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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의무휴업은 필요한 것인가

“골목상권을 지켜야 한다.” vs “득보단 실이 더 클 것.”

이주영 기자
- 7분 걸림 -

사회자: 오늘날,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저녁 찬거리부터 각종 생활용품을 비롯해 의식주에 필요한 대부분의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대형마트는 소비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편의시설이 됐습니다. 하지만 대형마트 입점으로 인해 생존권에 위협을 느낀 중소상인층이 “대형마트가 전통시장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골목상권을 악화시킨다”는 목소리를 냈으며, 따라서 “법적으로 대형마트가 휴업하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올해 1월, ‘대형마트 규제에 관한 최종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그 결과, 대형마트에 밤 12시에서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하지 못하며 일요일을 포함하여 월2회의 공휴일에 휴무를 하도록 법적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그러나 일부 대형마트 측에서 항소심을 내며 이에 대한 반박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대형마트와 중소상인층의 입장이 엇갈리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에 461호에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에 관하여 토론을 해보고자 합니다. 이번 토론에는 찬성 측의 장한비 학우(회계학·2)와 반대 측의 염정은 학우(철학·2)가 함께했습니다. 먼저 찬성 측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장한비 학우: 현재 대기업 자본이 무차별적으로 골목상권까지 파고들면서 전통시장의 소상공인들의 삶의 터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정 범위 내에서의 영업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전통시장에서도 주차장 인프라를 확대하고 카트를 배치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시장의 노력만으로는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듭니다. 따라서 대형마트의 영업규제는 대형마트로 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전통시장으로 돌려 골목상권을 살리고 전통시장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염정은 학우: 저도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살리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입장입니다. 그러나 대형마트에게 영업규제를 한다고 한들 의무휴업으로 인한 모든 소비자가 재래시장으로 갈 것이라는 확신을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의무휴업 날짜를 피해서 대형마트를 이용하거나 온라인 쇼핑이나 편의점을 통해서 쇼핑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형마트 영업규제로 인하여 신선도를 중요시하는 농산물들의 제고에 따른 부담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대형마트 측의 소극적인 발주로 인해 판매기회를 손실한 농어민들의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부의 법이 전통시장의 상인들을 위한 법이라고 하지만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농어민과 중소상인들 또한 이들 못지않게 보호 받아야할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장한비 학우: 물론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농어민과 중소상인들 또한 보호 받아야한다는 염정은 학우의 말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사라진다면 피해는 결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무분별한 대형마트의 영업으로 인하여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이 몰락하게 되고 결국에는 대형마트들만 남아 있는 현상을 초래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형마트 간의 경쟁구도로 인해 독과점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는 결국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가 됩니다.

한편, 대형마트의 영업규제는 대형마트 근로자들의 노무환경을 개선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매일 같이 바쁘고 힘든 근로 환경 속에서 근로자들에게 휴일은 지친 몸을 쉬도록 하여 과로에 의한 재해 사고를 예방하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또한, 명절과 같은 공휴일에 대형마트가 휴업을 한다면, 그에 따라 대형마트 근로자들이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날 것입니다.

염정은 학우: 장한비 학우의 의견대로 근로자의 열악한 근로환경을 보다 좋은 방향으로 개선시켜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근로환경은 정부차원의 법적제재가 개입하기 이전에 먼저 대형마트 내에서 자체적인 제도 시행을 통해 개선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두 분의 이야기를 들어본바 ‘대형마트 영업규제’에 대한 찬성 측 입장은 전통시장의 노력만으로는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며 골목상권이 무너지면 대형마트의 독과점이 발생하여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대 측 입장은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골목상권을 살리기 보다는 오히려 지역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며 득 보다는 실이 더 많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형마트 영업규제보다는 제도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한편,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및 중소상인, 그리고 대기업 모두 상생을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 찾아서 근본적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또한 경쟁구도 선상에 상대적 열위에 있는 중소상인들의 복지를 책임지고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이번 토론을 정리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주영 기자

tardis123@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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