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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 예의

죽은 이를 위한 예절, 얼마나 아십니까?

유일탄 기자
- 9분 걸림 -

우리나라에서 조문은 상당히 중요한데, 혼례에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장례에는 참석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을 정도다. 특히 이러한 인식은 예전부터 내려오던 것으로, 과거에는 가족장(家族葬)이 있을 때 지인이 조문객으로 찾아오지 않는다면 망설임 없이 인연을 끊을 정도로 조문이 강조됐다. 그렇기에 조문은 혼례보다도 더욱 많은 예절을 요구한다. 이번 문화/축제에서는 우리나라의 조문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일제강점기 이후 오늘날 우리나라의 장례는 전통의 방법에 비해 매우 간편해져 3일장으로 진행이 된다. 다만 장례의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5일장, 7일장으로 진행되기도 하지만 조문의 방법에 큰 차이는 없다. 다만 그 집이나 상주의 종교에 따라서 조문 방법은 약간의 차이가 생긴다.

 

옷차림

   
 
일반적으로는 남녀 모두 검은색 옷을 입는다. 이 이유는 검은색이 생명의 소실을 상징하고 있으며 특히나 동양사상에서는 ‘음(陰)’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남성의 경우에는 검은색 양복을 입으며, 검은색 양복을 구하지 못한 경우 되도록 회색이나 검은색에 가까운 옷을 입어도 된다. 와이셔츠는 화려하지 않은 단조로운 무채색 계열을 입는다.

여성의 경우에도 검은색 옷과 치마를 입는데, 검은색 옷이 없는 경우엔 무채색 계열의 옷을 입는다. 그리고 화장은 최대한 옅게 하며 액세서리는 차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핸드백이나 장갑과 같은 것을 착용한다면 검은색 계열로 맞춰주는 것이 좋다.

 

부의

   
 
부의는 대개 돈으로 보낸다. 부의금은 조의금과 같은 의미로 쓰이며, 남의 죽음을 슬퍼하는 의미로 내는 돈을 말한다. 부의금 봉투에는 부의(賻儀)라고 적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의금 봉투 안에는 단자(單子)와 돈을 넣는데, 단자는 부조하는 사람의 이름, 인사말, 금액, 날짜를 적으면 된다. 단, 단자의 금액란에는 ‘금 XX원’과 같이 적으며 돈이 아닌 경우라면 물품의 수량을 적으면 된다. 봉투의 뒷면에는 부조하는 사람의 이름만 적으면 되지만 ‘근정(謹呈)’ 또는 ‘근상(謹上)’이라고 적기도 한다.

 

부의금은 대개 홀수로 적어서 가는데, 그 이유는 홀수가 가진 상징성과 연관 지을 수 있다. ‘3’은 천지인(天地人)을, ‘4’는 죽음(死)을 뜻하는 것과 같이 예로부터 동양사상에서 홀수는 짝수보다 길한 성향을 띠고 있고 그리 인식되어 내려왔기 때문이다. 나아가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에서 ‘짝수’는 음(陰)을, ‘홀수’는 양(陽)을 뜻하는데 이러한 것도 한몫 더한다고 본다.

 

분향과 헌화

   
 

 옷과 부의금을 준비했다면 조문할 준비가 완료된 것이다. 상가에 도착하게 된다면, 발을 들이기 전에 외투와 모자 등은 미리 벗는 것이 좋다. 외투와 모자를 벗고 들어간 후에는 가장 먼저 상주(喪主)와 상제(喪制)께 순서대로 가볍게 목례를 올린 후 영정(影幀) 앞에서 바로자세로 서거나 무릎을 꿇는다. 이후 분향(焚香)이나 헌화(獻花)를 하면 된다.

