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정보의 바다, 늘어나는 암초

’정보의 바다‘라고도 불리는 인터넷이 보급된 지도 거의 반세기가 흘렀지만, 최근 몇 년간 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보급,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Untact)’ 시대의 등장 등의 이유로 인터넷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포털사이트의 뉴스 탭에 들어가서 새로고침을 하면 분마다 수십 개의 기사가 올라오고, 학우들은 에브리타임을 통해 매일 소통하고 있다. 또한, 유튜브는 어느덧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무료한 시간을 달래주는 동반자로 자리 잡았다. 이렇듯 인터넷을 통해 유용한 정보와 즐거움을 얻으면 좋겠지만, 최근 인터넷의 동향은 걱정스러운 부분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는 요즘 인터넷의 문제점에 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먼저, 근거 없는 정보의 양산과 확산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언론, 방송사보다는 소셜 미디어에서 부각되는 점이다. 지금도 유튜브에는 ‘가짜뉴스’들이 양산되고 있다. 썸네일은 유명인의 사진과 함께 눈이 아플 정도로 알록달록한 글씨가 조잡하게 뒤섞인 모습이다. 제목과 영상 내용은 더 충격적인데, 유명인 A가 중병에 걸렸다거나 사망했다는 내용이다. 당연하지만 A는 사망은커녕 건강히 활동하고 있다. 어차피 사실이 아닌데 뭐가 문제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영상들의 조회수가 수천 회에서 수십만 회나 된다. 바빠서 매체를 접하기 힘든 사람이나, 상황을 잘 모르는 외국인은 이런 ‘가짜뉴스’에 속기 쉽다. 짜깁기·악의적인 편집을 통한 선동도 이에 포함된다. 유명인이 실제로 인터뷰한 내용을 교묘하게 바꾼다든가, 앞뒤를 자르고 특정 장면만을 편집해 억지로 논란거리를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근거 없는 논란은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채 여러 SNS 플랫폼을 타고 퍼져 나가는데, 이 때문에 유명인 본인이나 소속사가 직접 나서서 해당 논란을 해명해야 하는 상황까지 치닫는다.

화제성을 위해 자극적인 제목, 내용만을 추구하는 성향도 문제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외국 모 구단에서 뛰는 B 선수는 최근 부상 탓에 휴식 차원으로 지난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다음날 무슨 기사가 올라왔을까? “B, 감독 눈 밖에 났나…명단 제외 ‘굴욕’ ”. 기자가 상황을 알고 쓴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자극적인 단어를 통해 화제성만을 추구하고, B 선수를 ‘감독 눈 밖에 난’ 선수로 단정 지은 것이다. 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팬들은 이 기사를 믿지 않겠지만, 기사 몇 개 읽는 것이 전부인 팬들에게 B 선수는 ‘감독 눈 밖에 난 선수’로 기억되게 된다. 읽는 사람의 흥미와 화제성을 위해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지나친 편가르기와 서로에 대한 비난이다. 사실상 현재 인터넷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부터 정치·지역적인 갈등은 존재했지만 최근 들어 남·여, 젊은 세대와 그 이전 세대 간의 분란을 조장하는 분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포털사이트의 기사에서 본문의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특정 정당·정치인 비하 댓글에 수많은 추천이 박히고, 성향을 불문하고 모든 커뮤니티에서는 특정 성별·세대·사상을 비하하고 헐뜯는 글이 인기를 얻는다. 본래 하나였던 반도가 남북으로 나뉜 것도 서럽건만, 거기서 다시 편을 가르고, 서로를 혐오하는 것이 진정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 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고 싶지 않다. 앞서 말했듯 유용한 정보와 즐거움을 주는 우리에게 뗄 수 없는 존재이고,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인터넷을 즐겨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여러 가지 ‘암초’에 부딪히는 일이 없다면 좋겠다. 누구나 인터넷에 정보를 올릴 수 있는 만큼, 올라온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도 전부 자기 몫이다. 서로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에 동조하기보다는 문제 상황과 실현 가능한 원만한 타협안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신이 본 정보가 진정 사실인지 교차검증을 하며 인터넷을 이용한다면 ‘암초’를 피해 더 넓고 평온한 정보의 바다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