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자살 시도하면 자살률, 일반인의 25배
우울감과 대인관계, 경제문제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자살을 불러
지난 1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3년 자살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살면서 한 번이라도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다시 스스로 목숨을 끊을 확률이 약 25배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10만명 당 700여명 정도가 다시 자살을 시도해 10만명 당 28.1명인 일반인의 자살률보다 약 25배 더 높았다. 이 날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자살실태조사는 자살 사망자 통계와 심리적 부검, 대국민 인식 조사 등을 통한 전국 규모의 결과였다.
자살 시도자 13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면담에서는 자살 시도의 주된 원인으로 우울감 등 정신과적 증상이 가장 컸다고 밝혔다. 자살사망 직전 1년간 정신질환으로 인한 의료이용이 50%, 상해로 인한 의료이용이 30%로 증가했다. 이는정신과적 증상이 자살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자살위험도가 1.9배 높았다. 자살로 인한 남자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이 7개월 이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들 사이에서 60대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시도자의 자살률을 분석한 결과 60대의 경우 10대 자살시도자에 비해 자살위험도가 3.6배나 높았다.
또한 자살시도자의 44%가 음주상태였다. 남성은 50%, 여성은 40%가 음주상태인 것으로 나타나 자살시도와 음주의 높은 관련성이 드러났다. 동시에 자살시도자는 고령으로 갈수록 신체질환을 갖고 있는 비율이 늘었다. 특히 50대를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70세 이상은 73.2%가 신체질환을 동반했다.
한편 연령대별 자살 예고도 차이가 있었다. 20대 이하는 핸드폰을 포맷하거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사진을 바꾼다든지 문구를 자살 관련 내용으로 변경했고, 30~40대는 주변 사람에게 잘못을 빌고 안부를 묻기도 했다. 그리고 50~60대는 자신에 대한 특별한 정리를 하거나 자식에게 어머니 또는 아버지를 잘 모시라고 당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건복지부는 "지역별, 연령별로 자살시도 수단의 차이를 규명해 지역 여건에 맞는 자살수단 차단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며 "특징적인 연령대별 자살위험 징후를 발견해 향후 자살위험자 조기발견에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9년째 자살률 1위인 우리나라지만 자살 예방에 대한 국민적 인식은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에서 73.9%가 ‘자살은 절대로 정당화 될 수 없다’고 답해 자살에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자살만이 유일한 합리적 해결책인 상황이 있다’에 동의하는 비율이 16.9%, ‘사람들은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끊을 권리가 있다’에 동의하는 비율이 18.3%로 나타나면서 일부 국민은 자살에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자살한다고 위협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자살하는 경우는 드물다'라는 견해에 47.7%가 동의했다. 따라서 생명지킴이 교육 등에 대한 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나는 심한 불치병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자살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라는 문항에 56.0%가 동의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처럼 문제해결의 수단으로서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인식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심리적 부검 확대 실시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양성 확대 △취약계층 노인 등 자살취약계층을 위한 통합적 자살고위험군 지원체계 구축 △생명존중문화 조성 캠페인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충희 기자
harubada@kunsan.ac.kr
*참고
「한 번 자살 시도한 사람의 자살률, 일반인의 25배」, 『뉴스1코리아』, 2014.04.01
「"자살 시도자, 자살률 일반인의 25배..원인은 우울감"」,『tbs뉴스』, 2014.04.01
「자살 시도자 자살률, 일반인보다 25배 높아」,『데일리메디, 2014.04.01
「자살위험도, 60대 이후 급증...女보다 男이 2배 높아 」,『뉴스토마토』, 2014.04.01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지금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