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의 고즈넉함에 취해보는 달빛축제
달빛과 함께하는 역사와 문화체험
축제라고 하면 보통 한낮의 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거리를 연상하게 된다. 하지만 산만함을 즐기지 않는 편인 독자들을 위해 이번 463호에서는 한밤중 은은하게 내리는 달빛에 취해 고요하고 정갈한 옛길을 걸으며 가족, 연인, 혹은 친구들과 차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색적인 ‘달빛축제’를 소개하고자 한다. 북적이는 인파를 벗어나 달빛이 안내하는 고즈넉한 ‘낭만여행’을 떠날 준비가 되었는가.
문경새재 옛길달빛사랑여행
전통과 문화가 살아숨쉬는 축제
문경새재는 조선시대 영남에서 한영으로 통하는 가장 큰길로 옛날 선비들의 과거를 보러 다니던 길이자 보부상들이 봇짐을 짊어지고 넘던 가장 높고 험한 고개이다. 이러한 문경새재가 소재하는 백두대간 명산과 전통찻사발의 본고장인 경상북도 문경시에서 ‘과거길과 달빛 그리고 사랑’을 주제로 하는 ‘문경새재 옛길달빛사랑여행’을 개최한다. 연 6회로 음력보름 전후 토요일에 개최되며, 올해의 일정은 오는 25일을 시작으로 6월22일, 7월 27일, 8월 24일, 9월 28일, 10월 19일에 예정돼있다.
살아있는 역사와 함께하는 즐거운 미션
▲ 사진출처 : 네이버블로그-스치듯 지나 미령가희네 분점 1호
옛길달빛사랑여행은 문경새재 길을 따라 걸으며 12가지의 미션을 수행하며 문경새재와 과거길, 그리고 달빛과 함께하는 이색적인 행사이다. 또, 해설가를 통해 문경새재에 얽힌 역사와 문화를 직접 전해들을 수 있어 더욱 알차게 행사를 즐길 수 있다.
행사의 일정은 더위가 한 풀 꺾이는 오후 4시에 문경새재 도립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출발해 옛길박물관에서 문경새재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진 후 문경새재에서 가장 좋은 기운이 흐르는 성황당으로 이동하여 소원지를 쓴다. 성황당부터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지열을 느끼며 세족장으로 이동한다. 세족장에서 사랑하는 이의 발을 씻겨줄 수 있는데, 평소 표현하지 못한 사랑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다. 그 후 옛길을 따라 걷다가 도착하는 조령원터에서 주먹밥 만들기 체험과 사랑하는 이의 이름으로 짓는 삼행시 과거시험, 교귀정에서 명상체험, 주막에서 사랑의 묘약 오미자 동동주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야외 공연장에서는 공연뿐만 아니라 방청객과 한 목소리로 호흡하는 게임과 장기자랑 등을 참여하다 보면 무더운 열대야를 느낄새 없이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있을 것이다.
모든 행사가 종료되면 그 여운을 느끼며 문경새재를 걸어서 돌아오게 된다. 이때, 검은 밤하늘에 총총 박힌 작은 별들과 큼직하게 걸린 보름달이 함께 밝은 빛을 내는 낭만적인 풍경을 볼 수 있다. 행사의 이름이 ‘달빛사랑여행’인 것은 행사 중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큼 달빛이 아름답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 사진출처 : 2013 달빛 사랑여행
참여하려면 어떻게?
문경새재를 비추는 달빛을 따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문경새재달빛사랑여행 홈페이지(http://www.mgmtour.co.kr)나 전화(054-555-2571)로 예약해 참가할 수 있다. 참가비는 1인당 성인 1만원, 학생 8천원이며 미취학 아동은 무료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는 방법은 군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전을 경유해서 점촌으로 간다. 그 다음 점촌시외버스터미널에서 문경읍 시외버스터미널로 갈 수 있는데, 이 곳에서 옛길달빛사랑여행이 열리는 문경새재 도립공원으로 바로 가는 버스 완행표를 살 수 있다.
창덕궁 달빛기행
달빛아래 채워지는 창덕궁의 낭만
살아 숨쉬는 궁궐 만들기의 일환으로 매월 음력 보름이면 대표적인 고궁 야간 문화행사인 창덕궁 달빛기행이 열린다. 이 행사는 상반기인 3월부터 5월까지와 하반기인 8월부터 10월까지로 나뉘어 열리는데 아쉽게도 상반기 행사는 모두 매진된 상태이다. 하지만 하반기에 열릴 행사가 아직 남아있으니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창덕궁의 특별한 밤나들이
창덕궁 달빛기행은 밤 8시에 집결지인 돈화문에서 출발하여 본격적인 궁으로 들어가기 위해 금천교를 지난다. 이는 과거 금천교 아래에 흐르던 물에 마음의 잡념을 깨끗하게 씻어놓고 궁으로 들어간다는 상징성을 띄고 있다.
진선문을 지나 인정문을 따라 들어가면 왕의 직무공간인 인정전과 넓은 마당이 나온다. 인정전은 창덕궁의 정전(正展)으로 왕의 즉위식, 신하들의 하례, 외국 사신의 접견 등 중요한 국가의 의식을 치르던 곳이다. 인정전 내부에는 한말에 근대문물이 들어온 흔적으로 유리창문과 전등의 모습도 보인다.
▲ 사진출처 : 네이버블로그-주주맘 육아감동 |
공연이 끝나면 손에 청사초롱을 들고 한밤중의 후원숲길을 한번 둘러볼 수 있는데, 낮에 보는 창덕궁보다 한층 더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매년 전석 매진될 정도로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행사이니, 창덕궁 달빛기행을 통해 한밤중 창덕궁의 낭만적인 기운을 느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참여하려면 어떻게?
▲ 사진출처 : 네이버블로그-전통문화와의 아름다운 만남 |
장한비 기자
1200467@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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