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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내 건의함, 의미 없이 덩그러니

순기능 잃은 채 방치. 관리는 누가하나

송우석 기자
- 5분 걸림 -
▲ 교내에 설치되어 있는 건의함 / 촬영 : 임은지 기자

 

 우리 대학 내 각 건물에는 건의함이 곳곳에서 보이곤 한다. 이는 보통 교내 기관이나 동아리와 같은 모임실 앞에 있는데, 더욱더 유동적인 활동과 학우와의 소통을 위한 명목하에 설치된다. 우리 대학 언론사의 경우에도 학우들의 사연 및 소식의 수용을 확장하고자 사연함을 이전에 설치했다. 한데 이 건의함의 존재가치인 ‘소통확장’이라는 기능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여러 학우에게서 나오고 있다. 심지어 건의함의 존재 여부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학우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건물 내의 건의함은 누가 관리하고 있고, 방치된 건의함을 다시 살릴 방안은 없을까?

 건의함의 관리현황에 대해 알아보고자 먼저 우리 대학의 학생지원과에 연락을 취해봤다. 학생지원과에 따르면 “각 건물 내의 건의함의 존재 여부는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지는 못했었다. 그 이유는 건물 내외의 건의함, 게시판 등의 시설들은 우리가 직접 개입해 관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건의함의 필요성을 느낀 학우들이 설치한 것이기에 학우들이 직접 관리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라는 답변을 해주셨다.

 그렇다면 방치된 채 놓여있는 건의함을 살릴 방안은 없을까? 건의함에 대한 인식과 문제의 해결방안을 들어보고자 한 학우에게 인터뷰를 시도해봤다. 김한빈(미디어 문화학. 18) 학우는 “사실 건의함의 존재 여부는 알고 있지 못했다. 대학 생활을 바쁘게 지내다 보니 건의사항이 있을 때 즉각적으로 말하거나 메신저를 이용하는 편이다. 사실 이전부터 존재 여부를 알고 있었다 할지라도 시간을 내면서까지 이용할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라는 답변과 동시에, “기존 건의함을 살릴 방안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본다. 메신저와 같은 편리한 방안이 있는데. 굳이 건의함을 이용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연락처가 없다거나, 직접적인 의사표출에 부담을 가질 경우에는 건의함을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경우 건의 이전에 포기하는 학우들이 더 많지 않을까. 그렇기에 사실상 건의함을 없애고 다른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 한다.”라는 우려와 방안을 제시했다.

 건의함의 관리 문제는 대학 내에서 크나큰 문젯거리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단지 미관상의 문제로만 여겨질 수도 있고, 문제로 여기는 눈초리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학우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설치된 건의함을 우리가 제대로 이용하지 않고, 관리도 하지 않은 채 방치하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영원히 잊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SNS와 같은 여러 경로를 통해 간편하게 의사표출을 할 수 있는 시대에서 이러한 건의함의 기능이 자연스레 축소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를 당연히 여기고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런 문제를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건의함을 없애고 다른 방식을 채택할 것인지, 혹은 건의함의 이용도모를 위한 홍보와 같은 현실적인 결단을 말이다. 그렇기에 건의함을 설치한 교내 기관과 자율적 소모임은 이에 관심을 가지고, 결단을 내릴 필요성을 느껴야 한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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