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시행, 엇갈린 시선
학생과 주부 ‘부담’, 직장인 ‘상관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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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모든 가격 할인이 10%로 제한되어 책 가격의 일시적인 상승폭은 컸다. 24일 인터파크도서에 따르면 도서정가제 시행일인 21일 베스트셀러 10위권 내 책 가격은 시행전일 대비 124% 인상 됐다. 지난 21일 인터넷 서점 예스24의 베스트셀러 10위권의 가격 역시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정가제 시행 전 대폭 할인이 이루어진 도서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베스트셀러 순위를 점령한 탓에 가격 상승폭은 더욱 커졌다.
이에 따른 변화에 온라인 매장이 반응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지난 21~22일 도서판매량은 전월 동기 대비 16.6% 감소했다.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기 한주 전 할인 도서 구입이 급증했던 것과 비교하면 32.7% 급감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 21일과 22일 온라인 교보문고 판매량은 전월 대비 17%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큰 변화가 없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21~22일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1~2% 가량 소폭 하락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매장을 찾는 사람들은 도서 가격에 움직이는 수요층이 아니기 때문에 매장 매출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그동안은 책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살펴본 후 온라인 서점에서 사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져 장기적으로는 오프라인 매장 고객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서정가제를 바라보는 소비자 반응은 엇갈렸다. 주부 석씨는 "아이가 볼 책이라 살 건 사겠지만 가격부담이 큰 전집 같은 건 못 살것 같다"고 말했다. 석씨는 도서정가제 시행 이틀 전 홈쇼핑에서 어린이 창작도서 100권 세트를 30만원에 구매해 뒀다며 "주위에 300만원어치 전집세트를 미리 사둔 이도 있다"고 전했다. 사회과학대학 ‘ㅊ’학우는 “도서 재정가가 과연 소비심리를 되살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학생이라 돈이 없어서 할인하고 할인하여 책을 사곤했는데, 이젠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이후로는 책을 사는 횟수가 현저히 줄것같다. 도서관에 자주 다녀 책을 빌리거나, 중고시장을 통해 책을 구매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반대로 사회과학대학 ‘ㅇ’교수는 "도서정가제가 실시돼도 가격변화가 크지 않고, 그간에도 온라인보단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직접 보고 사 구매방식에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인문사회대학 졸업생 ‘ㅎ’학우는 "책이 만 원 단위로 오르는 것도 아니고 해서 주위에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동네서점 살린다는 측면에서 보면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책 할인율이 제한되면서 출판사가 자발적으로 책 출고가를 낮추는 도서가격 재정가도 이어지고 있다. 24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2255건의 도서가 재정가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서점에 따라 달라지는 도서유통비율에 대한 개선책이 없다. 이에 대해 ‘ㅁ’문고 최씨는 "온라인업체의 할인율을 15%로 규제한다고 해서 중소서점에 가격경쟁력이 생기는 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보통 인터넷서점은 출판사에서 정가의 50~55% 선에서 책을 사온다. 반면 중소서점은 70~75% 선이다. 이는 대량구매를 하지 못해서 발생한다. 정부도 이 문제에는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는 출판사와 인터넷 및 대형서점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또한 15% 할인 규제 밖에 있는 인터넷 대형서점의 카드사 제휴할인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제도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지를 모니터링해 필요하다면 보완한다"는 방침만 세워둔 상태다.
김채영 기자
chaeyoung@kunsan.ac.kr
*참고
「함정에 빠진 책, 7,000원 하던 책이.. 하루 아침에 31,500원으로..」,『파이낸셜 뉴스』, 2014.11.24
「"가격부담" vs "영향없어"..도서정가제 시행후 반응」,『이데일리』, 2014.11.24
「정가제시행 3일째..동네서점 "별다른 기대 없다" 한목소리」,『머니투데이』, 201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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