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그인

한때 일본 바둑계를 주름잡았던 프로 바둑기사 조치훈씨가 기성전에서 우승한 후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자신은 바둑돌을 한수, 한수 둘 때 마다 목숨을 걸고 둔다는 유명한 말을 한적이 있다. 무슨 바둑돌을 목숨을 걸고 두겠느냐 만은 자신의 프로 정신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다. 최근에는 ‘나는 가수다’라는 TV프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영혼을 노래하기에 관중은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환호한다. 우리는 이러한 직업정신에 투철한 사람들의 프로정신을 찬양하며 박수갈채를 보내는 것이다.

오늘날 정치판에 안철수 신드롬으로 대변되는 변화의 물결이 폭풍처럼 몰아닥치고 있다.

여당과 야당이 서로 철천지원수처럼 물고 늘어져 싸움만을 일삼기에 국민들이 염증을 느낀 결과라고 정치권에서는 진단하고 있다. 여당은 정책의 당위성만 내세워 대화보다는 밀어 붙이기 식의 공세를 취하고 야당은 야성을 가져야한다는 생각에만 빠져 무조건적인 반대만을 일삼은 결과인 것이다. 국민은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국민을 하늘처럼 받들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그런 프로 정신을 가진 지도자를 기대하는 것이다.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을 계기로 성큼 정치의 계절이 돌아온 것 같다. 이 좁은 땅덩어리에 애국자들도 참 많다. 민족을 생각하고 민중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숱한 사람들이 자신의 주정만이 올바르고 자신만이 진정한 애국자라고 목에 핏대를 올린다. 빈부의 격차가 해소 되어야 한다. 교육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 등록금을 반 토막 내야한다 이렇게 되어야한다. 저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주인 많은 나그네 오히려 밥 굶을까 걱정이다.

까마귀 고기를 먹었기 때문일까 어제 했던 말도 까맣게 잊어버리는 지도자들이 이 땅에 넘쳐 난다. 그리고 무슨 타박은 그리 많은가. ‘나라에 먼저 바라지 말고 내가 먼저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하라’는 말을 외국인이 하면 명언이요 우리나라 사람이 하면 더불어 이야기도 못할 파렴치한 사람으로 치부해 버린다. 지도자들이 정도를 걷지 못하니까 꼼수가 판을 치고 지체 높으신 분에게 “빅엿과 짬뽕”(?)을 거침없이 먹이는 세상이 되었다. 권위가 여지없이 몰락하는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대규모 정전사태의 원인이 한전의 수요예측 잘못이었다는 기사를 보면서, 정부의 감시소홀 때문에 일어난 저축은행의 무더기 비리 소식을 접하면서, 지난해 무역수지계산 잘못으로 무역수지 흑자가 절반이나 잘려 나갔다는 우스운 소식을 들으면서 왜 우리는 분노에 앞서 목이 메이는 것일까.

이 땅에 태어난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하나의 정책을 시행할 때에도 명예를 목숨처럼 걸고, 민중을 위한 정치를 목청껏 노래 부르다가 쓰러지는 프로 정신을 가진 지도자를 기대한다면 다가오는 봄날의 꿈일까?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
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