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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길, 끝이 없으니

단기지계(斷機之戒)

정진하 기자
- 4분 걸림 -

흩날리는 눈꽃과 함께 어느덧 다가온 2014년의 끝. 기말고사가 끝나고 겨울 방학이 찾아오면 다들 저마다의 계획을 가지고 자신만의 방학을 써내려간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로운 시간이 계획도 없이 무의미하게 낭비된다면 우리는 커다란 후회의 짐을 떠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현명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본디 배운다는 것은 우리가 태어나면서 눈 감을 때까지 삶 속에 함께하고 떨어질 수 없는 일이며, 방학은 비단 한 학기와 학년의 끝이 아닌, 배움의 연장선상에 있는 시간이다. 종강 후 막연히 남겨져 학업에 대한 열정이 식어버린 이들에게 ‘단기지계(斷機之戒)’는 큰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단기지계(斷機之戒)’는 ‘맹모단기(孟母斷機)’와 같은 말로서 이에 대하여 맹자와 그의 어머니에 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후한서(後漢書)》에 나오는 이 일화는 맹자(孟子)가 집을 떠나 유학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집을 찾아왔을 때, 맹자의 어머니가 한 말에서 기인한다. 맹자가 돌아오자 그의 어머니는 베틀에서 베를 짜다가 아들을 보고서 그저 공부는 다 마쳤느냐고 물어볼 뿐이었다. 이에 맹자는 공부를 다 끝마친 것은 아니고 어머님이 너무 뵙고 싶어 잠시 다녀가려 온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어머니는 갑자기 옆에 있던 칼을 들어 짜던 베를 끊어 버렸다. 뜻밖의 일에 놀란 맹자가 묻자, 어머니는 “네가 공부를 도중에 멈추는 것은 내가 짜던 베를 끊는 것과 같다”라고 말하며 맹자를 타일러 다시 유학길로 보냈다. 맹자는 이 일을 겪은 후 어머니의 마음을 깨달아 부지런히 공부하여 훗날 훌륭한 유학자가 되었다.

   
 
이 일화를 보고 “나는 떡을 썰테니 너는 글씨를 쓰거라”라는 말로 유명한 조선 중기 한석봉의 일화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결국 서로 일맥상통하는 내용으로서, ‘단기지계(斷機之戒)’는 ‘학업을 중도에 그만두는 것은 짜던 베를 베틀에서 끊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학업을 중도에 포기해서는 안 됨을 경계할 때 쓰는 말이다.

이렇듯 우리는 다가오는 겨울 방학에도 여유있게 계획을 세워 부족한 공부 시간을 보충해야 한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으며 더불어 끝도 없다. 자기 실력이 조금 부족하다고, 귀찮다고, 방학이기 때문에 공부하는 것을 포기하고 멈춰 버린다면, 맹자 어머니의 말처럼 베를 끊어버리는 것, 즉 모든 걸 잃는 것과 다름없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미 잘하고 있는 학우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우들이 이 고사성어를 보고 지표 삼아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중단하지 않고, 방학동안 열심히 노력하였으면 좋겠다.

정진하 수습기자

geenade@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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