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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중독, 제 점수는요

없으면 쓸쓸! 있어도 씁쓸!한 휴대폰

강유진 기자
- 9분 걸림 -

   
 
88올림픽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에 외국문물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왔다. 이에 따라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전화가 보급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휴대폰인 모토로라가 만든 다이나택 시리즈가 바로 그것이다. 이 당시의 휴대폰은 1kg에 달하는 무게로 지금의 휴대전화보다 훨씬 무거웠고 배터리의 수명도 길지 않아 휴대하기에 어려움을 지녔다. 하지만 집에 가거나, 공중전화를 통해서야만 전화가 가능했기 때문에 당시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의 등장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그 관심이 오늘날에 이르렀고 휴대폰이 대중화돼 가면서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전화를 하고 받게 됐다. 이에 카메라, MP3플레이어, 라디오, DMB 등의 기능이 더해지면서 휴대폰은 바야흐로 똑똑한 시대의 전유물로 추앙받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휴대폰에 비해 대용량 메모리를 채택, 운영 체제를 탑재해 다양한 프로그램 및 데이터 사용이 가능한 ‘스마트폰’이 2011년을 기점으로 휴대폰 시장에 등장함과 동시에 상승기류를 타고 인기몰이중이다.
이처럼 휴대폰 기술은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혁명이 일어날지는 만드는 이도 짐작하기 어렵다. 자고 일어나면 어제 산 최신 휴대폰이 지나버린 유행이 되어버리는 속도의 시대에 ‘누가 더 많이 아느냐’는 ‘누가 더 많이 하느냐’로 판가름이 난다. 휴대폰이 가져온 변화는 ‘정보통신기술’이라는 혁신의 빛으로 세상을 밝히고 있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그와 함께 생겨난 사회적 그림자에 대해서는 간과할지 모른다. ‘휴대폰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중독’이 바로 그것이다.
‘1인 1휴대폰’이라는 말은 휴대폰이 현대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미루어 짐작케 한다. 많은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휴대폰을 사용하며 이를 통해 수시로 의사소통한다. 이로써 말보다 문자메시지가 더 편하다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이들은 소위 ‘엄지족’이라고 하며 주로 문자메시지를 통해 의사를 전달하는 신세대들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문자메시지를 통한 소통은 장기적으로 볼 때 직접적인 소통의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

 


 

 

휴대폰 중독에 관해 지난 14일부터 일주일동안 우리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부분의 학우들이 자신이 휴대폰 중독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이에 대한 인식이 저조했다. 설문조사에 ㄱ학우는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긴 힘들다고 생각한다. 휴대폰 사용으로 인해 우리의 삶이 편리해 진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라고 답변했으며, ㄷ학우 역시 “굳이 중독의 치료에 대하여 치료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도구일 뿐이다”라고 답변했다. 이처럼 휴대폰 중독이 불러올 문제점에 대해서는 그다지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학우들이 많았으며, 대부분  ‘IT기술의 발달에 따른 필요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실상은 이와 다르게 나타났다. 학우들의 사례를 알아본 결과, 휴대폰 중독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인식하는 학우들에게조차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가장 대두되는 문제는 ‘정서적인 불안감’이다. 수업시간이나 점심시간, 심지어 화장실에 가는 몇 분의 시간조차도 휴대폰을 몸에서 떼어놓는 것을 거북하게 생각하는 학우들이 많았다. 설문조사에서 ㅎ학우는 “학업에 집중하기가 힘들다”고 답변했으며, ㅁ학우는 “항상 휴대폰을 쳐다본다. 그러다가 교통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휴대폰중독에 대해 인식하고 해결 방법에 대해 말한 ㅊ학우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핸드폰의 사용이 보편화되다 보니 생기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핸드폰의 사용량이 줄고 다른 새로운 혁신적 기계가 나오면 또 그것에 중독된다는 말이 나올 것이다. 이런 반복이 계속되는 것보다 그 심각성을 느낄 수 있도록 지각시키는 길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결국, 휴대폰 중독에 대해 학우들은 우리가 꼭 해결해야할 문제점이면서 동시에 직접적으로 이렇다 할 치료약이 없는 질환이라는 점에 대해 동감하고 있었다. 휴대폰이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린 오늘날, 휴대폰에 붙들려 나를 놓아둔 채 사는 삶은 빈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 문명의 도구에 이끌려 다니는 것이 아닌 문명의 이점을 취해 득이 되는 방향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것이 진정한 현대 사회의 행보에 적합할 것이다.
강유진 · 김태경 기자

 

인터뷰 - 정보통신공학과 양현호 교수님

휴대폰 중독, 마음먹기에 달려있는 문제

   
 

Q. 현대인에게 휴대폰은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는가?
A. 오늘날 현대인들의 주요한 정보활용 수단으로 자리잡은 휴대폰은 종합적인 컨텐츠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러면서 휴대폰은 단순한 전화기 그 이상의 기능을 하면서 정보화 사회에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 잡게 되었다.

Q. 휴대폰 중독의 기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최근 여러 연구기관에서 내놓은 점수화된 기준들이 많이 있다. 그런 기준들이 객관적인 판단의 기준은 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중독의 기준이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스스로 자신의 휴대폰 사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인식을 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해 다분히 주관적으로 판단해야할 것이다.

Q. 휴대폰 중독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아직까지 휴대폰을 능가할 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또한, 휴대폰은 쉽게 빠져들게 돼 그중에서 현실에 대한 걱정근심을 잊고 아무 생각 없이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일시적인 도피처가 된다. 더해, ‘군중 속의 고독’을 실감하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친구로 다가오기도 한다.

Q. 휴대폰 중독에 걸리면 주로 어떤 증상을 보이는가?
A. 가장 눈에 띄게 보이는 증상은 정서불안이다. 가장 쉬운 예로 우리는 집에 휴대폰을 놓고 외출하면 이유도 모르게 불안하고 불완전하다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신경질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으로 확대돼 나타나기도 하며 혈압이 상승하고 스트레스가 증가하는 등의 신체적 변화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Q. 휴대폰 중독의 해결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의지이다. 결국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것인데, 조금만 바꿔 생각한다면 쉽게 다가올 것이다. 휴대폰보다 더 관심을 끌게 하는 것을 찾아보거나, 의도적으로 가까운 거리는 휴대폰을 놓고 다니면서 그 거리와 시간을 조금씩 늘려보는 것도 좋은 해결책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강유진 · 김태경 기자

kangj1671@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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