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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학원물 드라마를 통해 바라보는 대한민국 사회

부쩍 많아진 학원물, 콘텐츠 속 학교에서 보여주는 사회의 모습들

이관호 기자
- 5분 걸림 -
▲ '방과 후 전쟁활동' 메인 포스터 / 출처 : TVING

최근 대한민국의 학생들이 주인공이 되는 ‘K-학원물’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지금 우리 학교는>과 같이 선풍적인 인기를 증명한 작품부터 티빙에서 K-학원물의 건재한 인기를 증명하려는 <방과 후 전쟁 활동>에서도 대한민국의 학생들이 주인공이 된다. 이 외에도 <약한 영웅>, <3인칭 복수> 등 K-학원물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고, 대한민국 사회를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지 알아보겠다.

K-학원물 드라마에선 대한민국 사회의 현실을 투영해 보여주는 경향이 높다. OTT 서비스 티빙에 올라온 ‘방과 후 전쟁 활동’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정부가 수능이 50일 남은 시점 전쟁으로 인해 고3 학생들을 강제 징집한다. 대가 없는 강제 징집에 학생들은 격한 반발감을 가질 만하지만, 입시에 가산점을 부여하겠다고 정부가 선언하자 학생들은 고민 없이 입시 가산점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걸며 전쟁에 참여하는 내용을 다루었다. 펜이 아닌 총기를 들고 전쟁에 나가는 이러한 모습들은 대한민국 교육 사회의 입시 과열 문제로 본인들의 진정한 가치를 잊어버린 학생들의 고뇌를 보여주며, 좋은 대학교에 가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는 인간성이 상실된 학생들의 모습을 강하게 보여준다.

또한, 현재 사회의 현실인 기성세대와의 충돌 문제도 드라마에서 나타난다.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학생들은 어른들의 지시를 불이행하며 주도적으로 위기를 헤쳐나오는 장면이 여럿 보인다. 이런 지시 불이행에 대한 위험도는 크지만, 희생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며 성장하는 학생들의 모습과, <방과 후 전쟁 활동>에서도 마찬가지로 어른들이 공부하는 학생들의 의사 상관없이 강제 징집 명령을 내리고, 소모품처럼 위험이 큰 작전에 지속해서 학생들을 투입해 희생시키는 모습들을 통해 일그러진 윤리성과 사회 시스템의 오류를 시청자들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 외에도 학교 폭력, 인간관계 문제를 담아낸 <약한 영웅>, <3인칭 복수> 등 ‘K-학원물’은 개인부터 사회에 이르는 현실적인 문제까지 다양한 작품에 녹여냈다.

▲ '지금 우리 학교는' 티저 포스터 / 출처 : NETFLIX

이처럼 학생들, 특히 고등학생들의 이야기가 드라마에서 최근 눈에 띄게 증가한 이유는 학교라는 공간이 한몫했다. 학교라는 사회적 공간에서 대한민국 사회의 특징인 학력 중시 사회, 학력과 성적이 사회의 계층을 암묵적으로 결정하는 시스템 속에서 학생들은 무한 경쟁의 굴레에 빠지게 되는데, 학교에서 계속되는 경쟁에서 탈출한다고 하더라도 대학교에서, 한국 사회에서까지 그 경쟁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K-학원물’은 이런 무한 경쟁 체제를 드라마에 투영시켜 대한민국 사회문제를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었다. 또한, 이런 사회적 문제점들을 더욱 극적으로 보이게 하도록 학생들은 외계 침공을 받고, 좀비 바이러스의 공격이라는 암울한 환경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통해 대한민국 사회의 어두운 점을 보여준다.

우리가 사회에서 가장 쉽게 다룰 수 있다고 여겨지는 학생들, 이런 학생들을 통해 사회의 민낯을 전하는 학원물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고 보인다. 물론 학원물이 사회문제 비판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만을 갖진 않는다. 또 다른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이런 장단점을 잘 조화시켜 대한민국 사회의 축약판으로 여겨지는 학교를 통해 우리 사회의 특징을 꼬집고 비판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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