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은 이 시대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올해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출간된지 70주년 되는 해다. 오늘날을 조지 오웰은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인간에게 착취당하던 동물들이 인간을 내쫒고 동물농장을 세운다는 소설 내용은 오늘날 비단 대한민국 정치뿐만 아니라 급격히 요동치는 세계 정치상황과 무척이나 닮았다. 우리는 2015년 오늘 「동물농장」을 어떻게 읽은 것인가.
조지 오웰이 반세기 넘도록 우리나라에서 만큼은 ‘반공 작가’로 분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작품들은 금서 목록이 아닌 필독서 목록에 오른 이유는 무엇인가? 「동물농장」과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1984」가 모두 반공소설로 분류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소련의 전체주의에 대한 통렬한 비판의식은 아이러니하게도 작가 스스로가 사회주의자임을 자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칠팔십년대 국내의 반공이라는 매커니즘과 맞아 떨어지면서 권장도서가 되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작품은 재해석되고 다시 읽혀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동물농장」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개인적인 소견으로 이 시대는 지난 날 사회주의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정치 현실에 대한 풍자로 읽히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90년대 초 구소련에서 동물농장이 해금될 때 사회주의에 대한 비판보다 문학적 가치와 풍자에 대한 긍정적 가치가 작용했듯이 말이다.
몇 주 전 모 개그프로그램에서 LTE뉴스라는 타이틀로 정치풍자를 하던 코너가 몇 주간 사라졌다 다시금 방영 되었다. 또한 주말 K방송국의 개그콘서트라는 프로그램에서는 민상토론이라는 코너가 새로이 방영됐다. 각기 다른 진행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둘 사이에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정치풍자의 두려움이다. 한 프로그램은 정치풍자로 인해 시작과 종영을 반복해야 했고, 또 한 프로그램은 정치 언급을 극도로 피하는 개그맨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로 하여금 배설의 쾌감을 느끼도록 유도하고 있다.
정치는 비판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정치인 자신에게 해당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정치적 비판이 그들의 위치나 영향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풍자에 혐오를 느끼는 것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염려하기 때문이다.
비판과 풍자는 같은 선상은 아닐지라도 비슷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다만 단순 비판과 풍자는 방향성은 같을지라도 사람이 느끼는 체감은 달리한다. 비판이 양 극단을 나누는 영점으로서 작용한다면 풍자는 간극에 해당할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적어도 풍자를 구태의연한 사실을 굳이 에둘러서 말하는 것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환류와 재생의 의미로서 생각해보길 바란다.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지금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