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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말 고운 말 2학기-3

‘한글’ / ‘국어’ / ‘한국어’

군산대언론사 2
- 5분 걸림 -

여러분 2학기가 열리고 여러분에게 글로 인사드린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세 번째로 만나네요. 축제도 지나고 추석도 지나가 버렸어요. 정말 시간이 빠르지 않나요? 이렇게 시나브로 지나가는 시간 속에 여덟 학기를 보내면 여러분 중 누구도 예외 없이 졸업을 맞이하게 됩니다. 졸업을 앞둔 시점에 해 놓은 것이 없다고 후회를 한 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일분, 일초를 아껴서 써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겠지요. 금쪽같은 학창 시절에 많은 것을 얻는 여러분이 되기 바랍니다. 바로 앞으로 다가온 중간고사도 잘 준비해서 좋은 성과를 얻도록 하세요. 오늘은 우리들이 많이 쓰는 ‘한글’과 ‘국어’, ‘한국어’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한글’ / ‘국어’ / ‘한국어’

“찌아찌아족 한글 도입 2년, 그 후”
“너 이번에 국어시험 잘 봤니?”
“최근 한국어교육 분야에서 많은 연구논문들이 나오고 있대.”

  위의 세 문장은 여러분이 평상시에 많이 듣고 쓰기도 하는 그런 표현들입니다. 첫 번째의 표현은 EBS의 교육기획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EBS 다큐 프라임” 2011년 10월 5일자 방송분의 제목입니다. 여러분은 이 제목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많은 사람들이 이때의 한글을 한국어와 혼동해서 “찌아찌아족"에게 우리의 언어인 한국어를 전파한 것으로 오해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찌아찌아족”과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상을 정확히 얘기하면 우리의 문자인 ‘한글’만 그들이 채택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찌아찌아족”은 고유문자는 없되 말은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한글을 채택해서 만든 “찌아찌아어” 교과서를 보면 우리가 평소 읽고 쓰는 문자인 한글로 작성되어 우리가 글자를 한자 한자 읽을 수는 있지만 문장이나 낱말의 뜻을 알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오해가 빚어지는 것은 문자인 ‘한글’을 언어인 ‘국어/한국어’로 혼동해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국어’와 ‘한국어’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국어’는 ‘나라의 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국가를 배경으로 한 언어를 이르는 말입니다. 이 말은 자국어를 이르는 말로 쓰입니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국어라고 하면 ‘한국어’를 이르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국어’라고 하면 ‘중국어’를 이르는 것이고 일본에서 ‘국어’라고 하면 ‘일본어’를 지칭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어’란 말은 다분히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가치가 개입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한국에서는 ‘국어’와 ‘한국어’를 구분해서 사용하는 흐름이 있다는 것입니다. ‘국어교육’과 ‘한국어교육’이란 단어에서 이 구분을 확실하게 알 수 있는데 ‘국어교육’은 ‘한국어’를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에게 가르치는 것을 의미하고 ‘한국어교육’은 ‘한국어’를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외국인이나 교포’에게 ‘외국어’로서 가르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두 개의 의미를 확실하게 구별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어’라는 표현도 역시 ‘한국 사람들이 쓰는 말’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국어’라는 표현에 비해서는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가치가 개입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국어교육’과 ‘한국어교육’의 구별에서도 얘기가 되었듯이 이미 ‘국어’, ‘한국어’ 이 두 개의 표현은 쓰임이 다르게 결정되어 쓰이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쓰임대로 따라가는 것이 혼란을 피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입니다. 앞의 두 번째 문장에서의 ‘국어 시험’은 따라서,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화자들끼리의 대화에서 ‘한국어’를 대상으로 실시한 시험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을 상정할 수 있고, 세 번째 문장에서의 ‘한국어교육’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교육하는 분야’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것입니다.   
        
  오늘은 ‘한글’, ‘국어’, ‘한국어’의 차이와 쓰임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제는 이 세 개의 표현들을 혼동하지 않고 쓸 수 있겠지요? 다음 호에서 만날 때까지 건강한 학교생활 해 나가도록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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