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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수수료, 일부만의 부담으로 남아 있어

생색내기용이 아닌 현실적 해결 필요해

배단경 기자
- 5분 걸림 -

최근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으로 대한민국이 들끓고 있다.
카드 수수료, 은행 수수료, 백화점 수수료 등 높은 수수료 문제가 계속 제기되어 왔지만 이번처럼 불만이 여러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긴 처음이다. 이 현상은 금융권 탐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구호와 함께 진행된 시위와 함께 나타났다.
이번 수수료 논쟁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카드 수수료와 은행 수수료이다. 카드 수수료는 결제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으로 논란의 중심은 결제 시 수수료를 누가 부담하느냐의 문제이다. 대부분의 다른 결제 수수료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반면에 신용카드 결제 시 발생하는 수수료는 가맹점에서 전부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카드결제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제수수료가 전적으로 가맹점에 부가됨으로써 가맹점의 부담이 커졌다.
음식업중앙회에서 백화점이나 할인점의 수수료에 반해 음식업은 더 높은 비율로 수수료를 내야 하는 구조는 모순이라는 의견을 제시해 종별 차별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이에 카드사는 “대형가맹점과 영세가맹점의 수수료율 차이는 규모의 경제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와 대손비용, 카드사 이익에 대한 기여도 등에 따라 달라진 것일 뿐이다”며 수수료율의 차이가 협상력 때문이 아니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고액 금융자산을 유치한 VIP들에게는 수수료를 면제해 주거나 깎아주는 예외 사례도 있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은행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은행에서는 인출·타행 송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고객들에게 수수료를 부가하고 있다. 적게는 500원에서 많게는 1,200원에 이르는 수수료에 대해 시민들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받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마다 다른 수수료가 부가되는 이류를 모르겠다.”, “내가 맡긴 돈 중 일부를 찾는 것일 뿐인데도 영업시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높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은행에서 수수료로 남긴 이익이 연간 7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이 고객에게 부가하는 수수료의 3분의 1만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쓰이는 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다. 예를 들어 1만원의 수수료를 받았으면, 3,270원만이 처리비용으로 들고 6,730원을 이익으로 남기는 셈이다.
과도한 수수료 수익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 여론이 크게 형성됨에 따라 은행은 금융당국에게 은행 수수료를 개선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는 카드사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아 정부와 정치권의 견제를 받고 있다.
카드사와 은행들은 이 같은 상황에 떠밀려 일부 수수료를 인하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국내 은행들은 이르면 11월부터 창구와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의 인출 송금 수수료를 절반 정도 낮출 것으로 보인다. 또한,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대학생, 차상위계층이 ATM기기나 창구를 통해 인출?송금서비스를 이용할 때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카드 수수료도 사회적 취약 계층에 대한 배려로 일부 은행에서는 이들에 대한 수수료를 깎아주겠다고 나서고 있다.
하지만 그 대상이 제한돼 있고 수수료 부담 그 자체에 대한 문제 해결은 제시되지 않아 생색내기용 대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듯하다. 수수료 인하에 대한 갈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확산되는 가운데 논란 잠재우기식의 해결이 아닌 진정으로 국민을 고려하고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현실화되길 기대한다. 
 

배단경 기자

bdgmicky@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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