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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흠뻑 적져신 군산

晩秋(만추) : 群山(군산)을 즐기다

이동규 선임기자
- 13분 걸림 -

가을을 맞아 군산시에서도 시민들과 여행객들을 위한 많은 행사와 이벤트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군산시간여행축제를 비롯해 여러 전시회를 마련했으며 다양한 문화생활을 위해 주말마다 여러가지 흥겨운 공연도 진행했다. 올 가을에는 어떤 행사가 군산을 물들였는지 직접 찾아가 보았다.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박물관

▲ 자수로 만든 골무와 가방이 전시되어 있다. / 촬영 : 방민혜 기자

 근대역사박물관은 군산 시민에게 박물관 내에 전시 공간을 지원하며,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시민 열린 갤러리를 마련했다. 근대역사박물관에서는 지난 9월 14일부터 11월 4일까지 1층 시민 열린 갤러리에서 자수 공예전 ‘바늘각시 마음 짓다’를 개최했다.

 이는 지난 9월 7일까지 개최된 2018 시민 열린 갤러리의 세 번째 전시인 이민호 사진작가의 ‘철길 위의 사람들-경암동 철길마을 사진 전시회’를 이은 네 번째 전시이다. 이번 전시를 진행하는 차수자 작가는 손자수 연구원인 띠빛땀의 연구원장으로, 군산에서 무료 손자수 교육∙다문화가정 및 장애인 봉사·아동청소년 체험 학습장 운영에 앞장서고 있다. ‘바늘각시 마음 짓다’에서는 차수자 작가가 1년 넘게 작업한 작품 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프랑스 자수 기법과 동양 자수 기법을 함께 볼 수 있어서 동양의 아름다움과 서양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더욱 개성있는 자수의 멋을 즐길 수 있었다. 또한, 자수로 표현된 무명 침구류와 광목 커튼, 골무, 인두와 검정 고무신을 통해 소박한 전통 생활소품 을 접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린넨에 자수를 더한 가방 ‘가을 나들이’와 ‘외출’, 자수로 만든 작품 ‘겨울 밤’, ‘인생-청춘’ 등 총 50여 점이 전시된다.

  차수자 작가는 “어릴 적 기억 속에 할머니 바늘 쌈을 기억하며, 조금은 느긋하게 안단테로 살아가는 여유를 가지며 마음 따뜻한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시회를 여는 소감을 전했다. 비록 ‘바늘각시 마음 짓다’는 SNS에서 유행하는 크고 웅장한 전시회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 생활에서 많이 사용되거나 사용됐던 생활용품이 전시되면서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포근함과 안정감을 준다. 요즘 빠르게만 살아가는 현대인들과 시험과 공부에 치여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에게도 잠시 숨을 돌려 이곳을 방문해 차분하게 즐기면 좋을 것 같다.

  늘 새로운 것을 찾고 자극적인 것이 아닌 우리가 있었던 자리인 ‘익숙함’을 찾고 싶다면 ‘바늘각시 마음 짓다’ 전시회를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군산시에서는 어린 아이들부터 고등학생과 대학생 그리고 노인들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서 필자도 한동안 볼 수 없었던 군산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바쁘게만 살아가는 와중에 눈만 돌린다면 한순 돌리며 쉬어 갈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군산에서는 시간이 없어 문화생활을 못 즐긴다는 핑계, 돈이 없어 즐기기 힘들다는 핑계는 모두 변명에 불과하다. 시험기간에 지친 학우들이 이젠 한숨 돌리며 군산을 즐겼으면 좋겠다.

▲ 가을, 군산에 물들다(두 번째 이야기)- 공연일정이 적혀있다. / 촬영 : 이동규 기자

군산근대역사문화 상설공연

이번에 소개 할 행사는 지난 9월부터 주말마다 계속해서 했던 이벤트이다. 본 행사명은 「2018 군산근대역사문화상설공연 별별마당-마당상설 ‘가을, 군산에 물들다.’」이며 9월과 10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진행하는 장기 공연행사이다.

  이 행사는 지역의 역사 문화적 소재를 바탕으로 공연 관광자원을 구축하고 군산시민들의 활력제고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전라북도’와 ‘군산시’가 주최하고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하는 행사이다. 공연장소로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과 은파 호수공원의 물빛무대 그리고 수송공원이다.

  본 행사는 지난 9월 1일 수송공원에서 예진예술원 (아름다운 조우)의 공연으로 그 시작을 알렸고 그 이후로 ▲문화예술교육협동조합 아토- 별주부의 군산여행 ▲서커스리쑨- 서커스J.U.M.P ▲토요음악회- 군산민과 함께하는 클래식과 대중음악 공연 ▲군산시민오케스트라- 야외에서 듣는 클래식 ▲라스트 포원- LA SHOW ▲타악공화국 흙소리- 전통연희 한마당 ▲아리울 빅밴드- 근대역사문화가 함께하는 빅밴드 향연 ▲(사)타악연희원 아퀴- 2018타打-다DA, 마지막으로 ▲문화포럼나니레- 퓨전해학창극 ‘춘향이몽’의 공연이 펼쳐졌다.

