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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문화유산 속 인문학 창고 ‘정담(情談)’

먹방이와 함께 다시 태어난 군산 세관 창고

노신영 선임기자
- 12분 걸림 -

 근대역사박물관, 초원사진관, 철길마을 등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군산의 관광 코스가 있다. 그리고 이성당, 지린성, 째보식당 등 군산을 대표하는 맛집도 존재한다. 이들은 모두 군산을 홍보하는 간판의 역할을 하고 있다. 거주민과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긴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이미 섭렵하여 새로운 무언가를 원하고 있다면 이 글을 주목해야 한다.

 

인문학 창고 정담(情談)

▲ 인문학 창고 정담 / 촬영 : 노신영 기자

 군산의 관광지가 변하고 있다. ‘군산’하면 떠오르는 관광 코스나 맛집도 아닌 새로운 관광지가 이곳에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인문학 창고 ‘정담(情談)’이다. 군산에는 물품 보관용으로 쓰이던 군산세관창고가 있었다. 이 창고를 지난해, 우리 대학 인문산학협력센터와 LINC+ 사업단이 군산문화협동조합 로컬아이와 함께 위탁운영 받아 인문학 창고 ‘정담(情談)’으로 단장한 것이다. 이는 역사적 공간을 개방해 지역 문화관광에 이바지하고 동시에 세관창고가 시민의 공간으로 변화하길 기대되고 있다. 이곳에서 우리 대학은 인문산학협력센터의 추진 하에 ‘인문학 창고 정담(情談)52’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지역연계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문학이란 인문학 인간과 인간의 근원문제,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 영화, 음악뿐 아니라 가상현실과 인공지능 등 일상의 문화를 인문학적 시선에서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종합 문화콘텐츠 강연이다.

▲ 인문학 창고 정담 개관식 / 출처 : 군산 국제뉴스

 지난 1월에는 생황이라는 한국 전통악기를 활용한 콘서트 ‘환생’의 작은 연주회를 시작으로 ▲김용택 시인의 ‘시와 문화’ ▲홍정표 교수의 ‘디자인과 인생’ 등 4개의 강연이 진행되었다. 이어 2월에는 역사, 영화분야의 강연이 이뤄졌다. 3월에는 ▲이현주, 정혜연 교수의 국립군산대학교 음악과 ‘듀오의 밤’ ▲곽장근 교수의 ‘백두대간 속 전북가야 첨단과학이다’ ▲김병옥 교수의 ‘월명(月明)문화의 상징가치’ ▲문정희 시인/수필가의 ‘문학은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로 총 4개의 교육프로그램이 계획되어 있다. 만약 군산에서 특별한 인문학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이 강좌를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수강료는 무료이며, 군산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우리 대학 인문산학협력센터 홈페이지 혹은 유선전화(☎469-4290)로 문의나 신청을 하면 된다. 강좌의 인기가 높아 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서두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이곳에서는 인문학 창고 정담(情談)52프로그램 이외에도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일반시민, 운영주체, 전문가가 참여하는 시민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문화예술 공연을 심사하고 유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앞으로 이 인문학 창고 정담은 인문학 강좌로 시작해 공연, 체험, 전시 등 다용도로 시민의 문화생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다.

▲ '인문학 창고 정담(情談)52' 강연 현장 / 제공 : cafe먹방이와 친구들

일자

분야

강연명

3/7 (19시~)

작은 음악회

국립군산대학교 음악과 “듀오의 밤”

3/14 (19시~)

역사

백두대간 속 전북가야

첨단과학이다

3/21 (19시~)

디자인문화

월명(月明)문화의 상징가치

3/28 (19시~)

문학

문학은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cafe먹방이와 친구들

▲ cafe먹방이와 친구들 내부 / 출처 : 전라북도 공식 블로그

 ‘정담’만의 매력 중, 사람들의 이목을 더욱 집중시키는 사실이 있다. 바로 ‘cafe먹방이와 친구들’이 함께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먹방이와 친구들은 각 나라를 상징하는 다섯 동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이 캐릭터는 군산의 역사성을 담아냄과 동시에, 전국 최초로 시민의 주도하에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는 1900년대, 군산에 거주하던 다양한 민족들을 이미지화해 아픈 과거를 잊지 않음과 동시에 동북아 평화중심도시로 나아가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먹방이와 친구들은 현재 군산을 대표하는 지역캐릭터로,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며 군산을 홍보하고 있다.

