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점 인기스타, 배지영 작가 이야기
꾸준함으로 이뤄낸 작가의 길
한 번쯤 누군가의 글에 감명을 받아 눈물을 훔치고, 때로는 희망을 얻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서로 간의 감정 공유를 가능케 하는 ‘글’이라는 예술, 군산의 동네서점 한길문고에도 그런 글을 쓰는 작가가 존재한다. 바로 우리 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배지영 동문이 그 주인공이다. 신간이 나오면 사인요청이 쇄도하는 배지영 작가, 작가로서 많은 사랑을 받기까지 그녀가 달려온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 배지영 작가 / 제공 : 배지영 동문 |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군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군산의 동네서점 한길문고에서 상주작가로 일하는 배지영입니다. 4년 전에 첫 책 <우리, 독립청춘>을 출간했고요, 그 뒤로 <소년의 레시피>, <서울을 떠나는 삶을 권하다>, 대한민국 도슨트 <군산>, <환상의 동네서점>, 그리고 동화집 <내 꿈은 조퇴>를 펴냈습니다.
Q. 작가를 꿈꾸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어릴 적부터 글을 잘 쓰고 싶었고 책도 많이 읽었습니다. 좋은 문장은 따로 필사해놓기도 하고요. 글 잘 쓴다는 소문이 나기도 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친구들의 연애편지를 대신 써줬습니다. 원고료는 라면 1개, 떡볶이 1인분이었고요. 대학에 오고 나서는 다양한 책을 접하며 더욱 즐거운 생활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스물여덟 살에 엄마가 되었고, 육아에 지쳐서 돌파구 삼아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절에는 지금처럼 글을 쓰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오마이뉴스에 글도 싣고 잡지 청탁도 받았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쓰다가 2016년에 ‘브런치북 대상’을 받으면서 첫 책을 내게 됐습니다.
Q. 데뷔작 <우리,독립청춘>을 쓰게 된 일화가 궁금합니다.
A. 군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이 한 해에 3천여 명 정도입니다. ‘인서울’은 10%가 안 되고요. 2014년에 독일 오스나브뤽에서 상임지휘자가 된 군산 출신 송안훈씨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 글을 본 한 선배가 군산에서 고등학교 졸업하는 학생들이 볼 수 있게 그런 훌륭한 사람 글을 더 써보라고 했습니다. 저는 의문이 들었죠. 군산을 벗어나서 큰 인물이 되는 것만이 의미 있나? 그래서 나고 자란 군산에서 자기 삶을 꾸려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쓰자고 결심했습니다. 우리 동네 세탁소 청년을 비롯해 수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일을 하는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그 청년들 이야기는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서 대상을 받았고, <우리, 독립청춘>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왔습니다.
▲ 한길문고 내부 / 제공 : 배지영 동문 |
Q. 이야기 소재는 주로 어디서 찾나요?
A. 제가 사는 도시에서 찾습니다. ‘작은 도시 사람들 이야기를 누가 읽어줄까?’ 고민할 때도 있지만, 쓸 수 있는 것부터 씁니다. 그렇게 꾸준히 쓰면 누군가는 보고 있습니다. <서울을 떠나는 삶을 권하다>와 대한민국 도슨트<군산>은 출판사에서 먼저 제의해서 쓰게 된 책입니다.
Q.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작가님만의 특별한 매력은 무엇인가요?
A. 사실 제가 대작가도 아니고, 독자들의 취향 역시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어떤 매력이라고는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그저 오랫동안 글을 쓰다 보니 팬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작가 입장에서는 자기 책을 사주고 읽어주는 독자가 최고이지요.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텍스트와 가까워질 수 있는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A. 제가 어릴 때는 책을 읽는 건 특별한 게 아니었어요. 책을 잘 읽기 위한 비결도 특별히 없었고요, 그냥 계속 읽고 좋아했습니다. 요즘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죠. 재밌는 게 너무 많아요. 책을 읽으려면 무엇보다 스마트폰과 떨어져야 합니다. 독서도 훈련이 필요하게 된 시대예요. 집중해서 책을 읽는 게 힘들다면 10분씩 타이머 맞추고 2타임을 읽어보라고 합니다. ‘글쓰기’는 생활에서부터 차근차근 써보는 게 중요합니다. 자신의 SNS에 짧은 글을 써보라고 권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다 스마트폰으로 메신저를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는 되잖아요. 그것도 글쓰기라고 봅니다.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진행하는 스터디 모임을 활용하여 많이 읽어보고, 써보고, 들어보는 경험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 『우리, 독립청춘』 / 제공 : 배지영 동문 |
Q.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현재는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시대지요. 저도 근무하는 한길문고에서 ‘에세이 쓰기’를 강의하고 있는데요. 현재 30여 명이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 작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월간지 기고 등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읽고 쓰다 보면 필연적으로 내 책을 내고 싶다는 욕망이 생깁니다. 저는 등단하지 않고 책을 냈는데요, 이 방법이 어렵긴 하지만 도전하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입니다. 상을 타면 바로 책 출간으로 이어지는 공모전이 있거든요. 저는 브런치북 대상을 받아서 <우리, 독립청춘>을, 2020우수출판콘텐츠에 서정되어서 <환상의 동네서점>을 펴내게 됐습니다. 이외에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제 책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소년의 레시피>는 투고했고요, <내 꿈은 조퇴>의 원고도 창비출판사에 보내서 채택되어 책을 펴냈습니다. 제가 아는 작가는 300번 넘게 투고해서 첫 책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블로그나 브런치에 꾸준히 쓰다 보면 출판사에서 책을 펴내자는 제안이 옵니다. <서울을 떠나는 삶을 권하다>와 대한민국 도슨트 <군산>은 그렇게 해서 세상에 나온 책입니다. 또한, 요즘에는 스스로 책을 쓰고 내는 독립출판 방법도 있으니 작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좀 더 자신을 가지고 도전해보았으면 합니다.
Q. 청년들에게 응원의 말을 해준다면?
A. 무슨 일이든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하게, 꾸준히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큰아이도 여러분 또래인데, 고등학교 3년 내내 밥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좋아서 시작한 게 꾸준히 즐기니 잘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저 또한 마흔이 넘어 첫 책을 펴냈습니다. 너무 고민 많이 하지 말고, 하고 싶으면 하고, 꾸준히 해도 안 되면 또 다른 것을 찾으면서 가는 게 인생 같습니다. 여러분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파이팅!
▲ 『군산』 / 제공 : 배지영 동문 |
Q. 앞으로의 포부가 궁금합니다.
A. 제 책을 읽어주는 분들에게 항상 고맙다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신간 언제 나오냐고 물어주는 독자들 덕분에 스스로 작가라는 자각을 합니다. 큰 포부는 없습니다. 다만, 독자들의 마음에 가닿는 글을 계속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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