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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택배노조 파업

승자는 누구인가

이동규 선임기자
- 4분 걸림 -

CJ대한통운은 국내 택배회사의 48%를 책임지는 동시에 미국 물류기업을 인수하고 베트남까지 진출한 규모 있는 회사이다. 또한 노인일자리 창출과 국내 최대 규모인 3718톤급 해양유전개발용 크레인 하역에 성공하면서 초 중량물 하역 기술의 인프라 우수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에는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종합물류 서비스 부분에서 1위에 올라 6년 연속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 우수한 기업 이미지 뒤엔 어두운 이면 또한 존재했다. 지난해 8월 6일 대전물류센터에서 근무하던 아르바이트생이 청소하기 위해 컨베이어 벨트 아래로 들어갔다가 감전되어 사망했고 같은 물류센터에서 10월 29일에 택배상차작업을 하던 협력사 직원이 후진을 하는 트레일러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옥천물류센터에서도 지난해 8월 30일 상하차 작업을 하던 임시직 노동자도 탈수 증세를 보였으나 결국 사망했다. 이에 대전물류센터는 10월 29일 사망사고 이후 고용노동부로부터 전면 작업 중지 명령을 받았다.

연이은 사망사고가 계속 발생하자 택배노조가 업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21일에 택배기사 700여명이 총파업에 돌입하며 노동조합을 인정해 줄 것 과 동시에 교섭을 요구 했지만, CJ대한통운 측은 “택배기사의 택배사업구조 특성상 대리점과 위탁계약을 맺고 있는 독립적 사업자 신분으로 CJ대한통운과 직접적인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근로자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CJ대한통운 측은 교섭에 나서는 대신 택배기사 근로자가 지위를 가질 수 있는지 판단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맞섰다.

파업이 점점 길어짐에 따라 택배를 보내야 하는 협력업체나 소비자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내 김치가 일주일 넘게 물류창고에 박혀있다. 이대로 가다간 익다 못해 썩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파업이 3주 넘게 이어지면서 CJ대한통운 측은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택배 대체 배송을 위한 차량과 인력을 투입했지만 완전히 해소 하지는 못했다. 그사이 택배노조는 대체인력의 업무를 방해하기 위해 택배 훼손 등의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져 긍정적 여론도 돌아서게 했다.

양측 간의 팽팽한 대립 속에서 CJ대한통운은 전국의 50여개 대리점에 배송 접수 중단 조치를 내리고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택배노조와 맞섰다. 결국 택배노조가 그토록 원했던 노·사간 교섭은 이루어지지 못했고 근무환경 개선 등의 요구조건도 수용된 것 없이 진정이 되었다. 또한 CJ대한통운 측도 이미지 타격과 동시에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장기간 택배를 받지 못해 많은 불편함을 겪었다.

지난 달 11일 마지막까지 택배 파업이 이루어지던 광주, 수원, 울산 등의 지역에 대한 배송접수 금지를 풀며 서로 승자가 없었던 파업으로 끝이 났다. 한편 CJ대한통운이 택배노조 조합원 100여명을 업무방해행위로 형사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갈등은 다시 심화될 전망이다. 정부 측의 관여나 서로 교섭을 갖고 하루빨리 대책이 나와 서로의 의견을 조율해 갈등이 없도록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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