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헬기추락사고, 구조현황과 문제점
찾지 못한 실종자, 도서 지역의 열악한 구조 환경
지난 13일 전남 신안군 가거도 앞 해상에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 소속 헬기(B-511)가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한 명의 사상자가 나왔고 세 명은 실종상태이다.
이 헬기는 맹장염에 걸린 섬마을 7살 소녀를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짙은 안개를 뚫고 출동하다 추락한 것으로 헬기에는 최승호(52) 경위와 백동흠(46) 경위가 조종대를 잡았고 응급구조사 장용훈(29) 순경과 정비사 박근수(29) 경장이 함께 탔다. 헬기가 흑산면 가거도 남쪽 5.5km 해상에서 추락 후 박 경장이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3명의 대원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진전이 없는 수색현황이 작년의 세월호 사고처럼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어 국민들에게 더욱 큰 안타까움을 가져오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사고를 통해 여러 가지 문제들이 일어나고 발견하게 되었다.
■수색인력
현재 수색인력으로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는 해경 함정 16척을 비롯해 해군과 민간어선, 관공선 등 35척을 동원해 해상 수색을 하고, 항공기 7대도 기상 여건에 따라 유동적으로 항공 순찰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국립해양조사선의 바다로 1호(695t)가 방파제 인근 해상에서 멀티빔과 사이드스캔 소나를 이용해 수중 수색을 하고 있으며, 해경 중앙특수구조단 잠수사 10여 명이 동체 발견 시 투입을 위해 현장 대기 중이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온누리호(1천422t)도 거제항을 출항해 현장에 도착 후 방파제 인근에 대한 수중탐색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실종자를 발견하진 못했지만 현장에서는 헬기 꼬리 부분으로 추정되는 기체 일부를 비롯해 구명벌, 장갑 등 45종, 58점의 부유 물품이 인양됐다.
■시급한 항공법 개정
추락한 해경 헬기에 블랙박스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항공법상 최대중량 3180㎏ 이상의 민간 헬기에는 블랙박스를 장착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군·경헬기에는 예외적으로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항공법상 군·경헬기 블랙박스 장착 의무조항은 2017년부터 적용토록 돼 있어 블랙박스가 없어도 위법은 아니다. 그래서 헬기 동체 등을 인양해도 추락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블랙박스 장착을 시급하게 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없을 것이고 다시 똑같은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는 것이다.
■도서 지역의 열악한 응급구조시스템
계속되는 수색작업으로 투입된 헬기가 많아 앞의 도서 지역의 위급한 환자들이 제때 조치를 받지 못할 우려가 있다.
16일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소속 항공단 내 목포항공대의 경우 3대의 헬기를 구조·구급 등 상황에 투입해왔지만 최근 사고기(B-511)뿐만 아니라 B-512 헬기도 지난 9일부터 정비에 들어가면서 1대의 헬기만 운영하는 실정이다. 비상 상황에 운영할 수 있는 헬기가 1대밖에 없다 보니 사고 헬기 수색 지원 활동도 벌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근무 인원도 서해해경안전본부 관할 지역 중 목포에만 3명뿐인 응급 구조사 중 1명이 사고를 당하면서 2명이 비상 상황에 맞춰 움직이는 등 근무 강도가 훨씬 더 열악해진 상황이다.
여수항공대도 비슷한 상황이다. 보유하고 있는 고정익 항공기 2대와 헬기 2대 중 사고 해역의 수색 활동에 2대가 투입되었고 남은 헬기 1대가 정비에 들어갔다. 여기에 동체에 날개가 달린 고정익 항공기의 경우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가 확보돼야 운행이 가능한 점 때문에 도서 지역 응급 환자 이송에는 부적절하다. 사실상 여수항공대 관할 도서 지역의 긴급 응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투입할 헬기가 없다.
■보상 및 대책 마련
전라남도는 신안 가거도 헬기 추락사고와 관련한 도 차원의 수습 지원 및 섬 지역 응급의료 체계 개선책을 추진하는 것을 비롯해 도내 모든 시설물의 안전점검 실태를 실명으로 관리하는 안전대진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 회의를 통해 헬기 인양과 실종자 수색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 지원, 헬기 잔해와 유류품 수색활동에 필요한 어선 지원, 실종자 가족들의 심리·물리치료 지원 등 가족 불편 사항 해소를 위한 도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리고 가거도를 비롯한 닥터헬기 이착륙장 8곳을 올해 안에 완공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사고를 계기로 사고를 계기로 ▲오지·도서 지역의 응급 의료체계 개선 ▲항공기 운행 취약 시설물의 보수·보강 ▲섬 관광객과 섬사람 안전성 확보 등을 위한 각종 업무 분야별 안전대책을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헬기 추락사고의 희생자들에게 특진과 훈장을 추서하고 국가유공자 등록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채진령 기자
01023401979@kunsan.ac.kr
*참고
「가거도 헬기추락 5일째…실종자·동체 발견 '답보'」,『연합뉴스』, 2015년.03월.17일
「안전특위 "가거도 추락헬기 기종 블랙박스 설치 시급"」,『the300』, 2015년.03월.17일
「구조헬기 부족 … 응급상황 골든타임 놓칠 우려」,『광주일보』, 2015년.03월.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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