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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우리의 그 시절 그 감성

2000년대를 강타했던 SNS, 지금까지도 마음속에 숨어있는 숨듣명

한승희 선임기자
- 10분 걸림 -

 2000년대를 풍미한 SNS, 싸이월드가 이번 달 부활할 예정이다. 싸이월드를 인수한 기업 싸이월드Z는 보도를 통해 싸이월드 서비스를 인수하고, 서비스를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모바일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라 전해 대중의 반응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이번 문화에서는 이에 맞춰 우리나라 SNS의 시초격인 싸이월드를 위주로 SNS의 변천사와 그 시절의 추억을 자극할 ‘숨듣명(숨어 듣는 명곡)’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지금부터 약 20년간 쌓인 추억을 함께 만나보자.

[우리와 함께 성장한 ‘SNS’]

▲ 버디버디 로그인 화면 / 출처 : 구글

[90년대생의 친구, ㉥ㅓㄷ1㉥ㅓ㈂i]

 버디버디는 2000년에 서비스를 시작해 2012년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메신저 프로그램이다. 현재는 이용되지 않고 있지만, 전성기 시절에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많이 이용했다고 한다. 단순히 문자를 주고받는 형식의 채팅에서 벗어나, 다양한 ‘채널’이 존재해 그 당시의 사람들은 취미를 인터넷 공간에서 즐겼다. 버디버디는 사라진 지 오래지만, 버디버디 특유의 감성은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대상이다.

▲ 싸이월드 로고 / 출처 : 아이브이디자인

[감성적인 미니홈피, 싸이월드]

 버디버디가 00년대 대한민국 1등 메신저였다면, 싸이월드는 가장 인기 있는 미니홈피였다. 1999년 탄생한 싸이월드는 그들만의 시스템을 만들어 큰 인기를 끌었다. 유료로 구매할 수 있는 화폐인 ‘도토리’, 현재의 맞팔에 해당하는 ‘일촌 맺기’, 무작위로 뽑힌 다른 사람의 미니홈피를 구경할 수 있는 ‘파도타기’까지. 자신의 개성대로 꾸밀 수 있고, 다른 사람과의 교류도 자유로웠던 것이 그들의 성공 요인이다.

[집에 가면 카톡해! 카카오톡]

 버디버디가 서비스를 종료하고, 카카오톡이 그 대를 이었다. 2010년 출시된 카카오톡은 현재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성장했다. 카카오톡은 2018년 기준 한국에서 모바일 메신저 점유율 94.4%를 기록하기도 했다. 카카오톡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송금이나 간단한 게임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거기다 오픈채팅방을 이용하면 연락처를 모르는 사람끼리도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오픈채팅방을 이용하면 순수하게 ‘취미가 맞는 사람’끼리 친구가 될 수 있다. 이로써 카카오톡은 현재 제3의 소통 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 페이스북 로고 / 출처 : 구글

[세계인의 글로벌한 소통, 페이스북]

 2018년 기준 이용률 1위(20.6%), 그 영광의 주인공은 바로 페이스북이다. 2004년에 설립되었지만, 현재까지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재학 중인 학교나 연락처를 등록할 수 있어 이미 아는 사람끼리 팔로우하는 것이 쉽다. 또 ‘친구의 친구’, ‘페이스북 메시지’, ‘페이스북 페이’ 등의 다양한 기능이 있어 이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등의 다른 SNS와는 다르게 긴 글을 공유하기에도 적합한 매체다.

