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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노래방 화재 사건, 무엇이 문제인가?

화재 시 유독 가스를 피해 신속히 대피할 것

배단경 기자
- 5분 걸림 -

지난 5일 어린이날 부산 부산진구 서면 부전동에 있는 6층짜리 건물 3층 S노래방에서 불이나 손님 9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지고, 25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이유는 방음재로 사용한 스티로폼에서 유독 가스가 배출되고, 공간이 밀폐되어 가스가 배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화재가 났을 때, 종업원들이 불을 발견 즉시 소방서에 신고하지 않고 자체 진화를 시도하다가 뒤늦게 신고하여 불을 키웠다. 게다가 발화지점이 출입구 쪽인데다가 600여㎡의 면적에 방 28개가 ‘ㅁ’자 형식으로 벽 쪽으로 위치해 있어 마치 미로모양으로 돼 대피하기 쉽지 않았다.

   
 
한편, 경찰 조사 결과 해당 노래주점이 비상구에 문을 달고 방을 추가로 만드는 등 불법 개조한 사실이 밝혀졌다. 비상구에 원래 설치되지 말았어야 할 문이 설치돼 있었고, 비상구 통로에는 각종 물품을 쌓아놓아 비상구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평면도에 외벽 피난사다리가 설치된 것으로 나와 있는 이 공간이 개조되지 않았다면 대피로로 이용될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사건으로 2009년 1월 부산 영도 지하노래방 화재참사가 있었다. 이 사건으로 8명이 사망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불은 190㎡ 규모의 주점 7개 방 가운데 손님이 없던 빈방에서 시작돼 순식간에 주점 내부로 번져나갔다. 원인은 환풍기의 불완전 접속으로 불이 나면서 소파로 옮겨 붙는 바람에 불길이 확산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번 사건과 비슷한 점으로는 초기 대응이 미비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당시 희생자들은 노래방기기 소리 때문에 불이 났다는 종업원의 고함소리를 듣지 못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지난 2010년 11월에 소방법에서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됐다. 그래서 2010년 11월 이후부터는 면적에 관계없이 모두 다 스프링쿨러를 설치하도록 규정을 했지만 이번 부산 서면 노래방은 2009년 7월에 허가를 받아 특별법 시행 이전으로 지하층에 바닥 면적이 150㎡, 즉 45평 이상일 때만 스프링쿨러를 설치하는 것으로 규정됐었기 때문에 대상이 안 됐다는 것이다.
화재에 잘 대처한다면 큰 화는 피할 수 있다. 화재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유독가스이다. 부산 영도 노래방 화재 시 8명의 사망자들은 옷 하나 불에 타지 않고도 이미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불이 나면 솟아오르는 하얀 연기 속에는 일산화탄소와 시안화수소, 염화수소 등의 유독 가스가 담겨 있다. 갑작스런 화재로 당황한 데다 시야도 어두워진 상황에서 이 같은 유독가스를 한 모금이라도 들이마실 경우 정신이 혼미해진다. 우선 화재 현장에서 신속히 대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때 유독가스를 직접 들이마시지 않도록 젖은 수건이나 헝겊, 손수건 등으로 코와 입을 막아야 한다. 또한 노래방 화재의 경우 생수 등을 소매에 뿌리고 입과 코를 막아도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유독가스는 위쪽에 많기 때문에 최대한 몸을 숙이고 코와 입을 막은 채 대피해야 한다.
앞선 사건들로 인해 소방 안전법이 더 강화될 예정이다. 우선 통유리 밀폐형 구조로 돼 있는 영업장은 화재 시 연기가 빠지지 않아 질식사 한 경우가 많았던 점을 감안해 연기 배출구 설치를 의무한다. 비상구는 출입구 반대 방향에 설치하도록 법령 개정이 추진된다. 주 출입구 외에 지상으로 통하는 계단이 있을 경우, 비상구 설치 방향에 제한이 없었던 것을 수정했다. 또 노래방 같은 모든 밀폐형 구조 영업장에는 방마다 간이 스프링클러를 달도록 한다. 지금까지 지하층과 창이 없는 층에 의무화 돼있던 간이 스프링쿨러 설치가 지상층까지 확대한다. 또 내부 칸막이나 천장 시설에는 불연재 사용이 의무화되며, 이를 어길 경우 영업주와 공사 관계자에게 강력한 벌칙이 부가되도록 제도개선이 추진된다.
 

배단경 기자

bdgmicky@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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