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작된 종편, 옳은 길은?
자극적인 방송보다 올바른 방송 보도가 관건
2009년 7월 22일 방송법, 신문법,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 등 미디어와 관련된 법이 여당 의원들에 의해 날치기통과가 됐다. 이후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사용사업자로 중앙일보의 ‘JTBC’, 조선일보의 ‘TV조선’, 동아일보의 ‘채널A’, 매일경제신문의 ‘MBN’을 선정했고 종편 4곳은 12월 1일부터 일제히 방송을 시작했다.
종편의 특징은 뉴스와 드라마, 교양 프로그램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방송한다는 것과 케이블TV와 위성TV처럼 하루 24시간동안 시청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중간광고가 허용된다는 것이다. 종편은 케이블TV나 위성TV를 통해서만 송출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전 국민의 80% 이상이 케이블TV나 위성TV를 시청하고 있기 때문에 지상파에 맞먹는 영향력을 갖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영향력을 가진 종편의 가장 큰 문제는 자본이 많은 대기업이나 신문사들이 언론을 장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3천억 원이라는 금액을 지불해야 종편 채널을 하나씩 따낼 수 있는데 대기업 방송사가 자신들의 입장에 유리한 보도만 한다면 언론의 의미와 공정성이 사라질 것이다. 언론마저 자본가들의 편만 든다면 서민들의 자리는 점점 좁아져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화될 우려가 있다. 이뿐만 아니라 새롭게 편성된 종편 채널들은 대부분 우파 성향의 채널로 각 방송사마다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보도해 방송 내용이 편중될 수도 있다. 또한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한 연예인이 23년 전 일본 야쿠자와 한국 조폭 조직의 합동 행사에 참석한 것과 전 아나운서 출신 연예인의 음란동영상과 관련된 사진을 보도하는 등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을 보도할 수 있다.
이렇게 종편의 단점은 시작 전부터 많이 제기됐지만 개국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종편의 취지를 잘 살린다면 문제점을 해결하고 종편의 장점을 살릴 수도 있다. 종편채널의 등장으로 지상파 독과점 해소와 미디어 산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콘텐츠 제공 능력을 갖춘 종편이 등장하면 지상파 프로그램에 대한 의존을 낮추고 지상파에 집중된 여론 조성 기능을 분산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종편 채널의 성공 여부는 지상파와 차별화된 새로운 내용과 포맷, 그리고 시청자의 안목을 넓고 올바르게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정은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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