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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선거 문화 이모저모

세월호 영향으로 바뀐 선거 풍속도

김채영 기자
- 6분 걸림 -

말 많고 탈 많은 6·4지방선거가 무사히 치뤄지고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부터 다양한 제도들이 신설되고 유세방법도 많이 달라졌다.

이번 지방선거부터 사전투표제를 처음 시행하고 투표권 청구가 법적으로 실질 보장되는 등 원활한 투표를 위한 투표제도의 개선과 보완이 이뤄졌다.

선거에 참여하려면 6월 4일 당일에 투표소에서 투표를 해야하는 방법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지만, 혹 당일 참여가 어렵다면 사전투표제를 이용하면 된다. 사전투표제는 지난 30일부터 이틀간 진행됐으며 전국 읍·면·동에 설치된 사전투표소를 방문하면 됐다. 별도의 신고절차 없이 간편하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뒤늦게 참여하는 경우에도 불편이 없었다.

또 사전투표기간과 선거일 모두 근무해야 하는 경우 고용주에게 투표에 필요한 시간을 청구할 수 있다. 기존 공직선거법에서는 투표 시간을 주지 않는 행위에 대해 제재 규정이 없었으나 이번 지방선거부터는 1천만 원 이하 과태료 부과 규정이 신설됐다. 고용주는 선거 7일전(5.28)부터 선거 3일전(6.1)까지 근로자의 투표 시간 청구 가능 사실을 인터넷 홈페이지·사보·사내 게시판 등을 통해 공지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예년과 달리 조용하게 진행중이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 후보들의 선거전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처럼 요란한 율동과 로고송으로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여·야 당 지도부는 율동을 금지하는 등 최대한 조용한 분위기의 선거전을 치른다는 원칙을 정했다.

예를 들어 창원시에서는 후보 혼자 인사하거나 선거운동원들이 2~4명씩 조를 이뤄 피켓을 들고 인사를 했을 뿐 요란한 로고송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 시의원 후보는 자원봉사자 동원도 없이 아내와 함께 예비후보 선거운동 때와 마찬가지로 운전자들을 향해 인사만 반복하는 등 차분한 유세를 벌였다.

새누리당 기초단체장 강세창 후보는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카우보이 신발을 신고 선거운동을 두 달 정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그럴 수가 없었다”며 단정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거리에서 명함을 묵묵히 돌리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년도는 유독 명함과 포스터를 이색적으로 만들어 국민들의 관심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한 광역의원 후보는 명함에 초췌했던 옛날 사진과 깔끔한 최근 사진을 함께 싣고, 재치있는 문구를 넣었다. 노동당 광역의원 윤원필 후보는 “재미있게,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너무 가볍지는 않은 그런 명함을 만들었습니다”고 전했다.

또, 서울시장 정몽준 후보는 영화 포스터를 패러디해 '서울은 항구다'란 제목으로 자신의 뱃길 공약을 담았다. 또, 그에 맞서는 박원순 후보 역시 같은 방식으로 네티즌이 만든 '서울을 지켜라'라는 이름의 포스터를 활용했다.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이철희씨는 “참사 이후에 시끄러운 선거를 할 순 없잖아요. 조용한 선거전을 치러야 되거든요. 그럴 경우엔 더더욱 신인들이 불리하고, 현직자나 지명도 있는 사람들이 유리합니다”라고 전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예전 같으면 아침 일찍부터 아파트 입구에서 후보들의 출근길 인사가 시작되는 등 떠들썩했는데 전혀 선거분위기가 없다”는 지적과 “확성기 소음과 로고송, 율동 등 요란하기만 한 선거에서 벗어나 정말 후보자 면면을 꼼꼼하게 살필 수 있는 새로운 선거문화가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상반된 의견도 나왔다.

이에서 끝이 아니다.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서 이번 지방선거부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선거정보’를 만들어 보급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선거일정과 후보자 명부, 투표소 위치, 후보자의 이름과 나이, 사진, 경력, 심지어 전과 기록이나 체납액까지 나온다. 사전투표소의 안내는 물론 가까운 사전투표소 위치를 내비게이션으로 안내하고 물론 예상 대기시간까지 분 단위로 친절하게 표시된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는 사전투표에서만 해당되며 막상 선거 당일에는 대기시간 표시 기능이 제공되지는 않는다.

또, 가림막 없는 기표대도 등장했다. 이는 가림막을 제쳐야 하는 불편을 없애고 분위기를 밝게 하기 위해서인데, 다만 선거인이 원하면 바로 가림막을 달 수 있도록 했다.

사회과학대학‘ㅇ’학우는 “특히 우리 학교 학생중에 군산에 거주하는 학생이 많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때까지는 투표를 하고 싶어도 못했다면 이번에는 사전투표제가 새로 생겨 투표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채영 기자

chaeyoung@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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