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인상한다고?
인상안이 논란되는 이유와 전망
KBS가 수신료 인상 계획안을 상정해 현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 1월 27일, KBS 이사회가 상정한 수신료 인상안은 기존의 수신료 월 2,800원에서 월 3,840원으로 올린다는 내용이다. 이것은 2025년까지의 중기 수지 전망 등을 분석한 결과로, 공적 책무 계획안을 포함하고 있다. 양승동 KBS 사장은 상정 직후 입장문에서 “41년째 월 2,500원에 머물러 있는 수신료를 조정하는 안을 내는 것은 국가기간방송에 부여된 ‘공익’ 책무를 다하며 미래에 더욱 필요한 공영방송으로 나아가기 위한 의지의 결과물”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 걸까?
첫째로, 수신료는 자발적으로 내는 것이 아니라는 문제점이 있다. 현재 수신료는 시청 여부와는 관계없이 TV가 있는 가구라면 한국전력에서 의무적으로 부과하고 있다. 수신료를 내고 싶지 않다면 TV가 없다고 한국전력이나 개별 방송국에 알려야 한다. 번거로운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신료를 거부하거나 환불받는 가정이 늘어나는 추세다. 서수경(국어국문학·19) 학우는 “나 또한 1인 가구로 생활하고 있어 수신료를 부담 중이다. 다른 가정은 모르겠지만, 나는 TV를 자주 보지 않고 필요한 뉴스는 인터넷으로 접하기 때문에 TV는 애물단지가 된 지 오래다. 굳이 수신료를 더 부담하며 집에 TV를 둬야 하는지 의문이다.”라며 인상안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둘째로, KBS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의 여론이 좋지 않은 상태다. 지난 10일 미디어리서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수신료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44.2%로 가장 높았다. 반면,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은 7.1%에 불과했다. 수신료 폐지, 현행수준 유지, 인하 등 수신료 인상 반대 의견을 모두 합하면 90%가 넘는다. 또,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역할을 잘 수행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68.8%로 절반을 넘기도 했다. 수신료 인상 전, 자신의 역할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것이다.
셋째로, 공영방송 외의 매체가 범람하고 있다. 2020년 나스미디어가 발표한 ‘2020 인터넷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절반 이상이 ▲OTT(유료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유튜브 이용률은 93.7%를, △넷플릭스 이용률은 28.6%를 기록했다. 이렇듯 OTT 사업이 성행하는 반면, 지상파의 입지는 나날이 좁아지고 있다. KBS1의 시청률은 2011년 18.9%였으나 2019년엔 10.98%로 추락했다. SBS와 MBC는 각각 2011년에 11%, 10%였다가 2019년에 5.6%, 4%를 기록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TV 중심의 시청’에서 시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 ‘IT 기기 중심의 시청’의 시대로 변한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KBS는 현재 전체 직원의 46.4%가 억대 연봉자로 밝혀진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직장인 익명 사이트에서 KBS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억대 연봉 이슈에 관해 조롱 조의 글을 작성하여 그 논란은 더욱 커진 상태다. 현재 KBS는 이에 관해 “KBS 구성원의 상식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내용의 글이 게시돼 이를 읽는 분들에게 불쾌감을 드린 점에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대단히 유감스럽고 송구한 마음”이라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러나 이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KBS 직원이 다른 언론을 ‘지라시’, ‘나팔수’ 등으로 비하해 비판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KBS 수신료 인상안이 논란되는 이유를 살펴보았다. 크게 논란이 되었지만, 현재 수신료 인상안이 국민 여론과는 반대되는 계획이니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워 보인다는 전망이 많다. 시간이 흐르며 공영방송의 입지는 줄어들었다. 따라서, 기존에 수행하던 ‘공익 책무’를 다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의 입장은 상충할 수밖에 없다. KBS와 국민의 꾸준한 소통을 통해 서로 간의 합의점을 찾고, 양측이 모두 발전하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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