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은 합법화 되어야 하는가’
역지사지의 마음을 통해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
사회자: 얼마 전 동성애자 영화감독으로 유명한 김조광수가 동성의 연인과 결혼발표를 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혼인신고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혼인과 가족생활은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 유지돼야 한다는 헌법 규정 때문입니다. 혼인 신고를 하지 않으면 사랑하는 배우자가 아파도 수술동의서를 맘대로 써주지 못하고 그 사람이 죽으면 법률상 혼인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상속권을 가지지 않는 등 여러 법적인 제약이 따르게 됩니다.
이를 두고 많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찬반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에 이번 464호에서는 ‘동성결혼의 합법화’에 관하여 토론을 해보고자 합니다. 이번 토론에는 찬성 측의 유광식 학우(동력기계·2)와 반대 측의 이무현 학우(동력기계·2)가 함께 했습니다. 먼저 찬성 측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광식 학우: 우리 헌법에는 국민이 인간으로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행복추구권’이 있습니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누군가를 사랑하고 결혼하는 것은 개개인의 자유이며 그것이 동성 간의 결합일지라도 당사자가 행복하게 생각하는 일이라면 이해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들을 지켜주기 위해 있는 것이 법인데, 오히려 그 법이 그들의 행복추구권을 빼앗는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무현 학우: 개인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유학우의 말은 존중합니다. 하지만 동성 간의 결혼으로 인해 야기될 문제들을 생각해보면 동성결혼이 합법화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동성결혼이 합법화되면 자연히 동성부부의 수가 증가할 것입니다. 하지만 동성끼리는 아이를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저출산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고 봅니다.
♣유광식 학우: 이학우가 주장한 저출산 문제가 동성결혼과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결혼을 한 모든 남녀 부부가 아이를 갖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갖는 것은 부부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동성애 부부가 비록 임신과 출산을 하지는 못하지만 이들은 입양을 하거나 대리모를 통해 인공수정을 하여 자신의 혈육을 얻는다면 충분히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동성결혼이 다른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무현 학우: 동성애자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권리를 지켜줄 필요가 있다는 말은 이해하지만 그들에게서 길러질 아이들도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녀 부부에게서 태어난 보통의 아이라면 엄마와 아빠를 보며 남자와 여자의 성역할을 배울 것인데 동성애 부부에게서 자라는 아이들은 부모를 통해 일반적인 성역할을 배우기 어려우므로 성적 가치관의 혼란을 가져올 것입니다. 따라서 성역할의 모델로서 부적합한 동성결혼은 합법화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유광식 학우: 그렇지만 현대사회에서는 맞벌이 부부나 남자가 살림을 하고 여자가 일을 하는 등의 가족 내의 성역할이 많이 변화했기 때문에 이 학우가 앞서 언급한 성역할 학습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에게 남자를 좋아하라고 하거나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에게 여자를 좋아하라고 한다면 무리한 요구가 되는 것처럼 동성애자의 입장에서는 이성을 좋아하는 것이 무척 힘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인터뷰에서 ‘동성애자도 이성애자에게 주어진 권리가 당연히 있다.’라고 김조광수 감독이 말했듯이 동성애자들에게 역지사지의 자세로 자신과는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권리를 지켜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두 학우의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찬성 측의 유학우는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행복추구권을 언급하며 동성애가 다른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지고 그들을 이해하자며 동성결혼의 합법화를 주장했습니다.
한편 반대 측의 이학우는 동성결혼으로 인한 저출산 문제, 그들에게서 자랄 아이들의 성적가치관의 혼란을 근거로 동성결혼 합법화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해서 반대했습니다.
동성애자는 이성을 사랑하는 우리와는 조금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닙니다. 물론 동성결혼에 대해서 너그럽게 이해하며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직 사회가 온전히 포용할 만큼 인식이 보편화되지 않은 탓에 많은 사람들이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해서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그들의 권리를 누리며 행복을 느끼는 날이 빠른 시일 내에 오길 바라며 이번 토론을 마치겠습니다.
이주영 기자
tardis123@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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