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그인

달콤한 사랑의 날, 내 마음을 전해보자

정다정 기자
- 8분 걸림 -

여성이 좋아하는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며 마음을 고백하는 ‘밸런타인데이’, 사랑하는 사람끼리 막대과자를 주고받는 ‘빼빼로데이’ 등 대한민국에는 각종 '데이(Day)'가 넘쳐나고 있다.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비롯하여 로즈데이, 반지데이, 키스데이, 고백데이 등 이런 대부분의 데이는 연인 간의 사랑을 위한 기념일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때를 맞이해 고백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대표적인 날인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우리 민족의 대표적 사랑 이야기가 담긴 칠월칠석에 대해 살펴보자.

‘데이’의 시초,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50여개가 넘는 ‘데이’의 시초는 역시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며 마음을 고백하는 밸런타인데이와 남성이 여성에게 사탕을 주며 고백하는 화이트데이. 짝사랑으로 끙끙 앓던 사람은 이날을 기회로 고백을 준비하고, 커플들은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정성스레 초콜릿과 사탕을 준비할 것이다.
밸런타인데이의 유래에는 남자들을 군대에 더 많이 입대시키기 위해 결혼을 금지했던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의 명령을 어기고, 로마 카톨릭 교회의 성 밸런타인 주교가 군인들의 혼배성사를 집전했다 순교한 2월 14일을 기념하기 위한 축일이라는 주장이 있다. 또한 서양에서 새들이 교미를 시작하는 날이 2월 14일이라고 믿은 데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선물하는 관습은 19세기 영국에서 시작되었는데, 1936년 일본 고베의 한 제과업체의 밸런타인 초콜릿 광고를 시작으로 ‘밸런타인데이는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이라는 이미지가 일본에서 정착되기 시작했다. 또한 1960년 일본 ‘모리나가 제과’에서 여성들에게 초콜릿을 통한 사랑고백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여성이 초콜릿을 통해 좋아하는 남성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서의 일본식 밸런타인데이가 자리잡았다.
   
 
밸런타인데이에 대한 보답으로 생긴 화이트데이는 대한민국, 일본, 타이완에서 3월 14일에 지내는 일종의 기념일이다. 화이트데이에는 남성이 여성에게 선물을 전한다. 화이트데이는 1965년 일본의 마시멜로 제조업자가 만들었다는 설이 있는데, 그때는 ‘마시멜로데이’로 불리다가 나중에 화이트데이로 바뀌었다고 한다. 비인기 품목이었던 마시멜로를 판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2월 14일에 초콜릿으로 받은 사랑을 3월 14일에 마시멜로로 보답하라’는 일본 ‘모리나가 제과’ 회사의 광고가 결국 화이트데이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렇게 선물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속에는 제과 회사의 상술이 들어있지만, 사람들은 이날을 남녀가 서로 사랑을 맹세하는 날로 의미를 두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날을 기회삼아 자신의 진실된 마음을 전해보자.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사랑, 칠월칠석

   
 
동양의 밸런타인데이라 할 수 있는 칠월칠석은 전설 속의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로, 한국?중국?일본 등에서 음력 7월 7일(일본은 양력 7월 7일)에 전통적인 행사를 지내는 날이다.
칠월칠석은 견우와 직녀가 1년에 1번 만나게 된다는 설화이다. 직녀는 옥황상제의 손녀로 목동인 견우와 혼인했다. 그러나 이들은 혼인한 뒤 자신의 의무를 게을리하여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샀다. 옥황상제는 그 벌로 두 사람을 떨어져 살게 하고 1년에 1번만 만날 수 있게 했다. 그런데 은하수가 그들을 가로막아 만날 수 없게 되자, 까마귀와 까치들이 머리를 맞대어 다리를 놓아주었다. 그 다리를 까마귀와 까치가 이었다 해서 '오작교'(烏鵲橋)라 하며 이날 오는 비, 곧 칠석우(七夕雨)는 견우와 직녀가 기뻐서 흘리는 눈물이라 한다.
칠월칠석날 민간에서는 여러 가지 풍속이 행해졌다. 옷과 책을 햇볕에 말리는 ‘폭의’와 ‘폭서’ 풍속이 있었는데, 이는 여름 장마철 장롱속의 옷가지와 책장의 책에 습기가 차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한편 여인들이 직녀성에 바느질 솜씨를 비는 ‘걸교(乞巧)’라는 풍속이 있었는데, 이는 칠석날 새벽에 부녀자들이 참외, 오이 등의 과일을 상에 올려놓고 절을 하며 바느질 솜씨가 늘기를 비는 것이다. 다른 지방에서는 장독대에 정화수를 떠놓고 그 위에 재를 담은 쟁반을 올려 놓은 뒤, 별에게 바느질 솜씨가 좋게 해달라고 빌고 다음날 아침 재 위에 흔적이 있으면 영험이 있어 바느질을 잘하게 된다고 믿었다.
최근에는 밸런타인데이 같은 서양 풍속 대신 우리민족 고유의 사랑 이야기가 담긴 칠월칠석을 ‘연인의 날’로 제정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한 농촌진흥청은 칠석을 ‘우리 농산물을 주고받는 날’로 정해 사랑하는 이나 존경하는 분, 가까운 이웃 친지들에게 우리 농산물을 선물하도록 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강타한 각종 ‘데이’ 및 기념일은 각종 상술이 난무하긴 하나 그 밑바탕에는 연인간의 사랑이 깔려 있다. 이런 날이 다가오면 연인들은 특별한 하루의 추억을 남길 것이고, 솔로들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할 생각에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을 것이다. 혹은 다정한 연인들을 보며 솔로의 쓸쓸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나 솔로라고 고독에 잠겨 있을 것이 아니라, 이날을 맞이하여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에게 그동안의 고마운 마음을 전해보자.

 

 

 정다정 기자

dajeong6@kunsan.ac.kr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