  필자는 지난 달 13일 토요일에 근대역사박물관과 은파호수공원에서 하는 상설공연을 다녀왔다. 근대역사 박물관 일대는 진포해양테마공원 등등 공연 말고도 즐기고 볼거리가 많았다. 특히 상설공연장 주변에 들어 섰을 때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파는 먹거리들이 즐비하게 늘어섰고, 군산시민들이 만든 수제 목걸이나 악세사리 등등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 했다.

  공연도 생각보다 기대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 날은 (사)타악연희원 아퀴의 2018타打-다DA라는 공연을 했는데 타악기를 이용해 리듬감 있는 소리를 내어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우리나라 전통악기들 뿐만 아니라 서양의 타악기 그리고 냄비와 플라스틱 통, 양철통을 활용해서도 공연을 펼치는 기발함을 보여주었다. 더더욱 좋았던 것은 그냥 보여주기식 공연이 아닌 관객들과 놀러온 듯한 퍼포먼스를 보여주 었고 함께 참여하는 공연을 펼쳤다. 돈을 내고 보는 콘서트나 공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타 공연에 뒤처지지 않을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각종 상품들도 많아서 흥겨운 공연도 보고 선물도 받아가는 1석 2조의 이벤트였다.

▲아퀴의 난타 공연, 사진을 찍으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촬영 : 이동규 기자

  앞서 보았던 난타공연 덕에 한껏 기대를 하고 저녁을 먹은 뒤 은파호수공원에도 가보았다. 그곳에서는 토요음악회-군산시민과 함께하는 클래식과 대중음악 공연을 하고 있었고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감미로운 음악소리를 감상하고 있었다.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었는데 1부에서는 클래시컬 군산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클래식음악을 들려주었다. 소프라노 정자영 선생님의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곡을 시작으로 비올라를 연주하는 스키바테 티아냐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 그리고 바이올린과 비올라, 플루트, 첼로의 합동 연주 등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곡을 주로 연주해 관객들의 귀를 달콤하게 했다. 오후에는 흥겨운 리듬을 타며 음악에 몸을 맡기는 공연이었다면 이번에는 차분하고 조용하게 음악에 취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느 것 이 ‘좋다’가 아닌 두 공연 다 서로의 ‘매력’이 있는 공연 이었다.

  2부에서는 아름다운 노래라는 주제를 가지고 FM Friday Music4u Members가 와서 노래를 불렀다. 오은미 선생님의 ‘가을의 편지’라는 곡을 시작으로 FM여성 보컬들의 ‘가을이 오면’과 조찬백의 ‘Till’ 등을 불렀다. 다들 프로가수가 아닌 금요일마다 모여 노래를 부르는 모임이었는데 일반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보여주었다. 공연도중 마이크가 나오지 않는 헤프닝도 발생해 잠깐 모두를 당황시켰지만 무대 위의 가수들은 침착하게 공연을 이어나갔다. 또한 관객들이 앙코르를 요청하여 원래 예정된 공연시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준비한 노래보다 더 불러주는 무대매너까지 보여주었다.

▲ 토요음악회의 클래식 공연,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 촬영 : 이동규 기자

 이 행사장에는 강임준 군산시장과 강석종 Music4u 회장도 자리했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관객들 사이에 섞여 같이 공연을 관람하며 군산시민들과 친화력 있게 녹아드는 모습을 보였다. 강석종 Music4u회장은 “가을은 매번 찾아오지만 이번가을은 우리 삶에서 다시는 느낄 수 없는 시간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오셔서 올 가을 한 자락에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담아가시기 바란다.”며 초대의 말을 전했다. 한편 진행자인 이해숙 선생님은 “요즘 군산이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많이 힘든 분들이 많다. 이렇게 힘든 때일수록 이런 문화공연이나 문학적으로 긍정적인 기운을 받아가셨으면 한다.”고 언급하며 “오늘 하루만큼은 걱정거리 다 내려놓고 즐기셨으면 좋겠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하루 동안 비록 취재를 위해 간 자리였지만 공연을 볼 때 만큼은 할 일을 잊을 정도로 넋을 놓고 관람 했던 것 같다. 9월부터 계속 해온 행사였지만 다른 공연을 관람하러 가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될 정도로 좋았다. 군산시에서는 많은 축제와 이벤트를 만들어 군산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군산시민들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는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많아져서 군산시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졌으면 좋겠고 경제적으로도 더더욱 성장하는 군산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위에서 소개한 행사뿐만 아니라 군산에서는 꾸준히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전라북도 문화 관광재단 공식 홈페이지(http://www.jbct.or.kr/)에서는 군산을 포함한 전라북도 지역에서 진행되는 각종 공연과 행사에 대한 정보 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또한, 군산시 공식 블로그(https:// blog.naver.com/gunsanpr)에서는 군산 시민들에게 다양 한 행사를 접할 수 있도록 크고 작은 전시회와 공연 등에 관한 정보를 꾸준히 게시하고 있다. 앞으로도 군산에는 수많은 공연과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혼자서 혹은 누군가와 함께 일상을 탈피해 문화생활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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