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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의 반복, 항공기 추락 사고

총 35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

송정은 기자
- 5분 걸림 -

 현지 시각으로 지난 10일, 아프리카 동부 에티오피아에서 여객기가 추락하여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이 여객기는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티스 아바바에서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로 향하던 중 이륙 6분 만에 아디스 아바바에서 남동쪽으로 약 62km 떨어진 비쇼프투 근처에서 추락했다. 탑승자는 35개국의 승객 149명, 승무원 8명으로 약 150명이 전원 사망했고 생존자는 없다고 밝혀졌다. 에티오피아항공에 따르면, 이륙 후 항공기가 상승속도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고 추락 전 조종사가 어려움을 호소하며 회항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추락 원인에 대한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여객기는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여객기 참사와 같은 기종인 ‘보잉 737 맥스(MAX) 8’로 5개월 만에 같은 사고가 반복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29일에는 인도네시아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에서 방카블리퉁 제도로 향하던 여객기가 이륙 13분 만에 추락하여 탑승객 189명이 전원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이 항공기는 자카르타 인근 해상으로 추락한 뒤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항공기가 추락한 곳으로 예측되는 지점에서 기체 파편과 탑승객들의 소지품, 구명조끼 등이 발견된 바 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현재에도 파악 중이며, 기체의 결함 혹은 정비 불량으로 예측된다. 이 인도네시아 여객기 추락 참사는 1997년 234명이 사망한 가루다 항공 사고에 뒤이어 인도네시아 역사상 두 번째로 큰 비행기 사고로 기록되었다.

 이처럼 같은 모델의 여객기가 추락한 건 이례적인 일인데, ‘보잉 737 맥스(MAX) 8’에는 어떠한 문제가 있었을까? 작년 10월, 에티오피아 사고의 원인 중 자동항법장치가 데이터를 잘못 읽어 오작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자동항법장치란, 조종사가 직접 운전하지 않고도 자동으로 비행기를 움직이는 장치를 말하는데 보잉 737 맥스의 ‘받침각’ 센서가 상황을 잘못 읽어 기체가 속도를 잃고 중고도에서 추락한다고 자동항법장치가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항법장치는 필요한 수준으로 속도를 높이려고 갑작스러운 강하를 시도하는데 상황 자체가 오판된 터라 이 과정에서 추락 사고가 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었다. 이 설명들을 덧붙이며 보잉은 조종사들이 훈련 매뉴얼에 있는 대로 조치하면 이런 급강하에 대처할 수 있다고 조언했지만, 인도네시아 추락 당시 보고서에서 위원회는 승무원들이 오작동하는 여객기를 다시 통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짧은 시간 내 연 달은 사고로 인해 보잉737 맥스 8의 미래는 불투명해졌다. 에티오피아 추락 여객기에 한국인 탑승객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현재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이스타항공만이 해당 기종을 운영 중이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총 2대를 운영 중이며, 올해 말까지 추가로 4대를 도입하여 총 6대를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이 2025년까지 30대 도입 후 옵션으로 20대를 추가 구매할 예정이며, 제주항공도 40대 도입 후 10대를 추가 구입하여 내년부터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티웨이항공 또한 올해 6월부터 4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 12일 국토부는 사고 직후 이스타항공에 불안해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빗발쳐 항공 측에서 먼저 운행 중단 의사를 피력했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약 10개국이 해당 기종 운행을 중단했다. 

 보잉은 공식 입장을 통해 "여객기 추락사고로 인한 승객·승무원 사망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기술팀을 사고 현장으로 파견해 에티오피아 당국,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확한 분석을 통해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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