▲ 인스타그램 로고 / 출처 : 구글

[#감성 #인스타그램]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인스타그램’은 2010년 개발되었다. 인스타그램은 해시태그 중심의 소통이 눈에 띄는 SNS다. 자신이 포스팅한 내용을 압축한 #(해시태그)를 이용하면 경제적인 데다가, 더 많은 사람에게 노출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공유되는 사진은 도시적이고 따스한 감성을 가지고 있어, 이러한 분위기를 ‘인스타 감성’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젠 다 같이 듣자! ‘숨듣명’]

 최근 ‘숨듣명’이란 말이 유행하며 과거에 발매되었던 음악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숨듣명은 유튜브 프로그램인 문명특급에서 등장한 신조어로, ‘숨어서 듣는 명곡’의 줄임말이다. 대놓고 듣기는 민망하지만 좋은 노래를 의미하며, 혼자 간직하고 싶은 노래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숨어서 들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한 노래를 말할 때 주로 사용되는데, 그 대상은 2000~2010년대 사이에 인기를 끌었던 노래로 한정된다. 그럼 대표적인 숨듣명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 Mazeltov MV - 제국의아이들 / 출처 : 유튜브 제국의아이들 Official 채널

[Mazeltov – 제국의 아이들]

 첫 번째 ‘숨듣명’은 제국의 아이들의 ‘Mazeltov (마젤토브)’다. 2010년 7월에 발매된 이 노래는 제국의 아이들의 데뷔곡으로, 도입부부터 강렬한 가사와 멜로디가 귀를 사로잡는 것이 큰 특징이다. 낯선 느낌에 호불호가 나뉘긴 하지만, 그를 상쇄할 수 있을 정도로 중독성이 있어 ‘숨듣명’으로 선정되었다. 마젤토브의 가사에는 각국의 ‘girl’이 등장한다. 이 부분과 함께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 7일을 나열하는 부분이 가장 중독성 있는 부분으로 꼽힌다. 노래의 주제와는 상관없이 등장하는 ‘girl’, ‘요일’, 그리고 문법에 맞지 않는 영어가 이 노래의 포인트다. 마젤토브 외에도 제국의 아이들의 노래 중에서 숨듣명으로 인기를 얻는 곡은 ‘바람의 유령’, ‘후유증’ 등이 있다.

▲ 향수뿌리지마MV - 틴탑 / 출처 : 유튜브 틴탑 Official 채널

[향수 뿌리지마 – 틴탑]

 두 번째 숨듣명으로 소개할 곡은 틴탑의 ‘향수 뿌리지마’이다. 2011년에 발매되어 현재는 틴탑의 숨듣명으로 대표되는 곡인데, 그 이유는 바로 가사 때문이다. ‘향수 뿌리지마’는 다소 파격적인 가사를 포함하고 있는데, ‘누나의 향기는 너무 너무나 달콤해’, ‘향수 뿌리지마 이러다 여친한테 들킨단 말야’ 등으로, 당시 노래를 부른 멤버 대다수가 고등학생이었다는 점이 대중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재 MV는 865만 조회 수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댓글 모음 영상도 만들어지며 많은 이에게 즐거움을 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틴탑의 ‘긴 생머리 그녀’, ‘미치겠어’, ‘장난아냐’ 등의 노래가 숨듣명으로 떠오르고 있다.

▲ 삐리빠빠MV - 나르샤 / 출처 : 유튜브 원더케이 채널

[삐리빠빠 – 나르샤]

 세 번째 숨듣명은 나르샤의 ‘삐리빠빠’이다. ‘삐리빠빠’는 2010년에 발매한 노래로, 도입부와 후렴구에 등장하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가사가 이 노래의 가장 큰 포인트다. 오늘날 ‘시대를 앞서간 노래’로 평가받아 숨듣명으로 선정되었는데, 관련 영상이 300만 조회 수를 넘기는 등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렇게 우리의 추억을 살펴보았다. 20여 년간 SNS와 K-POP은 우리와 함께 성장했다. 이제 그들은 우리의 추억이자 하나의 문화로서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뉴트로’, ‘숨듣명’이 유행하는 것은 사람들이 과거를 그리워한다는 방증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렇지만, 오랜 기간 쌓인 추억을 헤아려볼 수는 있다. 오늘은 과거로 산책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추억에는 먼지가 쌓이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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