▲ 손님을 반겨주는 거대 먹방이 / 촬영 : 노신영 기자

먹방이와 친구들은 ▲근대투어순환버스 ▲해양사고 예방 캠페인 ▲시간여행 축제 프리마켓 운영 등 군산에서 진행된 다양한 문화체험활동에 참여했다. 그에 따라 군산 시민과 관광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으며 현재에도 활발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 cafe먹방이와 친구들’은 우리 대학 산학협력단과 함께하게 된 군산문화협동조합 로컬아이가 지난해 12월 27일, cafe먹방이와 친구들을 정식 개관했다. 이 카페는 지역 농가 및 소상공인들과 함께하는 지역중심의 캐릭터 카페로, 군산 지역과 관련된 음식이나 물품을 개발부터 판매까지 하고 있다. 로컬아이 박형철 이사장은 “군산의 부정적인 근대 기억들을 잠재우고, 캐릭터를 통해 군산의 강점인 자주적 개항과 다문화의 도시 그리고 맛의 도시라는 강점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에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우리 대학 인문산학협력단이 많은 도움을 제공해준 덕에 긍정적인 결과를 낳은 것 같다. 인문산학협력단은 ‘먹방이와 친구들’에게 든든한 파트너이자 동업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간의 노고와 함께 우리 대학 인문산학협력단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 '먹방이와 친구들' 기념품 / 촬영 : 노신영 기자

 군산세관과 함께 새롭게 태어난 cafe먹방이와 친구들은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근처이며, 정확히는 현 군산세관 맞은편에 있다. 카페 입구에는 먹방이와 친구들 판넬이 나란히 서 있어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카페를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대형 먹방이와 찬찬히 내부를 둘러보다 보면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카페 내부는 2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한쪽에 서재가 마련되어 있어 독서를 즐기기에도 좋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필자는 ‘먹방이 집무실’이 인상 깊었다. 이곳에서는 먹방이 탈을 직접 쓰고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다. 집무실 맞은편에는 캐릭터 ‘먹방이와 친구들’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물품이 배치되어 있다. 귀여운 디자인은 물론이거니와, 머그컵이나 손거울부터 핸드폰 거치대, 파일 집 등 일상생활 속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 삽살이,시바이,먹방이 먹빵 / 촬영 : 노신영

먹방이 카페가 지니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먹방이 디저트이다. 마카롱이나 쿠키부터 타르트, 케이크 팝, 만주 등 모든 디저트가 먹방이와 친구들 캐릭터 얼굴 모양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단팥과 팥&크림치즈 두 종류로 판매되고 있는 일명 먹‘빵’은 독보적인 비주얼과 맛을 자랑하며, cafe먹방이와 친구들의 대표 디저트로 떠오르고 있다. cafe먹방이와 친구들은 현재 우리 지역 이색카페로 손꼽히며 군산을 알리고 있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앞서 언급한 ‘인문학 창고 정담(情談)52’ 프로그램의 강연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고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니 한 번쯤 방문하면 좋을 것이다.

 

 필자는 이번에 기사를 기획하면서 우리 대학 학우들이 교내에서 주관하는 ‘인문학 창고 정담(情談)52’같은 외부 프로그램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다. 교내 게시판에 안내 포스터를 붙여놓아도 특정 학우들만이 관심 있게 바라볼 뿐, 큰 참여는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는 이유는 학우들이 교내를 벗어난 군산 ‘지역’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대학은 매번 꾸준히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기 때문에 학우들에게는 더없이 유익한 기회일 것이다. 하지만 교내를 벗어나면 한발 물러서 망설이는 학우들의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한다. 필자를 포함하여 4년간 군산에서 대학 생활을 보내게 될 우리 대학 학우들. 필자는 이들도 어엿한 군산의 시민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제 우리 대학 학우들도 군산의 시민으로서 지역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겨봤으면 한다. 또 이번에 인문산학협력단과 함께 재탄생한 먹방이와 친구들 역시 기회가 된다면, 우리 대학 행사에 참석하여 학우들과 뜻깊은 경험을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군산의 역사에 자리 잡은 인문학 창고 정담. 이들의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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