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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라이벌은 타인이 아닌 어제의 나

박사랑 선임기자
- 5분 걸림 -
▲ 우리 대학 곽병선 총장

 해마다 연말이 되면 다가오는 한 해를 전망해 볼 수 있는 키워드를 선정합니다. 비교적 정확하게 사회 트렌드를 전망할 수 있기에 연말이 되면 저 역시 이 키워드에 관심이 많이 갑니다.

 올해 키워드를 이루는 주된 흐름은 “나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입니다. 그 중눈에 띄는 것이 페어플레이어, 스트리밍라이프, 업글인간 등입니다. 페어플레이는 범사회적으로 공평하고 올바른 것을 추구하는 흐름이 강해져가는 현상을 대변하고, 스트리밍 라이프는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를 강조한 말이라고 합니다. 또한 업글인간(elevate yourself)은 타인과의 경쟁보다는 자신을 업그레이드하여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지향하는 트렌드를 반영합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들여다보니 우리 사회에 지각변동에 가까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대변환 속에서 대학이 처한 현실은 무엇이고, 대학교육이 지향해야 할 지점은 무엇이며, 또한 이러한 가운데 우리 학생들이 가야할 방향은 어떤 것일까. 참으로 생각이 많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최근 대학이 겪고 있는 상황은 위기에 가까운 도전입니다. 심하게는 지금, 대학은 생존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최고 고등교육기관이라는 이상을 유지하면서도, 사회 구조 안에서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올해 키워드 중에서 저에게 가장 큰 안도감을 주는 단어가 업글인간입니다.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사라진지 이미 오래이고, 평생교육이라는 말이 사회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지도 오래입니다. 주 52시간제가 도입되고, 마음의 만족도를 중시하는 가심비나,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이 이미 고유명사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 삶의 질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전 세계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이면서 한 국가가 하나의 지역사회처럼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도 4차산업혁명을 대비해서 ‘융합교육선도대학’을 비전으로 삼고 있지만, 각 대학 간의 융합, 학문과 학문의 융합, 한 분야와 다른 분야와의 융합, 여기에 더해 한 개인과 개인과의 융합이 중요해졌습니다. 개인차원에서 혹은 어느 단체가 서로의 재능을 합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는 공동작업인 협업능력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 대격전의 마당에서 개성과 창의성이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각 분야 사이의 융합이 중요해지면서 백화점식 얕고 넓은 지식보다는, 다른 사람이 가지지 못한 깊이 있는 전문지식과 통합 능력이 필요해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앞에는 지금껏 인류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습니다. 인류의 삶에 새로운 페이지가 열렸고, 이 페이지를 새롭고 경이로운 내용으로 채울 사람은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AI가 우리 사회를 지배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이 모든 것을 주도해서 선택하고 아우를 사람은 분명 사람입니다. 놀랄만큼 빠르게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은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학이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 것처럼, 학생들 역시 삶의 목표를 다시 점검하고 새로운 전망을 세워봐야 합니다. 다가오는 2020 경자년이 그런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진정한 라이벌은 타인이 아니라 어제의 나임이 분명합니다. 진정한 성장은 타인을 기준으로 하는 경쟁이 아니라, 어제의 나를 기준으로 하는 경쟁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러한 경쟁에 조바심이나 좌절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다가오는 해에는 우리 모두가 진정한 업글인간으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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