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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비추어라(Arise, Shine)!

프란치스코 교황 열풍을 몰고 온 교황의 방한

한충희 기자
- 6분 걸림 -

   
 
지난달 14일부터 5일간 ‘일어나 비추어라’ 라는 주제를 품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다. 교황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로, 1989년 요한 바오르 2세의 방한 이후 25년 만이다. 이번 방한의 주제는 우리 자신과 이웃, 더 나가아 세계 보편 교회 신앙의 빛을 전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하느님의 빛을 전하는 등불이 되고자 함을 의미한다.

개혁적 노선을 걷고 있는 만큼 교황의 방한은 단순히 가톨릭 신자들의 신앙심을 제고시킬 뿐만 아니라, 남북화해와 평화 증진에도 도움을 주리라 기대되었다. 더불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젊은이들에게 힘을 주어, 화합하고 소통하게 만드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론과 연설을 통해 물질주의를 경계하고 사랑과 평화를 강조했다. 동시에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장애인 등의 사회적 약자들을 위로하는 행보를 보였다. 특히 16일 시복식에 앞서 광화문 일대에서 카퍼레이드를 벌이는 중에 세월호 희생자 가족인 김영오 씨의 두 손을 잡고 위로해주는 모습은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다.

교황방한 5일간 일정을 약술함으로써 그 의미를 되새겨본다.

8월 14일 (1일째)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박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서 열린 공식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그 후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한국 천주교 주교단과의 만남을 가졌다. 교황은 이날 공항에 나와 있던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손을 일일이 맞잡고,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며 “가슴이 아프다”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8월 15일 (2일째)

교황은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방한 후 첫 대중미사인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를 집전했다. 이날 교황이 대전으로 가기위해 이용한 교통수단은 헬기가 아닌 KTX였다. 이 열차는 특수 편성된 것이 아닌 우리가 쓰는 일반 열차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또한 대전 월드컵경기장에 오픈카를 타고 등장하면서 시민들과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이후 대전가톨릭대학교에서 아시아의 젊은이들과 오찬을 가졌으며, 한국인 최초의 천주교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 당진 솔뫼성지로 이동했다.

8월 16일 (3일째)

교황은 한국천주교 최대의 순교성지인 서소문 순교성지를 참배하고 광화문 일대로 향했다. 시복식에 앞서 교황을 보려 몰려든 수많은 인파를 위해 카퍼레이드를 벌였다. 교황은 카퍼레이드 도중에 아이가 보이면 차를 멈추고 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광화문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미사’를 집전한 뒤 교황은 가톨릭 사회복지시설인 음성꽃동네를 방문했다. 그 곳에서는 장애 아동, 한국수도자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8월 17일 (4일째)

교황은 주한 교황청대사관에서 특별한 세례식을 열었다. 이어 서산 해미 순교성지를 방문해 아시아 주교들과 만남을 갖고, 해미읍성에서는 ‘제 6회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폐막 미사 강론에서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한다”며 “잠들어 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뻐하거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8월 18일 (5일째)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타종교 지도자들과 만남을 가진 교황은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참여하기 위해 명동성당에 방문했다. 이날 미사에는 박 대통령을 포함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장애인, 중·고등학생, 경찰 등 많은 이들이 참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든 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 오후 바티칸으로 출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세계의 정신적 지도자의 방문인 동시에, ‘서민교황’이라 불릴 만큼 권위를 내려놓고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한 여론 조사 전문 기관인 모노리서치의 전국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점’으로 ‘격의 없는 소탈함’,‘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모노리서치의 김지완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취약했던 점이 무엇인지 환기시켜주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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