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인 사고와 실천력 필요
우리 대학 곳곳을 둘러보면 사소하지만 불편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눈에 띄곤 한다. 자판기에 음료수가 떨어진 채로 있는가 하면 시설물이 고장이 난 채로 놓여있는 등… 많은 학생들이 이러한 문제에 공감하며 우리 학교에는 문제점이 많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나 정작 문제를 교내 기관에 시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학생의 수는 많지 않아 문제가 방치되고 있다.
황룡 학우들이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고 넘어가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에 대해 인문대학 ㄱ 학생은 “비판의식이 부족해서인 듯하다”며, “주위를 둘러보면 비판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는 친구들이 있다”고 털어놓는다.
많은 학생들이 비판하기를 꺼려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교육방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하나의 정답만을 고르기를 강요받아 왔고 그렇게 몇 십년을 사고해 오면서, A는 A일뿐이라고 생각해 왔다. 다른 식견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듯. 하지만 더 이상 세상은 한 가지만 원하지 않는다. 문제에 대한 다양한 식견을 가지고 독창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출할 수 있는 인재를 기대한다. 우리가 그러한 인재가 되는 시발점에 비판적 사고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비판이란 잘잘못을 들어 따지는 것으로 얼핏 들으면, 괜한 일에 트집을 잡고 문제를 만드는 행위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비판은 문제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요구함으로써 당연하게 받아들여져 왔던 문제를 반추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많은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됨은 물론 문제를 해결하는 시발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 한 예로, 연세대의 민달팽이 동아리는 비판의식과 실천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이 동아리를 통해 그들은 학생들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줄여나갈 방안을 제시해 나가고 있다. 또한, 경기대의 경우도 대학생들이 즐길 문화가 적은 사회에 대한 비판이 실천으로 옮겨지면서 주변 상권을 이용한 쿠폰제가 도입되는 한편, 대학생이 기획한 프로그램이 상점가에서 실시돼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권리를 누리고 살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우리가 앞서서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필요성이 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사람은 구제해 줄 수 없다’는 말이 있듯 불편을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는 제대로 권리를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우리 대학 내에서도 학생들의 목소리와 함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행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박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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