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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사금융과의 전쟁’을 선포하다

피해자의 33%가 청년층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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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서귀포에서는 영세상인 36명을 상대로 일수, 급전 등을 빌려주고, 최고 연 1795%의 살인적인 이자를 받아온 무등록 대부업자가 검거됐다. 그리고 경남 김해 중부에서는 영세상인, 유흥업소 종업원 등 40명을 상대로 사채를 빌려주고 최고 연 278%의 이자를 받아 챙긴 무등록 대부업자 10명이 검거됐다. 또한 인천 서부에서는 미성년자인 피해자에게 대출을 해주고 원금의 6배가 넘는 금액으로 지불각서를 작성하게 한 후, 강제로 자동차에 태워 약 4시간 동안 감금하고 폭행·협박한 피의자 2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가 바로 불법 사금융이다. 불법사금융은 말 그대로 법대로 금리를 물지 않고 말도 안 되는 고금리로 형편이 어려운 서민들을 더욱 괴롭게 하는 불법 업체를 뜻한다. 최근에는 피해자의 33%가 청년층이라는 통계가 나올 정도로 우리와도 그리 먼 이야기만은 아니다.
정부에서는 불법 사금융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달 말에 불법 사금융 특별 신고 기간이 끝난다. 신고 기간이 끝나면 정부가 하고자 했던 일인 만큼 바로 국민들에게 사후 대책 등을 포함한 종합보고를 했으면 좋겠다”고 경제수석에게 지시했다. 또 “청와대도 국무위원들도 물가, 일자리, 복지 사각 지대에 대한 대책을 철저히 준비하고 민생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일을 해 달라. 그리고 현장을 중심으로 해서 점검을 해 달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여 불법 사금융을 척결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또, 김황식 국무총리가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불법 사금융과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29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지난 4월 18일부터 현재까지 피해신고가 2만 7000여건에 달하는 등 불법 사금융 문제가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 박혀 있음을 확인했다”며 “금감원, 검·경 등 관계기관은 앞으로도 현행 지원체계를 유지하면서 피해구제 등 맡은 소임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불법 사금융 사범에 대한 법원의 처벌이 미흡해 불법 사금융 사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나라당 윤영 국회의원(경남, 거제시)이 대법원에서 제출받은 ‘불법 사금융 사범에 대한 선고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2008년까지 최근 3년간 ‘대부업법’을 위반, 재판(1심)을 받은 인원은 2006년 140명에서 2007년 600명, 2008년에는 2006년 대비 4배나 급증한 707명으로, 3년간 총 144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법원의 1심 판결 결과는 징역, 금고, 구류 등 신체의 자유를 박탈시키는 자유형을 선고 받은 사람은 지난 3년간 모두 42명(2.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재산형(벌금 등)을 선고받은 불법 사금융 사범은 3년간 총 1447명중 802명으로 55.4%에 달했다. 또한 집행유예 선고 사범도 23.6%를 차지해, 최근 3년동안 불법 사금융 사범의 약 80%가 집행유예나 벌금 등의 솜방망이 처벌은 받은 것으로 드러나, 법원의 엄중하고 공정한 법집행이 요구되고 있다.
윤영 의원은 “불법 대부업자들은 서민들의 어려운 처지를 악용해 높은 이자율을 받고 불법 추심을 자행하고 있지만, 이들의 대부분은 불법으로 번 돈으로 약간의 벌금만 내고 풀려나 서민들에게 심적인 박탈감과 함께, 더욱 큰 고통과 피해를 주고 있다”며 “이와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엄격한 법 적용은 물론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을 한층 강화하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강유진 기자

kangj1671@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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