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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배소연 기자
- 1분 걸림 -

향수
 

회계·1 김채영
 

뜨거운 포옹 뒤에 먹먹히 차가 떠나간다.
떠나간 그 자리 그 동선 그대로 걷는다.
흐물적 흐물적
붙어 있는 발을 조심히 떼어본다.

사람이 없다.
그대가 먼저 웃고 있었던 그 곳에서
그대가 먼저 걸어갔던 그 길에서
하마터면 잊혀질까 반복하여 그대와 대화를 나눈다.
그대가 서있을 그 곳에서도 지금 이 하늘일까.. 멍청히 서서
아, 나는 해준 것이 아무것도 없구나.

그대의 애정 어린 마음이 벚꽃 내음처럼 은은히 뼛속으로 스며든다.
이미 늙을 대로 쇠약해진 그대의 왜소한 체구속
그 거대한 마음은. 그 지대한 사랑을..
결코 잊혀질 수 없는 그대의 향수를...
아, 나는 행복했구나.

기쁨에 젖은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죄책감이란 족쇄에 나를 가둔다.
후회라는 흉터가 나의 눈물샘에 상처를 내고 있다.

또 걷는다.
시간이란 개념조차 무의식 속에서도 사라진 지금
점심은 먹었냐며 웃고 있는 그대의 메시지에
너무 맛있어서 죽겠다고...

그대가 너무 보고 싶어서 죽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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