학생도, 더욱 높게 올라가려는 학생도 최선을 다 해 돕고 목적을 달성하는데 발판이 되고 싶은 곳이 도서관이다.
모든 대학의 학생들을 도와야 하는 도서관에게 휴식은 사치다. 갈 길 바쁜 도서관에게 방학은 필요 없는 사족이 아닐까?
박병진 수습기자
rich903@hwangr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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