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대학생활이란 무엇인가
신년하례를 양력 음력으로 두 번 지내고 3.1절 유관순 누나의 독립만세운동에 대한 기억을 지나 드디어 개강이다. 매년 3월이면 캠퍼스와 대학가는 그야말로 생기 있는 신입생들로 북적인다. 호기심과 두려움이 반반인 신입생의 시선으로 3월의 대학을 둘러보자. 대학생활에 대한 꿈에 부푼 신입생의 옷차림은 이미 봄이나 3월의 강의실은 한겨울처럼 춥다. 학교식당은 매체에 소개된 유명 맛집이나 되는 것처럼 기다리는 줄이 길다.
행복한 대학생활이란 무엇인가? 사회과학에서 행복은 주관적 안녕, 삶의 만족도, 삶의 질 등의 개념적 용어를 사용한다. 주관적인 안녕이나 삶의 만족도가 개인의 삶에 대한 감정과 판단이라면, 삶의 질은 다양한 영역의 객관적, 주관적인 기준에 의하여 판단한다. OECD의 행복지수(The Better Life Index)는 주거, 소득, 고용, 공동체, 교육, 환경, 시민참여, 건강, 삶의 만족도, 안전, 일과 생활의 균형 등 11개 항목으로 구성된 삶의 질을 측정하고 있다. OECD(2012)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36개국 중 24위에 해당하며, 안전과 교육에서 높은 평가를, 소득과 공동체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OECD의 행복지수를 활용하여 학생의 입장에서 행복한 대학생활을 생각해본다.
최근 전월세의 폭등으로 대학생의 주거복지가 이슈가 되고 있다. 대체로 우리대학의 학생들은 군산 인근의 전북지역과 서해안 지역 출신으로 구성되어 통학하는 학생들이 많다. 하나 신입생들의 경우 독립과 자유의 욕구가 강해 집을 떠나 독립적인 주거를 원한다. 기숙사는 신입생에게 우호적이지만 원하는 학생들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제한적이다. 소득과 고용, 즉 경제적인 영역에서 학비를 지원하는 우리대학의 장학금제도는 전국에서 최상위권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임금은 열정에 비해 매우 낮다. 교육 영역에서 우리대학은 최근 산학협력을 선도하는 매우 우수한 LINC사업단을 운영하고 교육의 질 개념을 도입한 교육개혁이 진행 중이다. 환경과 건강 영역은 산, 바다, 호수 등 지역과 대학의 자연친화적 환경과 건강보험제도 덕분에 양호한 편이다.
한편 학생참여, 공동체, 안전, 일과 생활의 균형, 삶의 만족도와 관련해서는 많은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자치기구장 선거의 60%를 넘는 투표율을 보면 양호한 편이나 일상적인 대학생활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가 활발한지 의문이다. 대학 및 학생자치기구가 주관하는 프로그램 참여율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학생참여가 활발할 때 공동체의식과 전공 관련학회와 동아리 등의 실질적인 공동체가 살아 움직일 것이다. 개인의 정체성은 깊은 밤 홀로 세우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연대를 통해 인정받고 확산되기에 공동체는 중요하다. 안전과 관련하여 캠퍼스 폴리스가 운영되고 있지만, 사회적 위험과 불안이 높은 최근의 사건사고를 고려할 때 안전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생활의 균형과 삶의 만족도는 우리대학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문제이다. 한국사회는 피로한 사회이며 행복하지 않다고 한다. 청년들이 대학을 진학하는 이유는 위에서 거론한 여러 영역을 포괄하는, 소득이 보장되는 직업을 가지고 사회적 지위를 얻어 인정받으며 인간으로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행복이나 가치실현은 죽을 때에 마침내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습관적으로 연습을 통해 만드는 것이다. 학생과 교수는 수업과 일상에서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의미와 재미를 만들어내고 대학당국과 학생자치기구는 이를 위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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