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그인

일방적으로 통보된 통학버스 인상

‘올해는 인하 불가 … 내년에는 인하를 위해 노력할 것’

이효성 선임기자
- 14분 걸림 -

지난달 1일, 대학 홈페이지 공지사항에는 ‘2016학년도 1학기 군산대학교 학생통학버스(임대) 이용 안내’ 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로 인해 학우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작년과 달라진 점은 김제, 보령, 웅천, 서천, 장학지역의 수시권 폐지와 김제, 충남(보령) 통학버스 이용률이 60% 미만 시 운행노선을 폐쇄한다는 점이다. 그보다 학우들에게 충격을 준 것은 통학버스 요금 인상이었다.

2015학년도 2학기 요금으로 비교했을 때, 전주는 540,000원으로 지난해보다 20,000원이 인상됐고 익산은 493,000원으로 지난해 328,000원보다 무려 165,000원이 인상됐다. 전주는 약 3.8%, 익산은 약 50% 가량 인상된 것이다.

우리 대학 커뮤니티 역할을 하고 있는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는 일방적인 요금 인상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었다. ‘ㄱ’학우는 “통학버스 적자를 왜 학우들이 부담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통학버스 운영 적자를 이유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학교 측에게 항의했다. 또, ‘ㄴ’학우는 “학생 수가 줄어서 인상된 것이라면 현재 45인승 버스를 줄여 25인승 버스로 줄이자”며 적자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ㄷ’학우는 “단순 계산을 해봐도 통학버스 보다 직행버스가 더 저렴하다”며 앞으로는 직행버스를 이용하겠다는 학우들도 많았다. 대부분의 학우들은 통학버스 요금 인상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보였다.

특히, 이번 통학버스 요금 인상이 더 이슈가 된 것은 지역 신문인 <새전북신문>이 입찰과정에서의 불공정행위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의 통학버스는 매년 조달청에 의뢰하여 입찰업체를 선정한다. 그런데 보도에 따르면 통학버스의 운영을 10여 년째 A 업체가 계속해서 낙찰을 받아 운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고, A 업체는 높은 낙찰률로 이익을 챙기고 그만큼 학우들의 요금 부담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대학이 조달청에 낸 ‘군산대 통학버스 용역(전주외)’ 입찰 참가자격 기준에 따르면 ‘2010년 1월 1일 이후 생산·등록된 45인승 버스 22대를 소유한 업체’로 제한하고 공동계약을 허락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공동계약으로 진행하게 되면 업체간의 경쟁을 통해 학우들이 부담하는 요금이 단독계약보단 더 저렴한 가격에 통학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같은 시기에 군산교육지원청이 낸 ‘권역별 통학버스 입찰’ 자격 기준에는 2008년 이후 등록된 차량이면 되도록 했고, 공동수급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같은 보도에 우리 대학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투명한 입찰을 위해 전북도내 5개 업체에 견적을 받아 그 중 최저 가격을 입찰 가격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견적 제출업체들의 실제 투찰은 이뤄지지 않고 A업체만 투찰에 참여하여 전주외 노선 용역의 경우 무려 99.452%라는 낙찰률로 용역을 따냈다며 이렇게 까다로운 입찰 기준으로 특정 업체만 참여할 수 있게 해서 공정한 경쟁 입찰이 아닌 담함 혹은 들러리 입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역 신문의 의혹 제기와 관련하여 조달청은 “신규 차량(5년 이내) 보유업체로 과도하게 제한하여 담합·들러리 등 공정성을 저해하였다는 것에 대해, 입찰 자격을 2010년 이후 출고된 차량(차령 6년)으로 제한한 것은 특정 업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일반적인 사항이며 오히려 강원대, 강릉원주대는 군산대보다 신규차량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특정 업체가 턱없이 높은 낙찰률로 독식하여 예산을 낭비하였다는 지적에 대해 “통학용 버스 임대금액은 수년간 공개되고, 예정가격 역시 전년도 임차금액을 기준으로 책정하므로 낙찰률이 매년 낮추어 질 수 없는 구조이며 따라서 단순히 산술적인 낙찰률이 높다는 이유로 예산 낭비 하였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특정업체가 턱없이 높은 낙찰률로 독식하여, 예산만 낭비되어 학우들의 부담이 증가하였다는 것에 대해서는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임차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당초 교육부의 대학 일반회계 예산이 30% 정도 삭감한데 따른 것이며 특정업체 독식과 턱없이 높은 낙찰률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렇게 통학버스에 대한 논란이 많아지자 학생지원과는 지난 25일 2016학년도 학생통학버스 공청회를 열어 학우들에게 현재 학교 상황을 알리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공청회를 알리는 수단은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이나 매번 보내는 문자메세지를 사용하지 않은 채 오로지 SNS(페이스북)로만 이루어졌다. 통학생을 위한 공청회이지만 정작 통학생에 대한 배려는 없었던 것이다. 결국 공청회에는 학우들 5명 정도만 참석했다.

공청회에선 먼저, 최상훈 학생처장이 요금 인상이 필요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하였다. 학생처장은 “작년 통학버스 운행에 따른 적자가 약 1억 2천만원 정도이다. 적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고민한 끝에 요금 인상이 불가피 했다”며 특히 “익산 통학버스의 요금이 많이 오른 것은 요금 현실화에 따라 어쩔 수 없던 현상”이라며 학우들의 이해를 부탁했다. 다음으로 박병천 학생지원과장이 2015학년도 학생통학버스 운영 실태를 설명하였다. 학생지원과장은 “작년 통학버스 운영에 따른 수입은 1,198,564,000원이며 지출은 1,324,582,000원으로 작년 한 해 적자액은 126,017,000원으로 모두 학교에서 보전했다”고 밝혔다. 또, “가장 인상폭이 높은 익산 같은 경우 작년 적정요금이 530,888원이였지만 학교에서 요금을 저렴하게 측정한 것”이라며 요금 인상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했다.

