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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 시행, 엇갈린 시선

학생과 주부 ‘부담’, 직장인 ‘상관없어’

김채영 기자
- 6분 걸림 -

   
 
지난 21일, 도서정가제가 시행됐다. 도서정가제는 책값의 거품을 빼고 출판산업을 보호하며 동네서점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행됐다. 따라서 할인도서가 사라지고 도서들의 가격은 평균 2배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소비심리가 위축되어 출판사가 자발적으로 책의 출고가를 조정하는 재정가가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도서정가제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모든 가격 할인이 10%로 제한되어 책 가격의 일시적인 상승폭은 컸다. 24일 인터파크도서에 따르면 도서정가제 시행일인 21일 베스트셀러 10위권 내 책 가격은 시행전일 대비 124% 인상 됐다. 지난 21일 인터넷 서점 예스24의 베스트셀러 10위권의 가격 역시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정가제 시행 전 대폭 할인이 이루어진 도서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베스트셀러 순위를 점령한 탓에 가격 상승폭은 더욱 커졌다.

이에 따른 변화에 온라인 매장이 반응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지난 21~22일 도서판매량은 전월 동기 대비 16.6% 감소했다.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기 한주 전 할인 도서 구입이 급증했던 것과 비교하면 32.7% 급감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 21일과 22일 온라인 교보문고 판매량은 전월 대비 17%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큰 변화가 없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21~22일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1~2% 가량 소폭 하락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매장을 찾는 사람들은 도서 가격에 움직이는 수요층이 아니기 때문에 매장 매출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그동안은 책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살펴본 후 온라인 서점에서 사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져 장기적으로는 오프라인 매장 고객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서정가제를 바라보는 소비자 반응은 엇갈렸다. 주부 석씨는 "아이가 볼 책이라 살 건 사겠지만 가격부담이 큰 전집 같은 건 못 살것 같다"고 말했다. 석씨는 도서정가제 시행 이틀 전 홈쇼핑에서 어린이 창작도서 100권 세트를 30만원에 구매해 뒀다며 "주위에 300만원어치 전집세트를 미리 사둔 이도 있다"고 전했다. 사회과학대학 ‘ㅊ’학우는 “도서 재정가가 과연 소비심리를 되살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학생이라 돈이 없어서 할인하고 할인하여 책을 사곤했는데, 이젠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이후로는 책을 사는 횟수가 현저히 줄것같다. 도서관에 자주 다녀 책을 빌리거나, 중고시장을 통해 책을 구매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반대로 사회과학대학 ‘ㅇ’교수는 "도서정가제가 실시돼도 가격변화가 크지 않고, 그간에도 온라인보단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직접 보고 사 구매방식에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인문사회대학 졸업생 ‘ㅎ’학우는 "책이 만 원 단위로 오르는 것도 아니고 해서 주위에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동네서점 살린다는 측면에서 보면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책 할인율이 제한되면서 출판사가 자발적으로 책 출고가를 낮추는 도서가격 재정가도 이어지고 있다. 24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2255건의 도서가 재정가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서점에 따라 달라지는 도서유통비율에 대한 개선책이 없다. 이에 대해 ‘ㅁ’문고 최씨는 "온라인업체의 할인율을 15%로 규제한다고 해서 중소서점에 가격경쟁력이 생기는 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보통 인터넷서점은 출판사에서 정가의 50~55% 선에서 책을 사온다. 반면 중소서점은 70~75% 선이다. 이는 대량구매를 하지 못해서 발생한다. 정부도 이 문제에는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는 출판사와 인터넷 및 대형서점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또한 15% 할인 규제 밖에 있는 인터넷 대형서점의 카드사 제휴할인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제도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지를 모니터링해 필요하다면 보완한다"는 방침만 세워둔 상태다.

 

김채영 기자

chaeyoung@kunsan.ac.kr

*참고

「함정에 빠진 책, 7,000원 하던 책이.. 하루 아침에 31,500원으로..」,『파이낸셜 뉴스』, 2014.11.24

「"가격부담" vs "영향없어"..도서정가제 시행후 반응」,『이데일리』, 2014.11.24

「정가제시행 3일째..동네서점 "별다른 기대 없다" 한목소리」,『머니투데이』, 201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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