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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대학생 신용 유의자, 그 대책은?

등록금 부담 줄이기 위한 학자금 대출이 오히려 악영향

정은해 선임기자
- 5분 걸림 -

신용 유의자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나와 가까이 있는 대학생 신분의 친구, 혹은 바로 내가 신용 유의자 등급을 받는 세상이 됐다. 물가와 대학 등록금은 오르지만 대학생의 주요 수입원인 아르바이트비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대학생의 한 달 생활비는 방값과 식비 등을 포함하여 평균 60만 원 정도이다. 이는 대학생이 한 달 동안 버는 아르바이트비와 비슷하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버는 돈이 거의 생활비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등록금 납부는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선택한다. 하지만 이를 갚지 못한 학생들은 취업을 하기도 전에 신용 유의자(옛 신용 불량자)가 된다.

   
▲ 출처_한겨레
신용 유의자로 등록되는 경우는 상당히 광범위한데, 학자금 대출의 경우는 원금이나 이자를 여섯 달 이상 연체하면 신용 유의자로 등록된다. 신용 유의자로 등록되면 신용카드 발급 등 각종 금융 거래가 제한되고 취업할 때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대학생 신용 유의자 수는 지난 2006년 1만 8천여 명에서 지난해 말 11만여 명이 돼 5년 사이에 약 6배 가량 뛰었다. 학자금 대출 연체자는 정부 보증 학자금 대출 제도가 생긴 2005년부터 해마다 만 명 안팎으로 늘다가 지난해에는 약 5만 명 가까이 늘었다. 따라서 연체율도 2005년 2%에서 지난해에는 6%까지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한국장학재단은 학자금 상환 기간이 지난해부터 집중적으로 시작된 데 비해 취업을 못한 학생들은 지속적으로 늘면서 연체자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09년 2학기부터 한국장학재단이 재단채를 발행해 학자금을 직접 대출하기 시작하자 정부 보증 대출이 아니라며 신용 불량 등록을 유예해 주지 않았다. 때문에 학자금 대출 제도가 오히려 신용 유의자를 양산한다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다. 이에 따라 한국장학재단은 이러한 학생들을 위해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자가 원금이나 이자를 6개월 이상 연체해도 신용 유의자로 등록하지 않고 최대 2년까지 유예해 준다고 밝혔다. 원래는 대출 연체 기간이 6개월이 넘으면 은행연합회에 연체 정보가 등재돼 신용 유의자가 되고 모든 금융기관에 관련 사실이 통보되고 있으나, 앞으로 대학 재학 중이거나 졸업 후 2년 이내인 경우 당사자가 재단에 신청하면 소속 대학의 확인을 거쳐 유예 조치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제도를 도입할 경우 신용 유의자로 이미 등록됐거나 등록 위기에 처한 7천여 명에서 최대 8천여 명의 학생들을 구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 출처_국제신문
학자금 대출은 정부 보증, 일반 상환, 취업 후 상환(ICL) 총 3가지로 정부 보증은 재단 출범 이후 2009년 2학기부터 신규 대출이 없고, ICL은 취업 후 갚으면 돼 각각 연체가 발생하지 않는다. 정부는 “소득이 발생하기 전까지원리금 상환이 유예되기 때문에 앞으로 대학생 신용 유의자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ICL 이자는 대출받은 시점부터 계속 쌓이는 복리이기 때문에 나중에는 엄청난 ‘이자 폭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신용 유의자 수는 낮아질 수 있지만 이 때문에 앞으로 상환받지 못하는 대출액은 더 늘어날 우려가 있다. 대출을 해 준 정부가 원금과 이자를 받지 못 할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학자금 대출이 학생들뿐만 아니라 정부에게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정은해 기자

for_truth@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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