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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내 모든 곳이 금연구역? 흡연구역은 어디?

서로 간 갈등 풀도록 대책 세워야

이동규 선임기자
- 7분 걸림 -
공과대학의 금연구역안내 표시 / 촬영 : 이동규 기자

화창했던 봄 날씨가 지나 이제 답답하고 더운 여름이 왔다. 그러나 우리의 답답함이 마냥 여름 날씨 때문은 아닌 것 같다. 바로 담배 냄새 때문이다. 사실 담배에 관한 갈등은 사회적으로 오래 전부터 문제가 되어왔다. 흡연구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거나 길을 거닐며 담배를 피우는 행동은 주변 사람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을 만큼 매너가 없는 행동이다. 이는 우리 대학에서도 많이 일어나고 있는 일이며 이로 인해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해양과학대학의 흡연구역 재떨이가 설치되어 있다. / 촬영 : 이동규 기자

필자도 최근 공과대학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건물과 건물 사이를 이어주는 통로에서 담배냄새가 심하게 나 불쾌했던 기억이 있었다. 당시 그곳엔 금연구역이라고 표시하는 종이가 붙어있었다. 실제로 여러 학우들이 흡연 구역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 하고 있었다. 비 흡연자인 한 학우(해양생물공학·15)는 “교내에서 길을 거닐다 보면 걸으면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종종 본다.”면서 “비흡연자를 배려하지 않는 것 같다. 흡연구역을 잘 지켜줬으면 한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학우는 “최근 들어 금연구역이 잘 지켜지고 있는 듯 하지만 흡연구역의 경계가 모호한 것 같다”며 “재떨이를 확실하게 설치하여 흡연구역을 제대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실제 각 단과대별로 흡연구역이 얼마나 잘 조성되어 있는지 직접 확인을 해 보았다. 해양과학대학과 사회과학대학 흡연구역은 재떨이가 설치돼 비교적 관리가 잘 되어 있었으나 그렇지 못한 단과대학들도 많았다.

특히 자연과학대학은 흡연구역에 깨진 화분을 재떨이로 사용하고 있었고 흡연구역이라고 명시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다. 또한 인문대학 학생들이 담배를 주로 피우는 곳에선 재떨이가 없어 담배꽁초를 처리하는데 문제가 있었고 마찬가지로 흡연구역이라고 명시가 되어있지 않았다. 공과대학 흡연구역에는 자전거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고 주변쓰레기들도 치우지 않아 관리가 안 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단과대별 담배 피우는 공간이 건물주변 등나무 그늘 밑 벤치라는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등나무아래 벤치는 여름에 더위를 피해 학우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인데 이곳을 흡연구역으로 조성해 놓으면 담배를 피우지 않는 학우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연과학대학의 흡연장. 화분을 재떨이로 활용하고 있다. / 촬영 : 이동규 기자

평소 담배를 피우는 익명의 한 학우(화학·15)는 “평소엔 흡연구역을 많이 이용하는 편인데 시간이 없을 때 급하게 건물 입구에서 흡연을 할 때도 있다.”고 말하며 또 “흡연구역이 제대로 조성되어 있지 않는 경우도 간혹 있어서 외진 곳을 찾아서 흡연을 할 때도 있다.”고 했다. 이처럼 흡연구역을 명확히 해서 서로의 갈등을 줄이고 싶다는 입장이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입장이 이러해 교내 금연구역을 관리하는 기관인 총무과와 연락해 간단히 인터뷰를 했다.

Q. 우리학교내 흡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까?

A. 현재 교내 모든 지역은 금연구역으로 지정이 되어있습니다. 건물 안이든 밖이든 학교 내에서는 담배를 피우면 안됩니다. 단과대 마다 흡연구역을 조성해서 흡연을 하고는 있는데 그것도 원래 하면 안되는 일입니다.

 

Q. 총무과에서는 흡연문제에 대한 대책이 있습니까?

A. 애초에 학교 전제가 금연구역으로 지정이 되어버려서 흡연구역을 따로 만들거나 할 수는 없습니다. 대학생들 흡연을 규제하는 건 저희로서도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교내 흡연구역을 공식적으로 지정할 수 없기에 대책은 아직 없습니다.

 

인문대학의 흡연구역, 재떨이가 없어 담배꽁초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 / 촬영 : 이동규 기자

총무과와 인터뷰를 한 결과 교내전체는 금연구역이며 흡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은 공식적으로 없다고 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모든 곳이 금연구역이라고 해서 흡연자들을 마냥 금연하도록 강요할 수 없는 노릇이다.

사로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여전히 양측 간의 입장이 많이 갈리면서 흡연자들도 배려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교내에는 적지 않은 수의 흡연자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무조건적인 비판이 아닌 확실한 대안을 가지고 서로의 이견을 절충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현 상황에서는 교내 공식적으로 흡연구역을 만들 수 없어 비공식적으로 지정해 놓은 흡연구역에서 흡연을 하는 방법밖엔 없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흡연구역을 잘 조성하여 설치를 해 놓는다면 서로의 갈등도 풀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흡연자들도 금연구역이나 길에서 담배를 피우는 행위는 자제해야 할 것이다. 흡연자들의 배려와 흡연구역 조성을 통해 바람직한 흡연문화가 자리 잡아 더욱 깨끗하고 건강한 학교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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