        <2015년 차량단가 및 이용요금>                                                (단위 : 원)

지역

단가

실제 이용 요금

산출 내역

적용(%)

수수료/반환금

적정 요금

운행회수

탑승인원

1학기 차량운행 단가

전주

127,200

520,000

477,000

17

81,090

558,090

150

40

19,080,000

익산

121,000

328,000

453,750

17

77,138

530,888

150

40

18,150,000

김제

126,000

340,000

472,500

17

80,325

552,825

150

40

18,900,000

충남

186,000

342,500

700,639

17

119,109

819,747

150

40

28,025,550

그리고 “2016년 차량단가에서는 익산의 적정요금이 505,563원으로 단가가 낮아져 적정 요금이 줄어들었지만 요금 현실화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지역 신문에도 보도된 조달청 입찰 진행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2015학년도는 통합입찰방식으로 통해 전주, 익산, 김제, 충남지역을 한꺼번에 입찰했지만 올해부터는 익산을 분할하여 분할입찰방식을 도입해 소규모 업체도 입찰에 참가할 수 있도록 기준을 조정하여 경쟁 입찰을 통한 입찰단가 조정효과를 기대했지만 생각한 것만큼 단가가 조정되지는 않았다”고 밝히며 “이번에 의혹이 제기된 A업체를 유리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A업체가 가장 규모가 큰 업체이다 보니 낙찰이 된 것”이라 밝혔다. “이미 2016학년도 계약은 마무리 됐지만 학우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 2017학년도 통학버스 입찰에선 소규모 업체가 낙찰할 수 있도록 기준을 조정하고 예년보다 빨리 입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가장 근본적인 적자액에 대해서는 “2010학년도 이후 우리 대학은 등록금을 동결했고, 입학정원감소에 따른 약 30억 원의 운영비 삭감 또한, 교육부의 예산 삭감으로 인하여 대학 재정이 매우 어려운 상태이다. 통학버스 운영은 수익자 부담의 원칙을 적용하기 때문에 요금 인상은 불가피 하다.”며 학생들의 양해를 구하며 “이번 공청회를 계기로 2017학년도 통학버스 운영에서는 적자폭을 줄이고 학우들의 요금 부담을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학생지원과 과장의 설명이 끝난 뒤 학우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질문 1. 김제, 충남 버스 45인승을 30인승으로 바꿀 수는 없는지?

답변 1. 45인승과 30인승의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

 

질문 2. 직행버스는 학교에서 관리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증차할 계획은 없는가?

답변 2. 아니다. 방학 때는 적자가 많아져서 버스 회사에서 증차를 하지 않는다.

 

질문 3. 김제 같은 경우는 적자가 심한데 직행버스로 유도하는 것이 어떤가?

답변 3. 충남, 김제를 폐쇄하고 싶지만 입시요강 홍보로 인해 어쩔 수 없다.

 

질문 4. 인건비가 너무 비싼 것은 아닌가?

답변 4. 대기 시간이 있으니까 하루치 일당을 줘야한다.

 

질문 5. 고작 2시간 운행하는데 왜 인건비를 이렇게까지 부담해야 하는가?

답변 5. 조달청을 통해 가격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올해는 인건비 조정은 불가능하다. 2017학년도에는 인건비를 낮추도록 요구하겠다.

 

질문 6. 올해 요금은 변동 가능성이 없는가?

답변 6. 올해는 불가능하다. 이미 조달청에서 계약이 완료됐다.

 

질문 7. 통학버스 카드시스템을 학생증으로 호환하게 되면 카드 발급비용을 아낄 수 있지 않는가?

답변 7. 가격은 별 차이가 없으며 재학생들은 학생증을 다시 발급받아야 하는 불편이 예상된다.

 

질문 8. 통학버스가 쉬는 시간에 따로 학과에서 이용할 수 있는가?

답변 8. 불가능하다. 그러려면 다시 계약을 맺어야 한다.

 

공청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번 익산 통학버스 요금 인상으로 익산은 작년 107,549,700원 적자에서 8,578,080원 이득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학버스는 학우들을 위한 복지일뿐 결코 수익사업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인상으로 적자를 벗어나 이익까지 내고 있는 것이다. 이미 전주 통학버스는 작년 64,060,074원 그리고 올해 13,977,000원 이익을 내고 있었다. 그렇다면 왜 통학버스는 적자가 계속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충남에 있었다. 충남은 작년 45,434,970원의 적자를 내었고 올해는 44,718,734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2016학년도 운행노선 중 가장 큰 적자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렇게 전주와 익산 운행으로 이익을 얻어도 충남에서 적자폭이 너무 커서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전주와 익산 통학생들이 충남 통학생들의 적자를 매워주고 있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끝으로 이번 통학버스 요금 인상과 관련된 문제 중 가장 잘못된 것은 학교 측이 학우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단 것이다. 단순히 1~2만원이 아닌 한번에 16만원의 인상률은 어느 누구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작년부터 이어진 소통의 부재가 올해 역시 반복되고 있었다.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
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