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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군산에 봄이 올 것인가

기업 시민으로서, 기업과 지역이 함께 발전을 희망해

황주영 기자
- 5분 걸림 -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5년여 만에 재가동을 앞두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08년 5월에 첫 삽을 떠 2010년 3월에 준공된 ‘군산조선소’는 세계 최대 건조 독과 골리앗 크레인을 갖춘 초대형 조선소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매년 10척 안팎의 선박을 건조했고 매출도 연간 8천억 원을 넘나들었으며, 한때 군산 산업의 24%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거세게 몰아친 조선업의 불황으로 위기감이 커졌고, 결국 현대중공업은 2017년 7월부터 군산조선소 가동을 중단하였다. 이에 따른 여파로 협력 업체의 약 80%가량이 폐업하고 5,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면서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 위기를 맞은 전라북도는 군산조선소를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전라북도는 현대중공업과 중앙부처 및 정치권에 꾸준히 재가동 건의를 해왔다. 또한, 선박펀드를 이용한 신규 건조 물량 확보, 노후선 대체 발주 등의 군산조선소 재가동 대책을 제시하며 다양한 노력을 하기도 했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조선업황 상승으로 수주 물량이 급증하기 시작했고, 수주잔량이 3년 치 이상 확보되는 등 여건이 개선됐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해 지난 10월 재가동 선포식을 개최하기에 이르렀고, 선박 건조에 필요한 블록 생산을 위한 조립, 도장, 패널 등 각급 공장 가동을 차례대로 재개하고 있다. 올해는 선박 블록 약 10만 톤을 생산해 울산조선소로 옮겨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선박 블록 생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고부가가치 LNG, LPG 등 친환경 선박 건조로 확대할 계획에 있다.

 이에 전라북도연구원에서는 조선소 재가동으로 인한 생산 유발 효과가 1,989억 원, 인구 유입 효과 3,600명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하는 등 군산조선소를 둘러싼 긍정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다. 아직 선박 건조 등 정상화에 도달하기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은 까닭이다. 지난 재가동 선포식에서는 군산조선소의 안정적 재가동을 위한 핵심 과제로 ‘전문 인력 양성 및 공급’을 꼽았다. 현재 국내 조선업이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데다, 군산조선소 폐쇄로 인해 군산을 떠난 전문 인력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또한, 현재 재가동이 이루어지는 것은 배를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조립품인 선박 블록을 생산해 울산조선소에 납품하는 과정에 불과하다. 선박 블록이라도 생산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선박 건조까지는 불투명해 언제 조선소가 완전히 정상화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앞서 언급한 대로 군산조선소는 수주 물량 급증의 영향으로 재가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조선업의 불황으로 수주 물량이 급감한다면 또다시 멈출 수 있는 ‘반쪽짜리 성공’이 될 수 있다. 전라북도와 군산시 등은 재가동 후 3년간 고용지원금 132억 원, 인력양성지원금 67억 원, 연간 물류 운송비 100억 원 등을 군산조선소에 지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조선업이 다시 불황에 접어들면, 그만큼 지자체의 부담도 커져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어 이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군산조선소 폐쇄부터 재가동되기까지 지역민들에게 길고 힘들었던 시간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완전한 재가동이 아니기에,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군산조선소가 다시 뛸 수 있게 된 만큼, 이번 기회에 다시 지역에서의 제 역할을 찾아 자리를 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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