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서
적지 않은 분실물에 대한 대책 필요
학교에 다니다 보면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이 교내에서 물건을 분실하는 일들을 자주 경험하곤 한다. 작은 립스틱이나 카드부터 책과 지갑, 휴대폰 등 가지각색의 물건이 다양한 곳에서 지금도 잃어버린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운이 좋게 물건을 습득한 이의 제보를 통해 되찾는 경우도 있지만, 끝내 잃어버린 물건과 재회하지 못한 채 강제이별을 맞는 경우도 허다하다. 우리 대학의 익명 페이스북 페이지 “K 대신 전해드립니다”에서도 제보의 상당한 비율이 분실물에 관한 내용으로 이뤄질 만큼 분실물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K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분실’, ‘분실물’, ‘주우신 분’ 등으로 제보 된 게시물을 검색한 결과 5월 한 달간 총 16개의 게시물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에 검색 시 사용되지 않은 단어를 포함한다면 20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우리 대학은 분실물 문제에 대한 대책이 부족해 보인다. 보통의 건물에 설치되어있는 ‘분실물관리센터’의 존재조차 불분명한 것이 그 이유다.
현재 우리 대학에는 ‘분실물관리센터’가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다. 분실물을 따로 관리해주는 곳이 없기에 학우들은 분실물이 발생할 때마다 난항을 겪는다. 최근 학내에서 휴대폰을 분실한 재학생 노이지(사회복지학·2)씨는 “분실물관리센터가 학교에 설치되어있었다면 물건을 분실한 사람도, 물건을 습득한 사람도 더욱 편리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학생 한민영(건축해양건설융합공학·2)씨는 학내에서 어머니의 신용카드를 분실한 경험이 있었다. 본인 명의의 카드가 아니었기에 분실물을 되찾기까지 전전긍긍했던 학우는, "운이 좋아서 카드를 주운 분과 연락이 닿긴 했지만, 분실한 날짜로부터 많은 날이 지났기에 이미 카드를 사용정지 시킨 후였다. 카드를 되찾아서 무척 감사하긴 하지만, 습득하신 분과의 연락 과정이 꽤 복잡했었다. 학내에 분실물관리센터가 설치되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표했다.
그렇다면 분실물센터가 따로 설치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물건을 분실한 학우들은 어떤 방법으로 분실물을 찾고 있을까? 해당 질문에 대해 많은 학우가 페이스북 페이지 “K 대신 전해드립니다”로의 제보를 이용한다고 대답했다. 그 이유로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가장 접근성이 높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제보를 통해 물건을 찾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페이지에 제보하는 것 말고는 분실물을 찾을만한 방법이 딱히 없기 때문이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학교에서 물건을 분실한 적이 있는 학우들은 이구동성으로 분실물관리센터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물건을 찾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어느 학우는 “페이스북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페이지에 제보할 일이 없었다”고 말했고, 동일 학과의 또 다른 학우는 “페이스북 계정이 있긴 하지만, 제보한다고 해서 잃어버린 물건을 무조건 찾는 것도 아니기에 희망을 갖지 않는다”며 “익명의 공간에서 연락을 취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도 이유 중 하나다”고 말했다.
학내에 분실물관리센터가 설치된다면 분실물 문제를 향한 학우들의 원성을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될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타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과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은 “동마다 분실물 관리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분실물 관리실의 관리는 누가 맡느냐는 추가 질문에, “관리실을 담당하시는 경비 선생님이 계시기도 하고, 무인관리시스템이 운영되기도 한다”며 “관리실의 운영은 잘 되고 있는 편인 것 같다”고 대답했다. 원광대학교 복지보건학부 2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분실물 관리실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각 단과대학 학생회에서 분실물을 관리해준다. 분실물을 습득했을 때 학생회실로 가져다주면 된다.”며 “학내에서 파우치를 잃어버린 적이 있었는데, 단과대학 학생회실에서 보관해준 덕에 쉽게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곳에서 물건을 잃어버려도, 학교 안이기만 한다면 각 단과대학의 학생회실만 들리면 되니까 물건을 찾는 데 드는 시간이 꽤 절약됐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한양대학교 사회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은 학교의 행정팀에서 분실물을 관리한다고 말했고, 전북대학교 식품영양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은 분실물센터가 설치되어있으며, 해당 센터의 관리는 총학생회가 맡는다고 답했다. 이렇듯 인터뷰를 한 모든 학생이 분실물을 관리해주는 곳이 있어서 편리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장에 분실물관리센터가 신설된다고 해서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만을 끼치고 원활한 운영이 진행될 것이라는 보장은 할 수 없지만, 당장 분실물 문제에 대한 대책이 미흡한 상황에서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학교 측의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많은 학우가 분실물관리센터의 운영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타 대학의 사례를 참고하여 우리 대학에도 분실물을 전담하여 관리해주는 기관이 설치되기를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우리 대학 총무과 정순섭 주무관은 ‘대부분 분실물이 발견되면 건물의 행정실을 통해 보관하는 것으로 안다’며 ‘분실물을 습득한 곳에서부터 분실물관리센터까지 이동하는 것은 실용적이지 못한 일이다’ 라는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 인문대학 행정실에서는 ‘학우가 분실물을 습득하여 가져다주면 페이스북 페이지에 행정실에서 보관 중이라는 알림과 함께 제보를 하는 편이다’라고 말하며 ‘최근 해당 방법으로 지갑이 주인을 찾아간 경우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학내에 분실물관리센터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는 ‘분실물의 양이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다. 따라서 센터가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대답했다. 학교와 학생 간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이 사안에 대해 서로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 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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