 

   
 

분향은 향을 피우는 것이다. 우선 향을 한두 개 집고 향로 옆에 놓인 촛불에 불을 붙인다. 만일 촛불이 없는 경우 라이터나 성냥을 이용해 불을 붙인다. 이후 손가락으로 잡던지 손바닥으로 바람을 일으키거나 가볍게 흔들어서 불을 끈다. 여기서 결코 입으로 불어서 끄면 안 되는데, 이는 큰 실례이기 때문이다. 불을 줄였으면 두 손으로 공손히 향로에 꽂으면 된다. 만일 두 개 이상 향을 집었을 경우에는 반드시 향을 하나씩만 꽂도록 한다.

   
 
헌화는 꽃을 바치는 것으로,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꽃을 너무 거칠게 잡지 않고 가볍게 집어서 재단 위에 살짝 올려두면 된다. 이때 봉우리가 영정 쪽으로 향하게 하며, 두 손으로 공손히 바쳐야 한다.

 

 

 

   
 
분향과 헌화의 과정이 끝이 나면 영정을 향해 두 번 절을 하면 된다. 이때 절은 흉상시이므로 두 손을 모으는 공수(拱手)의 자세가 반대로 된다. 즉, 남자는 오른손이 위를 향하게 하고 여자는 왼손이 위를 향하게 하면 된다. 허나 종교상 절하기 어렵다면 묵례를 올린다. 영정을 향해 두 번 절을 끝냈으면 상주께 맞절한다.

   
 
마찬가지로 종교적 이유로 절하기 어렵다면 묵례로 예를 올린다. 여기서 자신이 웃어른이거나 직급상 높은 위치에 있으면 절하지 않아도 되나, 결코 악수를 먼저 청하지 않는다. 조문의 과정이 끝나면 재단으로부터 두세 걸음 물러난 후 나오면 된다.

 

조문을 끝내기 전 상주와 연분이 있으면 약간의 대화를 섞어도 된다. 다만 “얼마나 애통하십니까?”와 같이 최대한의 격식을 갖추어 말해야 하며 결코 큰 소리를 내지 않는다. 또한 고인의 이야기는 최대한 자제하며 이야기는 짧게 하되 길어질 것 같다면 나중에 밖으로 불러 이야기 하는 것이 좋다.

 

조문 접대

 

   
 

만일 자신이 상주나 상제일 경우에는 조문객을 맞아야 할 것이다. 장례식은 최대한 정적이고 엄숙한 분위기를 위해 화려한 장식물들은 전부 떼어내는 것이 좋다. 옷걸이가 상당히 필요케 될 것이므로 옷걸이를 넉넉하게 준비해두면 준비는 끝이다.

 

참고로 상복을 입은 사람들은 삼베로 만든 완장을 차야 한다. 남자는 왼쪽에, 여자는 오른쪽에 착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또한, 완장에 그어진 검은 줄에 따라 상주와 상제를 구분하는데, 두 줄인 경우에는 상주와 고인의 직계가족이 착용하며 한 줄은 고인의 형제, 또는 손자손녀의 방계가족이 착용한다. 줄이 없는 것은 기타 복인들이 착용한다. 여성은 머리에 리본을 착용하는데, 고인이 남성이면 왼쪽에, 여성이면 오른쪽에 착용한다.

   
 
이외에도 조문 예의는 여러 가지 있다. 허나 급변하는 시대에 따라 더욱더 간소화되거나 재해석되는 풍토다. 가령 이전까지만 해도 조문과정에서 영정에 술을 올리는 ‘헌작(獻爵)’의 과정이 있었는데, 오늘날에는 이것을 생략하고 있다. 또, 예전에는 침울한 장례식장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유가족들과 화투를 치며 일부로 밝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리했으나, 오늘날에는 그 풍습이 자제되는 분위기다. 허나 변하지 않는 것은 장례는 정적인 장소라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장례식장이나 상가에서는 최대한 격식을 차리고 백 마디의 위로보다 침묵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상주는 원래 죄인이어서 말을 많이 하면 안 되고 조문객도 상주에게 말을 걸지 않고 침묵으로 인사만 하는 것이 예였기도 하다. 황룡 학우들도 이것을 기억하기를 바라며 이번 문화를 마치겠다.

유일탄 기자

yit3920@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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