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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에 속아도 되는가

무설탕 ‘제로’ 식품 열풍, 제대로 알고 먹어야 똑똑한 소비자

김현지 기자
- 5분 걸림 -
▲ 롯데 칠성사이다제로 제품 사진 / 제공 : 롯데 칠성몰

최근 △잼 △아이스크림 △과자 △주류 △소스 등 ▲여러 가공식품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글자 ‘ZERO’가 있다. 이는 ‘제로슈거’로 설탕 첨가 0g을 의미하는 문구로 해석된다. 당류가 많은 음료 분야에서부터 시작되어 식품 전 영역에서 ‘제로슈거’ 열풍이 불고 있다. 국내 제로음료 시장은 6년 만에 3배가 확대되고, 무가당 소주는 4달 사이 5천만 병이 판매된 것을 보면 제로 트렌드의 열기를 가늠할 수 있다. 더불어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제로 식품 선호도가 늘며 식품회사들도 앞다퉈 제로 식품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무설탕인데도 당이 첨가된 것과 유사한 단맛이 날 수 있을까? 그리고 정말 그러한 ‘제로슈거’ 표기법들이 모두 진실이며 안전할까? ‘제로슈거’의 원리와 진실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설탕 없이 단맛을 내는 ‘제로슈거’의 원리는 설탕을 대신하는 대체감미료가 들어가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소비하는 음료, 유제품, 과제에 첨가되는 ▲대체감미료는 △스테비아 △수크랄로스 △아스파탐 △에리스리톨이 있다. 이들은 설탕과 유사한 단맛을 내나 당이 없는 감미료로 섭취하여도 체내에 쌓이지 않고 거의 배출되어 비만, 지방간의 위험이 적다. 때문에 건강을 생각하는 당뇨 환자들이나,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는 다이어터들에게 수요도가 높다.

이처럼 같은 식품을 먹어야 한다면 대체당을 원료로 하여 나오는 제로식품들이 설탕이 들어가는 일반식품보다 건강에 좋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흠집 하나 없어 보이는 제로식품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함정이 있다. 첫째로, 성분표에 표기되는 0kcal가 실제로는 아닐 수 있다. 우리나라 열량 표시 규정은 식품 100mL당 열량이 4kcal 미만일 경우 열량 0kcal로 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로콜라는 100mL당 0.24kcal로 현재 0kcal로 표기하여 판매되고 있다. 두 번째로, 대체감미료가 오히려 식욕을 자극할 수 있다. 미국 남캘리포니아의 의대 연구팀은 대체감미료가 뇌 속 식욕과 관련된 부위를 활성화하고, 포만감을 전하는 호르몬 수치를 낮춰 더 많은 음식을 먹도록 유도한다는 연구결과를 밝혔다. 열량이 낮은 대신 식욕을 일으켜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한다. 혈중 당 수치는 탄수화물 섭취 시에도 높아지게 되는데, 이러한 탄수화물 등의 영양소가 제로식품에도 동일하게 포함되어 있다. 제로식품 속 인공감미료의 단맛이 인슐린을 자극하여, 장기간 섭취한다면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해 혈액 속에 당이 축적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식품의약국에서는 체중 1kg당 수크랄로스 15mg, 아스파탐 40mg 이상은 먹지 않도록 권유하고 있다. 아무리 제로칼로리이고 제로슈거여도 과다 섭취하면 당 중독 등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 점을 염두에 두고 권고하는 것이다. 이처럼 당이 없다는 제로식품도 무조건적 신뢰하며 과다 섭취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대체품의 시각에서 더없이 완벽해 보이는 제로식품들도 건강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소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트렌드에 따라 더 많은 영역에서 제로식품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우리 대학 학우들도 제로식품의 원리와 진실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똑똑한 소비를 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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